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7+8 Vol.82
신호등이 만난 사람 신호등이 만난 사람

방송에선 웃음으로,
도로에선 안전으로

코미디언 양상국

경상도 사투리와 어리숙한 캐릭터로 국민에게 웃음을 선사했던 코미디언 양상국이 카레이서로 돌아왔다. 서킷에서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열정과 진지함으로 우승까지 거머쥔 실력자. 요즘은 매일 오후 12시 TBN 교통방송에서 청취자와 함께하는 코미디언 양상국을 만났다.

글. 차은서
사진. 이서연

신호등 독자 여러분께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12시부터 2시까지 TBN 교통방송에서 <김효진, 양상국의 12시에 만나요>로 청취자분들을 만나고 있는 양상국입니다. 즐거움 속에서 다양한 교통정보를 드리고 있는데 이번 기회에 <신호등> 독자 여러분과도 만날 수 있게 돼 기쁜 마음입니다.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 주세요

점심시간에 함께 웃으면서 쉴 수 있는 방송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4월부터 전국 시니어클럽 회원과 함께 어르신 안전에 대해 이야기하는 코너가 생겼는데, 어르신들이 횡단보도를 신호 안에 다 못 건너는 분들이 계신대요. 젊은 우리는 생각하지 못했던 거죠. 언젠간 우리도 나이가 들 거잖아요. 제가 정책을 바꿀 순 없지만 그래도 세상에 알리면서 모두가 안전한 도로를 만드는 데 동참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평소에도 운전을 좋아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카레이싱도 독학으로 시작했죠?

어릴 때 아버지가 택시 운전을 하셨어요. 운전면허도 독학으로 땄죠. 카레이싱 시작할 때도 운전을 좋아하니까 조금 더 빨리 운전하는 거겠지? 생각하면서 서킷에 들어갔어요. 그런데 막상 시작하니까 작은 디테일도 차이가 생기고, 몸을 쓰는 운동이 아닌데도 체력 소비가 엄청나더라고요. 제대로 하려면 배워야겠단 생각이 들어서 선생님들을 찾아다니면서 배우기 시작했죠.

카레이싱에 빠진 매력은 뭐였나요?

처음 서킷에 갔을 때 심장으로 느껴졌던 엔진소리요. 그냥 너무 좋더라고요. 속도 제한 없이 달릴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었는데 지금은 그게 너무 위험하단 걸 알죠.

현대차가 후원하는 TEAM HMC에 몸담고 계시죠.

8년 정도 선수로 활동 중입니다. 지금은 라디오를 시작하면서 못하고 있는데, 현대 드라이빙 아카데미에서 강사 교육을 이수하고 강사로도 활동했죠.

아무래도 위험하다는 인식이 강한데요.

축구나 야구, 농구 같은 종목을 하면 손목이나 발목이 삘 수 있잖아요? 그런데 카레이싱은 안전 장비가 정말 철저할 정도로 잘 돼 있어요. 저희가 입는 옷도 전부 방염복이죠.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요. 정식으로 인증받은 장비가 아니면 대회에 참여도 못해요. 오히려 카레이싱 선수들은 ‘가장 안전한 스포츠’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도로에서의 사고가 훨씬 위험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맞아요. 어느 선을 지나면 더 겸손해진다고 하잖아요? 실제 카레이싱 선수들은 일반 도로에서 천천히 다녀요. 운전이 언제 위험한 상황이 생길지 모른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거죠. 저도 어릴 땐 빨리 달리기도 했죠. 그런데 이제는 방어 운전에 집중하게 됐어요. 실제 운전하면서 사고가 난 적은 아직 없어요.

실제로 ‘도로 위 빌런’을 만나본 적이 있나요?

차로를 갑자기 바꾸기도 하고. 위험하게 과속하는 차들도 있고요. 남산쪽 도로에서 사고가 엄청 크게 난 것도 봤어요. 그중에서도 저는 과속이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빠른 속도에선 운전자가 차를 통제하기 어려워요. 일반도로는 서킷에 비해 좁아서 대처할 수 있는 공간도 없죠. 규정 속도에 맞게 운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카레이싱에 입문하면서 편견도 많았다고 들었어요.

