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차 사용법

다양한 자동차 구매 방법

자동차를 구입하는 여러 방법의 특징과 장단점

글. 김태영(자동차 저널리스트)

국내 도로를 통행하는 자동차들은 흰색이나 검은색, 은색 같은 무채색이 대부분이다. 매년 새롭게 출시하는 수십 종의 신차들이 다양한 외장 색상을 선택 사항으로 제공하지만, 우리나라는 유독 무채색 자동차 비중이 압도적이다. 한 자동차 판매 데이터 포털의 분석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23년까지 중고차 2천만 대의 거래에서 무채색이 차지하는 비율이 78.5%에 달한다. 이런 현상은 중대형 세단이나 SUV 같은 다목적 자동차가 해치백이나 스포츠카의 판매량보다 월등하게 많다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기도 하다.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다. 부동산 다음으로 중요한 재산으로 인식된다. 이런 관점에서 차를 사고 운용하고 되파는 모든 과정은 최대한 효율적이어야 한다. 차를 살 때는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차를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팔 때는 최대한 손해를 덜 보는 조건(차종이나 외장 색상)을 원한다는 의미다. 결국 대중적인 수요와 이해관계에 따라 무난한 색상의 자동차와 SUV처럼 다목적 차종이 주류를 이룬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차를 전략적으로 살 수 있는 다양한 방법도 개발되고 있다. 최근에는 구독 서비스나 온라인 전용 판매처럼 디지털 시대에 어울리는 자동차 운용 프로그램도 생기는 추세다.
#1 신차와 중고차

차를 살 때 신차 혹은 중고차를 선택하는 것은 사용 목적이나 사용자 상황에 따라 완전히 다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신차는 오래 탈수록 합리적이고, 중고차는 짧게 사용한다는 목적에 적합하다. 신차의 경우 초반 3~4년 간 차량 유지보수에 들어가는 비용이 거의 없다. 하지만 잔존 가치 감가가 초반에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만큼 5~7년 이상 길게 사용할 때 효과적이다. 반대로 중고차는 인수 후 지속적으로 차량 유지 보수에 비용이 투입되지만, 잔존 가치 하락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2~4년 정도로 짧게 이용하더라도 손해가 덜하다.

#2 현금과 할부 구매

목돈이 있다면 현금으로 현금으로 자동차를 구입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하지만 자동차가 고가의 재산이라는 인식에 2~3년 할부로 구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제1금융권 할부의 경우 일반적으로 연이자 3.5~4.5% 수준. 상황에 따라 최대 60~72개월까지 할부가 가능하지만 이런 경우 구매자의 경제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무리한 금액의 자동차로 해석할 수 있다. 앞서 신차와 중고차 운용의 특징에 맞춰본다면 사용 기간이 긴 신차는 단기 할부로, 사용 기간이 짧은 중고차는 현금으로 구입하는 것이 비용상으로 효율적이다.

#3 장기 렌트

자동차를 사용자 명의로 장시간 소유할 목적이 아니라면, 장기 렌트라는 운용 방법도 있다. 장기 렌트는 렌터카 회사의 차량을 최소 2년에서 최대 5년 단위로 빌려 타는 개념이다. 매달 고정된 렌트비 안에 차량 사용료 외에도 보험이나 세금 등이 포함되어서 자동차를 운용하는 과정에 비용적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 신차 잔존 가치 하락을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사고 시에도 계약된 면책금만 지불하면 된다. 사업자의 경우 렌트비는 일부 경비처리가 될 수 있고, 재산세, 대출 한도, 신용 평점 같은 요소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반면 할부와 비슷한 비용을 지불하고도 계약 기간 후에 차를 반납 혹은 재계약해야 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4 리스

자동차 리스는 리스 회사로부터 자금을 대여받아 차량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렌트는 차량 사용에 필요한 부대비용이 모두 렌트비에 포함된 반면, 리스는 차량 금액만 비용에 포함된다. 약정된 기간 동안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차량을 이용하며, 약정 기간 종료 후 차량을 반납하거나 잔존 비용을 지불하고 인수할 수도 있다. 리스의 가장 큰 장점은 매달 지불하는 임차료가 장기 렌트보다 저렴하다는 점이다. 차량 잔존 가치 설정에 따라 리스료를 조정할 수도 있다. 리스 프로그램 가운데서도 금융 리스는 자동차 할부와 비슷한 개념이고, 운용 리스는 장기 렌트와 비슷한 성격을 가진다.

#5 구독 서비스

디지털 시대,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를 한 달 단위로 구입하듯이 최근에는 자동차도 구독으로 서비스하는 제조사가 조금씩 늘고 있다. 구독은 리스처럼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단기적으로 이용하고 해지할 수 있다는 점이 구독 서비스의 특징이다. 구독료가 높다는 단점이 있지만, 차량 사용 한 달 이후 원하는 시점에서 자유롭게 서비스를 해지할 수 있으며 주행거리 제한이나 위약금 등 계약과 관련된 제한이 최소화된 것이 장점이다. 자동차 구독은 2~3개월 수준으로 단기로 자동차 사용이 필요하거나, 여러 종류의 자동차를 짧은 시간 경험해보고 싶은 사용자에게 적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