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길 과속운전 사고

장마철 더욱 주의하세요

블랙박스 SOS
글. 황민구(법영상분석연구소장) 영상 출처. https://youtu.be/fQPS4798zuY
비가 내리면 평소 속도보다 20% 감속해 운전하는 것이 안전을 위한 상식이다.
특히 여름철 장마로 인해 비가 내리는 날이 많은 우리나라의 경우 빗길 안전운전은 중요한 덕목 중 하나.
다가오는 여름철을 앞두고 빗길 과속의 위험성을 알아본다.

황민구 법영상연구소장

법 영상 분석을 위한 수십 편의 논문과 특허를 갖고 있으며, 법원 감정 및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의뢰인을 만나서 영상 분석을 통해 억울한 이들의 진실이 밝혀지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사건파일
  • • 발   생   일2015년 9월 1일
  • • 발 생 위 치부산 남구 용호동 인근
  • • 사 고 유 형빗길 미끄러짐 사고
  • • 사 고 원 인과속

사고 블랙박스 영상 전체 보기    →

사고분석

해당 영상을 확인한 결과, 블랙박스가 설치된 차량 유리에 물방울이 있는 것으로 보았을 때, 비가 오는 날씨로 확인됩니다. 사고 차량은 비에 젖은 노면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고속으로 코너 구간을 주행하다 수막에 의해 운전자가 제동과 조향을 컨트롤할 수 없는 상태가 되면서 전복 사고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다양한 교통사고 영상분석을 하면서 본 건과 유사한 사고들을 다룬 적이 있습니다. 본 사건은 영상 속 여러 단서들을 종합해 볼 때 전형적인 수막현상에 의한 사고로 보여집니다.

첫째, 차량의 유리면에는 물방울이 존재합니다.
비가 오고 있는 상황으로 볼 수 있습니다. 노면이 젖은 상태에서는 감속해 차로를 변경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사고 차량은 아랑곳하지 않고 고속으로 급차로 변경을 합니다.

둘째, 사고 차량은 차로를 변경한 후 차로를 벗어나지 않기 위해 좌 조향하는 패턴이 보입니다.
이때가 1차 수막현상 발생 구간입니다. 1차 수막현상 발생 구간에서 본인이 생각한 조향의 각보다 차량이 심하게 움직이면서 큰 회전각이 만들어집니다. 이에 놀란 운전자는 보호난간과 충격을 회피하기 위해 운전대를 급하고 크게 반대로 틀지만, 이로 인해 2차 수막현상이 발생해 차량을 약 90도에 가깝게 우측으로 회전해 가로수와 충돌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셋째, 위와 같은 1차, 2차 수막현상 때 조향뿐만 아니라 급제동의 흔적들이 후미등을 통해 확인됩니다.
위와 같은 수막현상이 있을 때마다 후미등에서 제동등이 미세하게 식별됩니다. 화질 개선과 컬러 패턴을 증폭한 결과, 미세한 제동등의 발광이 식별됐습니다.

위와 같이 영상에서 식별되는 것들을 종합했을 때,
본 사고의 주요 원인은 전형적인 수막현상에 의한
사고로 볼 수 있습니다.

대처요령

‘수막현상’이란 비가 오거나, 도로에 흐르는 물로 인해 노면을 고속으로 주행할 때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수막이 생겨 차량을 통제할 수 없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렇게 수막현상이 발생하면 차량이 지면에 닿지 않고 수면에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타이어 마찰력이 줄어들면서 수막 위를 활주하는 상태가 됩니다. 고속 주행, 무리한 조향, 급제동 등을 할수록 노면과의 접촉력이 떨어져 운전자가 더 조종하기 힘든 상황이 됩니다.

차로 변경 100m 전 방향지시등 점등! 급차로 변경은 안 돼요.

위 사건과 같이 고속 주행에서 급하게 차로 변경을 하게 되면, 원심력에 의해 차량의 한 쪽열에 있는 두 바퀴가 지면에서 떨어집니다. 이렇게 되면 지면에 닿는 바퀴는 두 개이기 때문에 지면 마찰은 더욱 떨어질 것이고, 이 때문에 수막현상으로 인한 사고 확률은 급증할 수밖에 없습니다. 차로 변경은 급하게 하지 말아야 합니다. 차로 변경을 하기 100m 전에 방향지시등을 점등하고 여유 있게 움직이세요.

급제동은 수막현상의 원인, 비 오는 날 제동거리는 더 길어야 합니다.

노면이 젖은 상태에서 급제동을 하게 되면 관성에 의해 수막현상이 발생하며, 제동을 시도하더라도 제대로 통제되지 않습니다. 제동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막현상에 의한 미끄러짐이 발생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앞차와의 간격을 충분히 유지할 필요가 있으며, 무리한 차로 변경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타이어 점검도 필수, 마모된 타이어는 빗길에 취약합니다.

정상적인 타이어의 경우 타이어에 있는 홈으로 물이 빠져나가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마모된 타이어는 배수능력이 떨어져 빗길에서 제동거리가 더 길어지기 마련입니다. 타이어 공기압이 부족할 경우에도 배수 면적이 좁아져 수막현상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비가 내리는 날에는 운행 전 타이어를 점검해 수막현상에 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안전운전 습관, 악천후 속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여름에는 장마와 태풍 등 기상상황이 좋지 않은 날이 많습니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빗길 운전이라고 특별한 방법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평소 안전운전 수칙을 잘 지키고 있다면 당연하게 지킬 수 있는 방법이죠. 날씨와 관계없이 안전운전을 한다면 악천후 속에서도 반드시 빛을 발하게 될 것입니다. 안전은 언제나 생활 속에 있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작년 장마철에 한 운전자가 도로면에 물보라가 칠 정도로 고속으로 주행하다 수막현상에 의해 주변에서 보행하던 사람들이 크게 다친 사건이 생생히 기억납니다. 운전자가 살아서 저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천천히 달릴걸, 뭐가 그리 급하다고. 차량이 마음대로 안되는 게 너무 무서웠고 트라우마가 생겼어요.”
수막현상이 발생하면 통제 불능에 빠져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니, 빗길에서는 감속, 안전거리 확보, 급차로 변경 금지를 잊지 마세요.

도전, 블랙박스 분석!
아래 영상을 시청한 뒤, 사고의 원인을 찾아보세요.
  • ① 앞차의 급감속   
  • ② 신호위반   
  • ③ 무리한 차로 변경   
  • ④ 급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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