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품 안의 안전
임신부의 올바른 안전띠 착용방법
교통사고 충격을 완화하는 대표적인 보호장치 안전띠! 그러나 “임신 중에는 안전띠가 더 위험한 건 아닐까?”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얼마나 잘못된 정보들을 가졌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입니다. 오히려 임신 중일수록 착용 방법에 대해서 올바르게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글. 한효승(정책연구처 연구원)
교통사고 충격을 완화하는 대표적인 보호장치 안전띠! 그러나 “임신 중에는 안전띠가 더 위험한 건 아닐까?”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얼마나 잘못된 정보들을 가졌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입니다. 오히려 임신 중일수록 착용 방법에 대해서 올바르게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글. 한효승(정책연구처 연구원)
스웨덴 볼보자동차의 교통안전 전문가 로타 야콥손 박사는 “자동차 내에서 안전띠는 가장 핵심적인 생명 보호장치”라고 강조합니다. 특히 임신부의 경우, 충돌 시 복부를 강하게 압박받을 수 있을 만큼, 안전띠의 위치와 착용 방식에 따라 태아의 생명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안전띠 착용 여부뿐만 아니라,
안전띠를 어디에 어떻게 위치시켰느냐에 따라 사고 후 태아의 생존율이 달랐습니다.
국내외 다양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교통사고 발생 시 임신부는 일반 여성보다 부상 정도가 심각하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또한, 교통사고로 인해 발생한 충격은 그대로 복부로 전달될 가능성이 높아 자궁 내 태아에게도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산부인과 관련 학회에
따르면1) 산과 외
원인에 의한 모성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교통사고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87만 명의 임신부를 대상으로 대규모 추적조사를 실시한 결과, 교통사고를 경험한 임신부의 조산, 사산 등의 발생률이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2)
이처럼 임신부에게 교통사고는 임신부 자신의 생명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태아의 생존까지 위협하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물론 교통법규 준수, 안전운전 등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불의에 의한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그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스웨덴의 보험사 폴크삼(Folksam)은 스웨덴 임신부들을 대상으로 안전띠 착용률과 올바른 착용 방법을 조사했습니다. 조사에 응답한 스웨덴 임신부의 99%는 안전띠를 착용했지만, 이 중 39%가 안전띠를 잘못 착용하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잘못된 안전띠 착용은 교통사고로 인한 충돌 발생 시 안전띠의 원래 기능을 심각하게 저하함으로써 임신부와 태아의 부상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폴크삼은 잘못된 안전띠 착용 원인으로 정확한 정보제공의 부재를 꼽았습니다. 임신부 중 34%만이 안전띠 착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받았거나 스스로 찾아봤다고
응답했습니다. 선진국인 스웨덴에서도 임신부의 올바른 안전띠 착용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정보제공 창구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임신부의 경우에는 일반적인 3점식 안전띠를 올바르게 착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특히 안전띠가 복부를 지나가지 않도록 정확히 위치시키는 것이 핵심입니다. 구체적인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1) 골반을 지나는 안전띠는 복부가 아닌 배 아래쪽과 허벅지 위로 낮게 위치시키고 단단히 조여야 합니다. 해당 부위는 단단한 뼈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차량 충돌에 의한 충격을 더 잘 흡수할 수 있습니다.
2) 대각선 안전띠는 가슴 사이를 지나 어깨 중앙에 정확히 걸쳐야 하며, 절대 팔 아래로 빼서는 안 됩니다. 안전띠가 목을 조이는 것 같다고 느낄 경우에는 안전띠 자체를 조정해야 하며, 임의로 위치를 바꾸는 행위는 지양해야 합니다.
3) 안전띠는 몸에 밀착되도록 착용하고, 여유 공간이 없도록 주의해서 착용해야 합니다. 몸과 안전띠 사이에 여유 공간이 많을수록 충격 흡수 효과가 떨어지며, 복부에 직접적인 압박이 가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또한, 안전띠에 추가적인 보조장치 장착은 지양해야 합니다. 제품에 따라 충돌 시 안전띠가 미끄러지거나 뒤틀려 복부를 직접적으로 타격할 수 있으며, 일부 제품의 경우 충격에 의한 파손으로 인해 부상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실제 스웨덴에서 진행된 차량 충돌실험을 통해 위에 제시한 올바른 안전띠 착용법이 균형있게 충격을 분산시키고 복부 보호 효과에서 가장 뛰어난 안정성을 보인다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임신부뿐만 아니라 자동차에 탑승하는 모든 사람에게 안전띠 착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생명의 탄생을 준비하는 임신부와 태아의 안전을 위해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스웨덴에서도 임신부들의 올바른 안전띠 착용을 위한 정보제공이 부족한 실태라고 꼬집었듯이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임신부용 안전띠를
제공하는 등 임신부 편의를 위한 방법을 안내를 하는 곳도 있지만 많은 사람이 ‘올바른 안전띠 착용법’에 대해 알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임신부는 임신기간 동안에만 교통약자로 배려를 받는다는 점에서 대상자가 매년 달라진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임신부들이 올바른 안전띠 착용법에 대해 인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홍보가 이뤄져야 합니다. 산전 검사 시 안전띠 착용법 등 간단한 교통안전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안내자료 배포,
보건소 또는 산부인과 내부에 포스터 게시 등 올바른 정보를 노출할 수 있는 환경을 구성하기 위해 유관기관의 협력이 필요한 때 입니다. 임신부 본인은 물론, 가족과 사회가 함께 관심을 가지고 정확한 정보를 나눌 때, 우리나라의 교통안전 문화가 더욱 성숙해지리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