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순찰, 왜 필요한가
최근 5년간 전체 교통사고 건수는 감소 추세지만, 운전자의 법규 위반 사고는 여전히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차량과 보행자가 함께 이용하는 보차혼용도로에서는 과속, 부주의, 불법주차 등으로 인한 보행자 사고 위험이 높아 이를 예방하기 위한 순찰 활동이 지속적으로 요구된다.
실제로 순찰은 사건·사고의 사전 예방 효과가 있다. 경찰의 신속한 대응성과 가시성은 범법 행위에 대한 심리적 억제 현상을 유발하며, 가시성 높은 순찰은 교통 통제에도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에 따라 경찰력이 강화될수록 법규 위반 발생률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순찰을
통한 교통 업무 대응은 국민 신고보다 평균 40분 이상 빨라 현장 대응에도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 수가 매년 증가함에도 현장 순찰 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특히 교통경찰은 다양한 교통 업무를 동시에 수행해 업무 과중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경찰통계연보에 따르면 교통경찰
1인당 담당 면적은 평균 9.4km²에 달하고, 교통신고 처리 건수도 202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처럼 인력 확충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기존 순찰 방식의 한계를 보완할 현실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자율주행 순찰의 역할: 예방에서 대응까지
이런 환경에서 자율주행 및 로보틱스 기술은 하나의 해답이 될 수 있다. 해당 기술은 차도, 보도 등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 물리적 제약 없이 운행이 가능하며, 경찰의 지속적인 존재감을 가시적으로 드러내는 상시 순찰 수행이 가능하다.
자율주행 순찰서비스는 차량과 보행자가 혼재된 도심 환경에서 보행자 보호 및 교통법규 위반 단속을 통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사고 발생 시에는 현장 차량 통제를 통해 2차 사고를 예방하고, 사고 영상 기록, 상황 전파, 조치 결과 보고 등 전 과정을 자동화해 신속하고 일관되게 사고를 처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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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자율순찰로봇(SPR):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기술을 결합해 지정된 구역을 스스로 이동하며 감시·순찰 임무를 수행하는 소형 로봇
자율주행 순찰서비스 연구개발과 실증 기반 구축
현재 한국도로교통공단은 자율주행기술과 공공안전서비스를 융합해 교통사고 예방과 대응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고자 『능동적 교통사고 예방 및 대응을 위한 자율주행 순찰서비스 개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본 연구는 교통사고에 대한 선제적 대응 체계를 마련하고, 경찰의 가시성과 예방순찰 기능을 강화해 교통안전
수준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자율주행 순찰서비스는 기술 실험을 넘어 실제 도로 환경에서의 실질적 활용을 염두에 두고 있다. 순찰서비스를 수행할 다양한 유닛이 함께 개발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교통순찰차(Master Police Car), 소형 자율순찰차(Slave Police Car), 소형
자율순찰로봇(Slave Police Robot)* 등이 있다. 이 유닛들은 도로 위를 자율주행하며 예방순찰과 감시, 불법 행위 단속, 사고 발생 시 현장 대응 및 교통 통제 등 경찰의 역할을 부분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궁극적으로는 교통경찰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대응 속도와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는 기술 개발뿐 아니라 실증과 제도 정비까지 포괄하는 단계적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순찰 유닛의 기능 개발 후, 자율주행자동차 임시운행허가와 실외이동로봇 운행안전인증을 취득하고, 관련 기술의 표준화 및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가상환경과 실제 도로를 대상으로 한 성능 검증을 거쳐,
자율주행 순찰서비스의 현장 적용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입증할 예정이다. 이처럼 기술과 행정이 함께 움직이는 통합적 노력은 교통안전이라는 공공가치를 보다 스마트하게 실현해가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자율주행 순찰서비스의 정책적 의미와 도입 과제
자율주행 순찰서비스는 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교통안전과 공공치안 영역의 구조적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자 미래지향적 서비스 모델이다. 예산·물리적 제약을 극복하고, 사고 예방과 대응, 현장 통제 등 다기능적 치안 역할을 수행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범죄 예방 효과와 시민 체감 안전도 향상에도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AI 기술이 일상화되는 전환기 속에서 자율주행 순찰서비스의 도입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공공안전과 행정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이제는 기술의 가능성을 제도화하고, 사회적 공감대 위에 실현해 나갈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