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인구가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 환경과 건강을 생각해 자전거를 선택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자전거 교통사고 또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만약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자동차와 교통사고가 나면 어떨까. 생생한 사고 후기로 알아보자.
정리. 편집실
사연 제공. 네이버 블로거 ‘북다람 대리’
누군가는 출근길에 교통사고 나서 쉬고 싶다고도 한다. 하지만 나는 그저 무탈한 일상을 바랄 뿐이었다. 그러던 내게, 출근길 교통사고라는 사건이 생겼다. 때는 평일 아침 8시 반. 여느 때와 같이 자전거로 출근하던 길이었다.
아파트 출입구 앞,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였다. 나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따라 이동 중이었고, 길을 건너기 위해 횡단보도 앞에 섰다. 일시정지해서 좌우는 물론 자동차의 움직임도 꼼꼼하게 살폈다. 흰색 차량이 정지선을 넘어 횡단보도를 살짝 밟은 채로 서 있었고, 나는 양보의 의미로 이해했다. 횡단보도 옆으로 난 자전거 도로를 이용해 천천히 횡단을 시작했다. 신호등이 없는 곳이었기에 사각지대의 사람이나 자동차가 튀어나올 것을 대비해 보행자와 비슷한 속도로 건넜다. 그러던 중 왼쪽 시야로 무언가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횡단보도 위에서 멈춰있던 흰색 차량이 나를 향해 전진하기 시작했다. 이미 거리가 가까워져 피할 겨를도 없었다.
‘쾅-!’ 나는 그대로 고꾸라지고 말았다. 자전거를 탄 채로 넘어지면서 무릎과 팔꿈치로 무게가 쏠렸다. 모든 장면이 슬로모션처럼 흘러갔다. 가까스로 자전거에서 몸을 빼내어 일어났다. 당황한 와중에 무릎으로 통증이 밀려왔다.
당황한 운전자는 차를 빼야 하는지 물었다. 나는 순간적으로 사고현장이 훼손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생애 첫 교통사고였지만 최대한 침착해야 한다는 생각에 현장 사진을 골고루 찍었다. 운전자에겐 보험사에 연락하시라고 말씀드렸다. 다행히 목격자(아파트 경비원)도 있었고, 이 근방이 단속 구간이라 카메라가 있는 것도 확인했다. 모든 상황을 정리하고 다른 사람들의 진로를 방해하지 않는 곳으로 자전거도 치웠다. 곧 보험사에서 출동해 현장 사진을 찍고 블랙박스까지 확인했다. 보험사에서 따로 연락을 주기로 하고 나는 명함을 전달드렸다. 혹시 몰라 아파트 경비실에 들러 CCTV가 확보돼 있는지도 문의하고, 추후 진술을 부탁드릴 수도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나서 현장을 벗어났다. 병원 치료는 보험사에서 받은 접수 번호만 있으면 된다. 문제는 과실비율이었다. 이런 사고는 처음이라 자꾸만 마음이 쓰여 과실비율정보포털(https://accident.knia.or.kr)에 접속했다. 다양한 분쟁 사례의 과실비율을 확인할 수 있는데 참고용으로 좋은 것 같다. 이어 출근길 사고였기 때문에 산재처리가 가능하단 것도 확인했는데, 나는 자동차보험만 적용하기로 했다. 사고 현장이나 상황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쪽을 선택하면 되는 것 같다. 여차저차 보험사와 합의하며 생애 첫 교통사고가 마무리됐다. 그러나 사고 후유증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장난이라도 출근길에 사고가 나서 출근 안하면 좋겠다는 말은 하지 말자. 사고 없이 사는 게 최고다.
본 코너는 생생한 교통사고 후기를 재구성해 제작됐습니다. 사연이 채택된 분께는 온라인 문화상품권 2만 원권을 증정합니다. 직접 겪은 교통사고 경험담을 아래 메일 주소로 보내 주세요. hongbo@koroad.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