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맞닿은 초원, 신라 화랑 수련하던 ‘화랑의 언덕’
산길을 구비구비 돌아 경주 서쪽의 단석산으로 발길을 옮긴다. 단석산은 김유신이 수련할 때 검으로 잘랐다는 전설의 바위가 있는 곳으로, 옛 신라 화랑들이 수련하던 ‘화랑의 언덕’이 있다. 예전부터 OK목장으로 알려진 곳인데, 핑클 멤버들이 출연한 여행프로그램 ‘캠핑클럽’에 소개되며 경주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경사진 산길을 따라 산 정상부에 올라서자, 사방이 탁 트인 너른 초원이 눈 앞에 펼쳐진다. 갑작스레 마주친 가슴이 탁 트이는 장쾌함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말도 안 되는 풍경”이라던 핑클 멤버들의 감탄이 떠올라 고개가 끄덕여진다.
화랑의 언덕 최고의 명소는 ‘명상바위’로, 사람이 많을 때는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바위에 올라서자 구름 위에 오른 듯 아찔함과 함께, 수천 길 낭떠러지 아래로 산과 다랑이논으로 겹겹이 둘러싸인 학동마을 풍경이 펼쳐져 있다. 저 멀리 겹겹이 겹쳐진 능선에 눈길을 두었다가 다시 내려다 본 마을은 더없이 안온하고 고즈넉해 보인다.
화랑의 언덕 곳곳에는 대형 의자, 벚나무 아래 피아노, 나무에 매달린 그네, 어린왕자 등 아기자기한 조형물이 설치되어 추억 남기기에도 좋다. 김유신과 낭도*들이 만들었다는 연못 수의지(守義池)나 양떼목장, 파크골프장 등의 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비록 이제는 핑클처럼 캠핑이나 텐트 설치를 할 수 없지만, 화랑의 언덕은 그 자체로 풍성한 선물이다. 하늘과 맞닿은 초원, 드문드문 서 있는 나무들, 산기슭에서 파도처럼 밀려오는 바람, 발아래 풀잎들의 바삭거리는 소리… 그렇게 오감이 풀잎처럼 깨어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 낭도: 신라시대 화랑이 이끄는 무리
명상바위
화랑의 언덕
화랑의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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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시 산내면 내일리 산2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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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4-753-7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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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 전용 주차장(입장료 2천 원 포함)
감성 가득한 문화공간 ‘경주엑스포대공원’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다양한 문화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경주엑스포대공원으로 향한다. 지난 1998년 경주세계문화엑스포 행사를 치른 경주엑스포대공원은 볼거리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먼저 공원 내 언덕을 오르자 아름다운 외관의 미술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경주 최초의 공립미술관인 솔거미술관이다. 한국화의 거장 박대성 화백이 기증한 작품을 상설 전시하고, 건축가 승효상씨가 설계한 미술관은 작품과 공간이 자연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특히 아평지 연못을 한 폭의 그림으로 끌어들여 유리창이 액자가 되는 ‘내가 풍경이 되는 창’은 자연이 예술이 되는 즐거움을 더한다.
시간의 정원
솔거미술관을 지나 마주치는 시간의 정원, 아사달 조각공원, 화랑광장 등 야외에 조성된 숲과 산책로도 천천히 자연을 음미하며 산책하기 좋다.
경주엑스포대공원을 대표하는 경주타워에 올라본다. 동양 최고의 목탑이었던 황룡사 9층 목탑을 음각 디자인해 지어졌다. 목탑의 높이와 같은 82m로 최고층에 자리한 전망대에서는 경주엑스포대공원과 보문관광단지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솔거미술관
공원 곳곳에서 특색있는 전시도 진행되고 있는데, 세계유산 미디어 홍보관 살롱 헤리티지에서는 미디어터널 ‘빛의 유산’과 미디어 월을 통해 경주의 세계유산을 만날 수 있다. ‘찬란한 빛의 신라(타임리스 미디어 아트)-천마의 궁전’에서는 첨단 미디어 아트로 되살려낸 첨성대, 천마총 금관, 석굴암 등 찬란한 신라의 문화유산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동양 최대 규모의 화석박물관 동해안지질공원 자연사박물관도 흥미로운 시간을 선사한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천년 왕도, 곳곳에서 옛 신라인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경주에서는 마음의 빗장을 열고 봄을 재촉하는 빗방울처럼 촉촉한 감성에 충분히 젖어들어도 좋겠다.
경주타워
천마의 궁전
경주엑스포대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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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시 경감로 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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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4-748-3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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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 전용 주차장(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