

내 차 사용법
소리로 알아보는 고장 진단
자동차가 보내는 신호! 자동차에 문제가 생겼을 때 들리는 소리의 여러가지 원인
글. 김태영(자동차 저널리스트)
자동차가 보내는 신호! 자동차에 문제가 생겼을 때 들리는 소리의 여러가지 원인
글. 김태영(자동차 저널리스트)
자동차 엔진 시동을 걸 때는 스타트 모터가 회전하면서 실린더를 강제로 구동시킨다. 스타트 모터는 자동차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로 작동해서 배터리 컨디션에 따라 시동 소리가 달라진다. 보통은 ‘끼리릭~’ 하고 곧바로 엔진 시동이 걸리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끼리리리리~’하고 평소보다 스타트 모터 소리가 길어진다면 배터리 컨디션 체크가 필요하다.
엔진은 팬벨트라는 동력 장치로 발전기, 공조 장치, 전동식 조향 장치에 동력을 전달한다. 팬벨트는 고무 재질의 벨트로 도르래처럼 여러 바퀴에 맞물려 돌아간다. 따라서 시간이 지나면 표면이 딱딱하게 경화되거나 장력이 느슨해진다. 팬벨트의 컨디션이 나빠지면 엔진룸에서 ‘끽릭~끽릭~’ 소리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엔진에 부하가 걸리는 언덕 주행이나 에어컨을 사용할 때 순간적으로 소음이 발생한다면 팬벨트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의 주행 속도가 높아지면 바람 소리나 타이어 구동 소음이 커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속도가 높아지는 것과 비례해서 ‘웅~웅~’ 거리는 소리가 하체에서 심하게 들린다면 타이어 혹은 허브 베어링*의 문제를 의심할 수 있다. 타이어는 지면과 닿는 타이어 고무(컴파운드)가 권장 기준 이하로 닳아서 소음을 발생시킨다. 허브 베어링은 윤활유 부족으로 안쪽 볼 베어링**에 유격이 생겨서 소음이 증가하게 된다.
과속 방지턱이나 지하 주차장 회전 램프를 진입할 때 자동차 하체 앞/뒤에서 ‘찌그덕~’하는 소리가 주기적으로 난다면 서스펜션 계통의 문제를 예상할 수 있다. 서스펜션은 노면에서 전해지는 진동을 흡수하는 스프링과 스프링의 반발력을 제어하는 완충 장치로 구성된다. 따라서 스프링에 심하게 녹이 슬거나 완충 장치(댐퍼) 내부의 오일 압력이 비정상적일 때 소음이 발생한다.
비가 내리는 날이나 자동차 앞/뒤 유리에 이물질이 묻었을 때 와이퍼가 좌우로 움직이며 운전자의 시야를 확보한다. 와이퍼와 유리가 닿는 부분은 고무 재질로 되어있어서 최소 6개월~최대 1년마다 교체가 필요하다. 와이퍼가 작동하면서 ‘끼익~’하는 마찰 소리가 발생하거나 ‘덜~덜~’ 거리면서 움직임이 떨리면 교체가 필요하다.
오래된 자동차는 창문이 올라가면서 고무 패킹(실)과 마찰하거나 모터 구동과 연결된 롤러, 레일 등의 문제로 소음이 발생한다. 보통 창문이 닫히기 직전에 작게 ‘끼익~’하는 소음이 발생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범위가 넓어진다. 경화된 고무 패킹(실)은 전용 윤활제를 발라서 문제를 일시적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다.
자동차 브레이크가 구동축과 연결된 회전체(로터)를 패드로 눌러 마찰하면서 열에너지로 전환된다. 이때 브레이크 패드가 정상 범위 이하로 닿았다면 구동축에서 ‘씩~씩~’ 혹은 ‘끼익~’거리는 쇠 소음이 발생한다. 일부 고성능 스포츠카에 사용하는 브레이크 패드는 철 성분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서 ‘끼익~’하는 소음이 자연스럽게 나기도 한다.
교차로에서 유턴할 때 운전대를 한쪽으로 끝까지 돌리면 ‘뚝!’하는 소리가 날 때가 있다. 조향축에 연결된 유니버설 조인트에 유격이 발생했거나 조향 기어에 윤활 물질이 부족한 상황일 수 있다. 엔진을 고정하는 부위나 서스펜션 계통에서 발생하는 소리도 비슷하기 때문에 비슷한 소리가 날 때 전문가의 세부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 허브 베어링: 차량의 바퀴와 차체를 연결하는 부품
** 볼 베어링: 움직이는 두 기계의 마찰 저항을 최소화하는 부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