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을 타고 출퇴근하다가 교통사고가 나면 어떻게 처리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대중교통이지만 그렇다고 사고처리가 복잡해지진 않는다. 실제 사고 후기를 통해 살펴보자.
정리. 편집실
사연 제공. 네이버 블로거 쩡자매
여느 때와 같이 버스를 타고 퇴근하는 길이었다. 버스 뒷문 쪽에 서있던 나는 광고판이 창문을 가리고 있는 곳에 서서 이동 중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충격이 느껴지더니 버스가 급정거했다. 순식간에 중심을 잃은 나는 붕 날아서 넘어졌다. 창문 밖을 볼 수 없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영문을 몰라 더욱 어리둥절했다. 버스 안은 넘어진 승객들로 아수라장이 됐다. 버스 앞쪽에 있던 사람들은 넘어져서 일어나지도 못했고, 어떤 이는 얼굴에 피가 범벅이었다. 나 또한 넘어지면서 승객들에게 깔린 탓에 잘 걷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몇 분 뒤 구급차와 경찰차가 도착했다. 사고 현장이 수습되면서 버스에서 내릴 수 있었다. 다행히 앉아있던 승객들은 거의 다치지 않아서 바로 귀가했고 나를 포함해 당장 응급실에 가야 하는 승객들은 경찰과 구급대원의 안내에 따라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난생 처음 탄 구급차에서 혈압과 체열을 측정하고 응급실까지 갈 수 있었다. 골절 소견은 없어 간단한 약을 처방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보통은 대인접수를 바로 하면 응급실에서 비용처리가 간단했겠지만 ‘사고처리를 해 줄 보험사가 공제조합이라 늦은 시간까지 업무를 하지 않으니 자부담 후 보험 접수를 하면 환불하러 오라’는 안내를 받았다. 사고 당일은 그렇게 마무리가 되는 듯 했다.
사고 당일은 아픈 것도 아니었다. 다음날이 되니 출근하기도 힘들 정도로 아픔이 밀려왔다. 멍 든 다리는 부어 오르기 시작했고 팔과 목, 어깨까지 통증이 밀려와 당장이라도 병원에 가고 싶었다. 그전에 보험처리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 탑승했던 버스회사에 전화해 대인 접수 방법을 물었다. 이런 경우 버스과실이면 버스회사 측 보험을 알려주고 가해차량이 따로 있다면 그쪽 보험을 알려준다고 한다. 알고 보니 이번 사고는 24시간 버스전용도로에서 주행 중이던 버스를 가해차량이 버스전용도로에 급하게 끼어들면서 앞쪽을 들이받아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 가해 차량이 렌터카였기 때문에 렌터카 공제조합에서 대인처리를 받게 됐다.
버스회사의 안내에 따라 렌터카 공제조합에 대인 접수를 한 후 인근 정형외과에서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2주 진단을 받고 일주일 정도 입원 후 통원 치료를 이어갔다.
추가로 나는 퇴근길에 사고가 난 거라 산재 또는 자동차 보험으로 처리를 할 수도 있었는데 동시에 처리할 수 는 없다고 한다(차대차 사고의 경우 대물처리는 가능). 난 이미 자동차 보험으로 대인접수를 해서 산재 신청은 따로 하지 않기로 했다. 사고 후 처리는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게 정리가 됐지만 증상이 나아지지 않아 한의원과 정형외과를 오가며 치료를 이어가는 중이다. 교통사고는 후유증이 심하단 말을 몸소 체험했다. 사고는 없는 게 가장 좋지만 혹시라도 나처럼 대중교통 이용 시 사고가 나는 사람들이 당황하지 않길 바라며 후기를 남긴다.
본 코너는 생생한 교통사고 후기를 재구성해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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