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배달업계는 앞다퉈 실외 이동로봇을 도입하고 있다.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로봇이 도로 환경을 바꿔줄 수 있을까?
실외 이동로봇에 대한 궁금증을 파헤쳐 본다.
글. 편집실
감수. 박신형(서울시립대 교수)
지능형 로봇이란?
외부 환경을 스스로 인식하고 상황을 판단해 자율적으로 동작하는 기계 장치(기계장치 작동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포함)를 말합니다.
실외 이동로봇이란?
지능형 로봇 중에서도 배송 등을 위해 자율주행(원격제어를 포함)으로 운행할 수 있는 지능형 로봇을 말합니다.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
2023년 11월 17일 신설된 법률로, 지능형 로봇의 개발과 보급을 촉진하고 그 기반을 조성해 지능형 로봇산업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시책을 수립·추진함으로써 국민 삶의 질 향상과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기 위해 제정됐습니다. 줄여서 ‘지능형로봇법’이라고도 부릅니다.
실외 이동로봇은 이미 국내에 도입돼 거리를 누비고 있습니다. 실제 이용 중인 실외 이동로봇은 어떻게 활용되고 있을까요?
우리 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서빙 로봇, 로봇 청소기 등도 자율주행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모두 ‘실내’에서만 운행되는 로봇이었죠. 실외 이동로봇은 거리를 활보하는 로봇으로 그 활용성이 무궁무진해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능형로봇법 제정 이후 실외 이동로봇은 배달, 순찰, 청소, 안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시작했는데요. 실제로 배달업계에서는 앞다퉈 실외 이동로봇을 활용한 배달 서비스를 개시했고, 지자체에 따라서는 실외 이동로봇을 도입해 순찰, 수거 등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실외 이동로봇이 우리 생활 속에 녹아들면 도로 풍경이 바뀌는 것은 물론 다양한 산업에서의 변화를 이끌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외 이동로봇 운행안전인증이란?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에 따라 실외 이동로봇이 도로교통법상 보도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운행하기 위해 필요한 필수 인증입니다. 인증을 획득한 실외 이동로봇은 보행자에 준하는 지위를 갖게 돼 보도 및 횡단보도 등 통행이 가능합니다.
추진 배경
기존의 실외 이동로봇은 도로교통법상 보도에 통행할 수 없는 규제로 인해 합법적 운행이 불가능한 제약이 있었습니다. 이에 실외 이동로봇의 규제 해소를 위해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을 중심으로 산학연관이 참여하는 ‘자율주행로봇 얼라이언스’를 구성하고 관계부처와 협의를 통해 관련 법을 개정했으며 「실외 이동로봇 운행안전인증」을 마련했습니다. 실외 이동로봇 운행안전인증은 국내 실외 이동로봇의 안전한 보도 통행을 위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지정받은 인증기관에서 실시하는 인증제도입니다.
심사 항목
최대 속도 15km/h 이하, 질량 500kg 이하의 실외 이동로봇을 대상으로 16개 심사 항목에 적합함을 확인합니다.
구분 | 심사 항목 | 내용 요약 |
---|---|---|
1 | 질량 및 폭 제한 | 질량 500kg, 폭 800mm 이하 *단 보도 폭이 최소 2500mm 이상이면 1200mm 까지 허용 |
2 | 운행 속도 | 질량별 최대 운행 속도, 보호구역 운행 속도 준수 |
3 | 겉모양 | 날카로운 형상 제한 |
4 | 동적 안정성 | 경사로 주행 및 구조물 통과 시 안정성 확인 |
5 | 비상정지 | 비상정지 스위치 장착 및 요구사항 준수 |
6 | 운행 구역 준수 | 운행 구역 준수 및 금지구역 진입 제한 |
7 | 속도 제어 | 설정된 운행 속도 준수 |
8 | 장애물 감지 | 관련 규격에 따른 장애물 형상 감지 및 회피 |
9 | 알림음 | 발생하는 알림음 적절성 확인 및 소음 제한 |
10 | 등화장치 | 시각 알림 제공을 위한 등화장치 장착 |
11 | 방수 성능 | 로봇 외함에 대한 기본 방수 성능 만족 |
12 | 물리적 보안 | 통신 및 저장장치에 대한 외부 접근 제한 |
13 | 횡단보도 통행 | 횡단보도 통행 시 필수 요건 충족 |
14 | 관제장치 | 모니터링, 알림 등 관제장치 필수 요건 충족 |
15 | 통신장애 대응 | 통신 지연 및 단절 상황에서의 안전한 작동 시나리오 검증 |
16 | 원격 조작 | 원격에서 로봇을 정지시키는 수단 만족 |
인증 절차
자율주행과 지능형 교통체계의 결합
기존 실외 이동로봇은 카메라로 신호등을 인식해 신호 잔여 시간을 파악할 수 없었고, 기상상태나 역광·장애물 등으로 인해 신호정보를 제대로 인식할 수 없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습니다. 이에 한국도로교통공단은 실시간 교통신호정보 수집·제공시스템과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관제시스템을 연동해 로봇이 신호 정보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안전하게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지난 8월에는 경찰청,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의왕시와 함께 실외 이동로봇의 안전한 횡단보도 통행 시연회를 선보이기도 했는데요. 실외 이동로봇이 디지털화된 실시간 교통신호정보를 활용해 안전하게 횡단보도를 이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측면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한국도로교통공단은 실시간 교통신호정보를 수집해 제공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현재 내비게이션에서 교통신호 잔여시간 정보를 운전자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해당 기술은 도시교통정보센터(UTIC)에서 교차로의 교통신호제어기 신호정보를 수집해, 이동하는 경로에 해당하는 신호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은 현대차·기아, 인천국제공항공사, 내비게이션 기업 등 다수 기업과 협업하며 대국민 교통안전서비스를 위한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실외 이동로봇은 ‘지능형로봇법’에 따라 법적 보행자로 규정됩니다. 따라서 사람처럼 인도로 통행하고 보행자 신호에 따라 횡단보도를 건너기도 하죠. 그런데, 실외 이동로봇은 어떻게 보행자가 될 수 있었던 걸까요? 사람과 함께 다니면 위험하진 않을까요?
정부는 실외 이동로봇의 안전성을 고려해 다양한 규정과 안전 인증 기준을 정했습니다. 먼저 실외 이동로봇의 무게는 500kg 이하, 폭은 80cm 이하로 규정하고 속도를 로봇 무게에 따라 5~15km/h 이하로 제한했습니다. 또 실외 이동로봇을 이용하는 사업자는 지정된 인증기관에서 ‘운행 구역 준수’, ‘속도 제어’, ‘원격 조작’, ‘횡단보도 통행’, ‘동적 안정성’ 등 16가지 항목의 평가로 구성되는 안전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