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이 짙어지기 시작한다. 부쩍 해도 길어졌다. 상쾌한 풀내음이 바람에 실려 온다. 황사와 폭염 그 사이, 1년 중 가장 평화로운 시기가 이어지고 있다. 산과 바다를 사이에 두고 조금 일찍 휴가를 떠나 본다.
글. 편집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울산시청
산이 주는 찬란한 휴식, 용현계곡
나뭇잎이 만든 그늘과 경쾌하게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 용현계곡은 우리가 상상하는 계곡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공간이다. 충남 서북부에 위치한 가야산 계곡 중에서도 물이 풍부하고 나무가 울창하기로 손꼽힌다.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나뭇잎이 바람에 부딪히는 소리까지 들려오는 고즈넉한 분위기. 그 속에서 시원한 계곡에 발까지 담그면 그동안의 스트레스가 함께 씻겨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수도권에서 멀리 가지 않아도 깊은 산골 풍경을 선사해 휴식을 찾는 이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여름철에는 시원한 물에 풍덩 몸을 빠뜨리는 아이들 웃음소리까지 더해져 휴가지 풍경을 완성한다. 성수기면 최대 2천여 명의 피서객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루기도 한다. 인파를 벗어나 나만의 피서를 즐기고 싶다면 휴가철을 살짝 피해 가는 게 좋다. 용현계곡이 주는 가슴까지 편안해지는 휴식의 시간, 꼭 여름이 오기만을 기다릴 필요가 있을까.
ⓒ한국관광공사
역사와 자연이 숨 쉬는, 국립용현자연휴양림
용현계곡을 방문한다면 푸른 녹음까지 함께 둘러보길 추천한다. 깊은 산속 경치를 자랑하는 국립용현자연휴양림은 필수다. 능선을 따라 연결되는 등산로와 순환 임도는 서산 목장길과도 연결돼 취향에 따라 산책이나 등산을 즐길 수 있다. 멀리 서해 바다까지 내려다볼 수 있어 그늘 속에서도 바다 향기를 즐길 수 있다는 것 또한 장점.
국립용현자연휴양림 안에는 숙박시설을 포함해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숲속 교실이 마련돼 있다. 주변에는 백제의 미소라 불리는 서산마애삼존불상, 보원사지와 개심사 등 백제 후기 문화 유적까지 만나볼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 찾기에도 손색없다.
여름을 앞둔 지금, 고즈넉한 산의 매력과 시원한 나무 그늘이 그리워진다면 서산으로 향해 보자.
ⓒ한국관광공사
알아두면 힘이 되는 여행 정보
용현계곡
충남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 용현관광안내소 041-662-2113
ⓒ한국관광공사
국립용현자연휴양림
충남 서산시 운산면 마애삼존불길 339 041-664-1971
ⓒ한국관광공사
ⓒ울산시청
사랑이 완성되는, 강동사랑길
더위로부터 숨어버리고 싶은 날, 젖은 모래의 감촉과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는 소리는 뜨거운 태양을 가려주는 그늘이 된다. 그중에서도 동해를 품고 있는 울산은 손꼽히는 여름 여행지다.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강동 사랑길은 울산 북구를 구비도는 트레킹 코스다. ‘사랑’을 테마로 구간마다 즐비한 하트조형물은 방문객들의 포토존. 산과 들, 바다를 모두 즐길 수 있어 연인을 위한 여행 장소로 제격이다.
울산 명소 정자해변을 중심으로 문화유적과 포구를 잇는 강동사랑길은 총 27.7km. ‘정자항~제천항~우가항~당사항~옥녀봉~유포석보’ 등 총 7개 구간이 ‘8자’로 이어져 있다. 바닷가 마을 풍경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코스지만 길마다 얽혀 있는 설화를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야기와 함께 걷다 보면 어느새 바다 풍경과 문화, 그리고 동행하는 사람이 어우러진 특별한 추억이 완성된다.
ⓒ울산시청
신선이 숨겨 둔, 명선도
잔잔한 파도가 매력적인 울산 진하해수욕장. 그곳을 마주 보는 곳에 무인도가 숨어 있다. 신선이 내려와 놀았던 섬이라고 해 ‘명선도’라는 이름이 붙은 곳이다. 숨어 있다고 하기엔 진하해수욕장 팔각정에서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가깝지만 아무 때나 쉽게 방문할 수는 없다. 바다에 감춰진 명선도가 방문객을 허락하는 때는 흔치 않다. 만조거나 파도가 심할 때는 아예 접근조차 불가능하다. 운이 좋으면 물길이 열리는 시간에 맞춰 진입로에 설치된 간이 부교를 따라 섬에 들어갈 수 있다. 지정된 산책로만 이용해야 하고 어업활동이 금지돼 있으니 참고하자. 방문 전 물때 확인은 필수.
명선도의 신비함은 밤에 더욱 빛을 발한다. 폭포가 암석을 타고 흐르는 모습이 미디어 아트로 연출돼 낮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뿜어낸다. 화려한 조명이 더해지니 까만 밤바다에 둘러싸인 명선도의 모습이 환상적이기까지 하다.
알아두면 힘이 되는 여행 정보
강동사랑길
울산 북구 구유동
052-241-7733
ⓒ울산시청
명선도
여름 밤바다를 수놓는 화려한 조명으로 유명한 명선도
야경도 놓치지 말 것.
울산 울주군 서생면 진하리
052-239-0358
ⓒ울산시청
당사 해양낚시공원
용바위와 넘섬이 이어진 바다 위 산책로. 산책과 낚시가 가능하며 인근에는 바다 위 캠핑을 즐길 수 있는 당사현대차오션캠프가 조성돼 바다에서의 로망을 실현할 수 있다.
울산 북구 용바위1길 58
052-282-1116
ⓒ울산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