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10 Vol.83
궁금한 길 WHY 궁금한 길 WHY

도로 설계에 숨겨진 이유
나들목은 왜 그 자리에 있을까?

운전을 하다보면 마주치게 되는 나들목.
특히 출퇴근 무렵이면 항상 막히는데 왜 하필 여기에 만들어졌을까?
궁금했던 이유를 파헤쳐 본다.

글. 편집실
감수. 박신형(서울시립대 교수)

나들목과 분기점의 정의

나들목이란

나들목(Interchange: IC)은 고속국도와 그 밖의 도로를 드나들 수 있도록 연결하는 도로를 의미합니다. 고속도로에서 일반도로로 진출하거나, 일반도로에서 고속도로로 진입할 수 있도록 설치하는 시설이죠.

갈림목이란

갈림목(Junction: JC)은 고속국도, 자동차전용도로 등 도로 등급이 높은 도로 상호 간을 연결하는 시설입니다. 다른 말로 분기점이라고도 합니다. 경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가 교차하는 신갈JC처럼, 고속도로 간 연결되는 부분을 의미합니다.

나들목의 위치 선정

나들목과 타 시설 간 간격

나들목은 과도하게 많아지면 고속도로 본연의 기능인 빠른 이동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간격을 두어 설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도로의 구조·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해설」에 따르면 나들목과 타 시설 사이에 간격은 최소 간격을 확보할 것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출처: 도로의 구조·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 해설(2020, 국토교통부))

나들목 배치 기준

나들목을 설계할 때는 다양한 요소를 고려합니다. 고속도로와 도심부 도로를 연결하는 길이기 때문에 교차·접근 지점도 고려해야 하죠. 출입량이 많은 곳이라면 나들목의 개수를 늘리기도 하고,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는 관광지나 항만, 유통시설 등과의 접근성을 고려해 배치합니다.

나들목 앞 정체 이유, 병목현상

끼어들기로 더욱 심해지는 병목현상

넓은 도로에서 좁은 도로로 이동하면 한 번에 통과할 수 있는 차량이 줄어들어 차량 정체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현상을 병목현상이라고 하는데요. 일반도로에서 고속도로로 진입하기 위해 나들목에 진입할 때 상대적으로 차로가 줄어들어 정체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고려해 나들목을 길게 설계하거나 신호등을 설치하기도 하죠.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나들목이나 분기점 앞 병목현상이 더욱 심해지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진출입로 앞에서 끼어들기입니다. 차로로 진입하기 위해 기다리는 차량들을 제치고 입구쪽에서 끼어들게 되면 입구에 몰리는 차량 대수가 더욱 많아져 병목현상이 심해집니다.

* 병목현상?
병의 목 부분처럼 넓은 길이 갑자기 좁아짐으로써 일어나는 교통 정체 현상

고속도로를 나갈 때는 왜 이렇게 복잡할까?

고속도로를 드나들 때 한 바퀴 가까이 빙글빙글 도는 구간이 있습니다. 진출입을 위해 길면 수 km까지 오가기도 하고, 잠시 딴생각을 하는 동안 목적지 나들목을 지나쳐 가는 일도 비일비재하죠. 나들목이 이렇게 복잡한 이유는 신호에 걸려 멈추지 않고 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입체 교차로로 설계되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형태의 교차로는 이용자들이 빠르고 편리하게 목적지까지 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일반적인 교차로에 비해 이동거리를 늘려 차량의 가·감속 시간을 확보하고 차량의 정체를 억제하기도 합니다.

나들목 앞 원활한 소통을 위한 입체 교차로 설계

입체 교차로란?

동일한 평면도로에서 교차하는 것이 아니라 높이를 달리해서 교차하는 도로를 말합니다. 연결로를 통해 교차도로 상호 간의 자동차 통행이 이루어지는 나들목과 연결로 없이 고가(高架)구조물 또는 지하차도 형식으로 교차하는 단순 입체 교차로로 나뉘며, 갈림목과 나들목으로 구분합니다. 교통량이 많은 중요한 도로가 상호 교차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입체 교차로를 고려해야 하지만, 교차하는 도로 상호의 규격 또는 지역 특성에 따라 평면교차를 허용할 수도 있습니다.

입체 교차로 형식은 도로의 기능별 구분과 성격, 차종의 구성, 설계속도 등 다양한 요소의 영향을 받는데요. 여기에 부가적으로 경제성, 지형 조건, 그리고 교통수요를 안전하게 수용할 수 있고 충분한 능력을 갖는 형식으로 결정해야 합니다.

교통 동선의 처리 방법에 따라 불완전 입체교차, 완전 입체교차, 엇갈림형 입체교차로 구분할 수 있고 교차 접속하는 도로의 갈래 수에 따라 구분할 수 있습니다.

입체 교차로의 효과

입체 교차로는 나들목의 길이가 길어져 교차점에서 발생하는 정체현상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또 교통량이 많아 사고가 발생하는 교차로에 입체 교차로를 설치하면 안전성이 향상되고 교통 흐름도 좋아질 수 있습니다.

나들목에서는 왜 속도를 줄여야 할까?

나들목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속도제한 표지판을 만날 수 있습니다. 보통 40~50km/h 정도로 주행하게 돼 있는데요. 이렇게 나들목이나 분기점처럼 도로를 연결하는 ‘연결로’는 곡선, 경사 등 복잡한 구조로 설계돼 일반 도로에 비해 시야를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연결되는 도로의 설계 속도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죠. 이에 정부는 나들목과 같은 연결로의 설계속도를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출처: 도로의 구조·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 해설(2020, 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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