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 킥보드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사고도 급증하고 있다. 작은 돌부리에도 걸려 넘어지기 쉬워 반드시 보호장구를 착용해야 하지만 아직도 거리에는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은채 전동 킥보드를 운행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전동 킥보드 사고 사례와 함께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번 일깨워 본다.
정리. 편집실
사연 제공. 티스토리 블로거 미키씨
저녁 모임 후 집에 가는 길, 공유 전동 킥보드를 탔다. 12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안전모나 보호대는 따로 챙기지 않았다. 맥주도 한 잔 밖에 안 마셨지만 판단력이 흐려졌던 것 같다. 그렇게 공유 전동 킥보드를 타기 시작한 나는 번화가의 큰 길을 피하려고 대로변 뒤쪽으로 차도를 이용해 진행했다. 2차로 도로였고 나는 2차로 가장자리에서 운행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차도 평지에서 무언가에 걸리는 느낌이 들었다. 속도는 빠르지 않았지만 완전히 중심을 잃은 나는 오른쪽 어깨부터 떨어지고 말았다. 사고가 났을 때는 크게 피가 나는 곳은 없었지만 무언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분명 바닥에 어깨 끝부터 닿았는데 승모근 쪽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어깨 위를 만져보니 평평해야 할 어깨선에 요철이 느껴졌다.
잠시 뒤 지나가던 사람의 도움으로 일어나 1차로까지 날아간 전동 킥보드를 찾아 반납한 뒤 직접 구급차를 불러 응급실로 향했다.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엑스레이를 찍고, 오른쪽 쇄골 골절 진단을 받았다. 간단한 처치를 받고 보호대를 찬 뒤 일단 집으로 돌아왔다.
어디 부딪힌 것이 아니라 혼자 넘어져 쇄골 골절로 끝난 것이 다행이었다. 지난 시간을 반성하면서 지난 상황을 돌이켜 보기 시작했다. 어쨌거나 빠른 속도로 주행하지 않은 게 사고가 크게 나지 않은 원인인 것 같았다. 그나마 천천히 갔기 때문에 머리부터 부딪히는 일은 피했구나 싶다. 그리고 이 또한 다행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차량 통행이 적은 도로로 주행했다. 큰 길로 주행했다면 넘어진 직후 2차 사고의 위험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끔찍한 생각을 해 봤다. 그날 자동차랑 가까운 거리에서 주행하기 싫어 일부러 천천히, 자동차를 피해 다닌 것 만큼은 잘 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도로 주행했다면 괜찮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원칙적으로 전동 킥보드는 차도에서 운전하는 게 맞다.*
사고 후, 주변 사람들에게 전동 킥보드를 탈 때는 꼭 안전하게 타야한다는 것을 설파하고 있다. 우선, 제대로 된 준비(안전모 등 보호장구) 없이는 전동 킥보드를 타지 말라는 것. 그리고 웬만하면 앞이 잘 보이는 낮에 이용하라는 것이다. 전동 킥보드는 바퀴가 작아 작은 요철에도 곧잘 걸려 넘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조금이라도 음주를 했다면 절대 전동 킥보드를 타서는 안된다. 전동 킥보드도 엄연히 면허가 있어야 운행할 수 있는 운행 수단이기 때문에 음주운전으로 적발될 수 있다.
* 자전거 도로가 있을 경우 자전거 도로 이용
본 코너는 생생한 교통사고 후기를 재구성해 제작됐습니다. 사연이 채택된 분께는 온라인 문화상품권 2만 원권을 증정합니다. 직접 겪은 교통사고 경험담을 아래 메일 주소로 보내 주세요. hongbo@koroad.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