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교통사고는 위험하다. 그중에서도 자동차가 보행자를 추돌하는 사고는 가장 조심해야 할 사고이다. 실제로 발생한 보행자 사고 후기를 살펴보자.
정리. 편집실
사연 제공. 네이버 블로거 ‘쵸이’
이면도로를 걷던 중 갑자기 퍽 소리가 나면서 몸 뒤쪽으로 충격이 가해졌다. 뒤쪽에서 전진하던 차가 오른쪽 옆 거울로 내 허리를 친 것이었다. 옆 거울이 바로 접혔고, 퍽 하는 소리가 크게 나서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다.
나는 두꺼운 코트를 입고 있어서 그런지 바로 아프다는 느낌은 없었지만 너무 놀랐다. 누가 나를 때리는 느낌이었다. 운전자는 차에서 내리지 않고 오른쪽 창문을 내리고 괜찮냐고 물었다. 내가 괜찮다고 하자 자동차는 오른쪽 옆 거울이 접힌 상태 그대로 주행해 그 자리를 떠났다. 난생 처음 있는 사고였고 너무 당황하고 놀란 나머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몰랐다. 그때 주변에 있던 지인들이 연락처도 주지 않고 떠나는 운전자를 보고는 나중에 몸이 아플 수도 있으니 연락처를 받아야 한다고 해서 급하게 자동차 번호판을 사진으로 찍어뒀다. 나중에 도로교통법을 찾아보니 이렇게 사고가 나는 경우 운전자가 정차, 피해자 구호 조치, 개인정보(연락처) 제공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위법이란 것을 알게 됐다. 아마 그 운전자도 고의로 사고지점을 떠났다기보다는 잘 모르고 그냥 간 것 같은데, 사람을 쳤으면 적어도 내려서 괜찮은지 확인하는 조치를 했어야 도리가 아니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교통사고는 나중에라도 통증이 생길 수 있어 일반적으로는 피해자가 괜찮다고 하더라도 연락처를 주거나 보험사 접수를 한다고 한다. 나는 운전자의 연락처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경찰서에 사고 접수를 하러 갔다.
사고 경위를 작성하고 사고 지점과 차 주행 방향을 알려달라고 해서 조사서 뒤에 약도를 그렸다. 조사서를 작성할 때 중요한 것은 사고 위치와 시각인 것 같았다. 아무래도 추후 CCTV를 확인하려면 정확한 정보가 필요해서 그런 것 같다. 나는 자동차 번호판도 알고 있었고 사고가 발생한 곳이 CCTV가 많은 곳이라 다행이었다. 이틀 뒤, 운전자의 보험사에서 전화가 왔다. 그 사이 나는 병원에 다녀왔다. 사고 당일은 괜찮았는데 다음날 아침부터 욱씬거리는 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무릎이나 팔이 아니라 허리를 친 거라 무서웠다. 교통사고가 나면 ‘잘됐다, 입원하고 쉬어야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는데 나는 달랐다. ‘허리 다치면 운동 못하는 거 아닌가’하는 걱정 뿐이었다.
대인 접수 전 치료비는 내가 먼저 지불한 뒤 보험사로부터 입금받을 수 있었고, 한의원에 방문한 시점부터는 대인 접수가 되어 바로 처리됐다. 나는 더 이상 통원치료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해 보험사에서 다시 전화가 왔을 때 바로 합의를 했다.
나도 운전자이기 때문에 이번 사고를 통해 사고 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배웠고, 사고를 당한다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적절하게 몸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됐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번 사건은 사실상 운전자의 뺑소니 사고였기 때문에 형사 합의를 안 해주면 운전자 입장에선 심각한 상황이 될 수도 있었다. 나 같은 상황에서 많은 이들이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해 손해보지 않길 바란다.
본 코너는 생생한 교통사고 후기를 재구성해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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