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회전 차량과 보행자 간 충돌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횡단보도 설치 기준이 마련됐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은 우회전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횡단보도 설치 기준을 연구한 결과, 교차로에서 차량이 회전을 시작하는 지점으로부터 약 3m 떨어진 위치에 횡단보도를 설치하면 우회전 차량과 보행자 간 충돌 가능성이 평균 7%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공단은 전국 10개 교차로를 대상으로 가상 실험을 실시하고 횡단보도 설치 위치에 따른 차량 지체 시간과 보행자와의 상충 횟수를 분석했다. 횡단보도를 교차로 시작점에서 3m 뒤로 옮기면 차량 흐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보행자와의 충돌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를 바탕으로 대구의 한 교차로에서 횡단보도를 이격 설치한 후 현장 평가를 진행해 실제 보행자 보호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경찰청 ‘2024 교통노면표시 설치·관리 업무편람’에 새로운 권장 기준으로 반영됐다. 기본적으로 교차로에서 차량이 회전하는 시작점에서 3m 지점에 횡단보도를 설치하되, 교차로의 크기 등 개별 도로환경을 고려해 공학적 판단 후 설치하도록 했다.
이번 기준 개정은 기존의 통행 효율성에 중점을 두고 횡단보도를 교차로 가까이 설치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보행자 안전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전환을 의미한다.
한국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이번 연구가 안전한 교통안전시설 설치를 위한 현장 담당자의 의사결정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보행자가 안전한 교통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은 ‘2025년 상반기 생활권 주요교차로 교통환경 개선사업’을 통해 주거·상업지역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교차로 41곳을 정비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교통사고와 정체가 많이 발생하는 주거·상업지역 교차로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교통약자·신호위반 사고 다발지 및 출퇴근 시간대(6~9시,
17~20시) 추정교통량1)이 많은 읍면동을 고려해 개선 대상지를 선정했다.
주요 개선 사항은 △차량 소통 개선을 위한 신호 등화 순서 및 시간 조정 △보행 안전 증진을 위한 횡단보도 신호시간 연장 △운전자 시인성 향상을 위한 노면표시 재도색 등이다.
개선 효과를 살펴보면, 교차로가 위치한 도로의 차량 통행속도는 시속 21.3km에서 24.7km로 16.0% 증가했고, 지체시간은 km당 98.4초에서 69.4초로 29.5% 감소했다. 차량 통행속도 증가에 따른 환경비용 절감 편익은 연간 27.3억 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교통안전 측면에서도 모의실험 결과 차량 간 상충 건수가 11.7%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17만800건 → 15만761건).
한국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39개소를 추가로 개선할 계획”이라며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가 안전하고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생활권 주요교차로 교통환경을 지속적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