바보 역할을 하는 개그맨이라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열심히 선수 생활하던 사람보다 제가 빠르면 인정하기 싫었던 거 같아요. 경기 중 차끼리 부딪히는 경합 상황에서 더 위협적일 때도 있었어요. 심리전이기도 한데, 제가 그럴 땐 차를 빼줬어요. 그랬더니 양상국은 위협하면 비켜준다는 인식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제는 피하지 않아요. 지금은 싸움닭이 다 됐죠(웃음). 대신 경기가 끝나면 꼭 인사드려요.

그런 과정을 거치고 우승까지 하셨어요.

지금 저희 팀이 있는 클래스가 우리나라에서도 알아주는 클래스에요. 실력 있는 선수들도 많죠. 그중에서도 ‘마스터즈’가 가장 높은 클래스고 그 다음이 ‘챌린지’인데, 처음엔 챌린지에서라도 우승하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근데 그 마스터즈에서 제가 레이싱을 시작한지 7년째인가 6년째에 우승한 거예요. 그때 기분은 말로 할 수 없죠. 감사한 마음도 컸고요. 코미디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그것도 굉장히 큰 대회에서 정상을 찍었다는 게 행복했죠.

언제까지 운전을 할 것 같으세요?

기회가 된다면 늙어서까지 차를 타고 싶더라고요. 유럽 대회에 가 보면 백발의 할아버지도 경기에 나오는 걸 볼 수 있어요. 그런 로망이 좀 있습니다. 열정이나 이런 건 그대로일 거 같은데 문제는 신체적인 거겠죠? 60~70대가 됐을 때 신체적으로 운전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걸 받아들여야 하는데 사실 아직은 못하고 있어요. 제가 40대인데 운동을 하면 아직도 20대랑 같을 거라고 생각해요. 조금씩 마음의 준비는 해야겠죠?

방송인, 카레이서, 코미디언. 양상국 씨의 수식어가 많은데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으세요?

코미디언이요. 코미디언 양상국이 너무 좋아요. 남들에게 웃음을 주는 게 좋고요. 다음 생에 태어나도 다시 코미디언을 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TBN 교통방송 <12시에 만나요>와 함께 하시면 더 빠른 길로 안전하고 유쾌하게 가실 수 있다는 것 꼭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웃음).

  • 나의 운전 스타일은? 방어운전! 어느 정도냐면 옆 차 타이어까지 보여요. 운전대를 움직이면 타이어가 따라오는 거니까요. 타이어가 쏠린다면 같이 피하는 거예요. 천천히 다녀야 가능한 거죠. 위급한 상황은 누구나 생길 수 있는데 천천히 주의하면서 다니면 대처하기가 훨씬 수월하죠.
  • 운전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운전 꿀팁이 있다면? 풋레스트라고 하죠? 운전석엔 왼발을 올려 놓을 수 있는 공간이 있어요. 거기 생각보다 안쓰시는 분들이 있는데 편안하게 다리를 올리시는 게 좋아요. 위급한 상황이 생겼을 때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데, 그때 훨씬 안정적으로 힘을 줄 수가 있어요. 운전의 기본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 꼭 지키는 나만의 운전 습관은? 무조건 안전띠요. 전 습관이 돼서 안전띠가 없으면 불안해요.
  • 운전자로서 나의 운전 점수는? 한 80점, 90점 되는 거 같아요.
  • 장거리 운행 시 꿀팁은? 저는 좀 많이 쉬는 게 좋다고 봅니다. 장거리 운행 중에 졸릴 때가 저도 많아요. 그때마다 자꾸 저도 모르게 최면을 걸더라고요. ‘나는 안 졸리다’ 하고요. 근데 졸음은 이길 수 없어요. 졸릴 땐 확실히 쉬어가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신호등이 만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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