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페인 현장에는 20대 청년들이 한데 모여 있었다. 어르신이 보행할 때 겪는 문제를 체험하기 위한 ‘노인생애체험’ 장비를 착용한 청년들이 입을 모았다.
“생각보다 무거운데? 앞도 잘 안 보이고….”
노인생애체험 장비를 착용한 청년들은 캠페인이 펼쳐지는 서울마당 인근 세종대로 2km를 걸으며 어르신의 신체적 불편함을 체험하기 위해 모였다. 무거운 팔과 다리는 모래주머니로, 관절의 뻣뻣함은 착용구로, 어르신들의 불편함이 하나씩 채워질 때마다 참가자들은 흠칫 놀라는 모습이다. 시야차단 안경까지 착용하고 나면 걷는 게 이렇게나 힘든 일이었나 싶을 정도.
모든 준비가 끝나고 줄을 맞춰 선 청년들이 세종대로를 걷기 시작했다. 지팡이를 짚고, 옆 사람의 부축을 받고 걷는 길이었지만 생각보다도 더 쉽지 않았다. 불편한 움직임 때문에 마음속에서는 불안함까지 밀려왔다. 일대 행진을 마치고 돌아온 참가자들은 마지막으로 캠페인 장소에 마련된 횡단보도 건너기, 계단 오르내리기까지 마친 뒤에야 노인생애체험 장비를 벗을 수 있었다. 참가자들은 하나같이 깊은 숨을 몰아쉬었다.
이번 캠페인에 참가한 한 대학생은 “막연하게 ‘당연히 불편하겠지’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막상 장비를 착용하고 나니까 얼마나 평소에 불편하실지 체감이 돼요. 저도 할머니와 함께 사는데, 앞으로는 할머니랑 같이 걸을 때도 더 천천히 걷고, 도로에서도 어르신들을 기다려 드려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라며 소감을 전했다.
노인생애체험 장비는 걷기 행사가 끝난 후에도 현장에서 참가자들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별도 부스가 운영됐다.
참가자들의 걷기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캠페인이 열리는 서울 프레스센터 앞 서울마당에서는 체험 부스가 마련됐다.
강북종합노인복지관이 운영하는 부스에서는 교통안전교육을 받은 어르신들이 직접 OX 퀴즈를 준비했다. 부스 운영에 참석한 윤문자(88) 어르신은 “복지관에서 도로교통공단이랑 같이 교통안전교육을 해줬어요. 교육을 받고 나니 너무 좋은 거예요. 지나가다가도 사람들이 도로에 너무 가까이 서있다거나 하면 알려주고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안전수칙을 알고 지키면 좋잖아요.”
오늘 체험 부스도 많은 사람들에게 안전한 도로 이용 방법을 알리기 위해 나왔다는 어르신들. 부스 내에는 어르신들이 직접 제작한 퀴즈 문제와 함께 교통안전수칙을 안내하는 문구가 구석구석 걸려 있었다.
또 다른 체험 부스에서는 신발에 꽂아서 사용할 수 있는 *지비츠 만들기가 한창이었다. 신호등과 자동차, 도로표지 등이 참가자들의 손끝에서 귀여운 지비츠로 거듭나는 시간. 활용도가 높고 선물하기도 좋아 많은 이들의 관심이 이어졌다.
캠페인이 펼쳐지는 동안, 서울마당 앞을 지나는 시민들의 눈길은 이어졌다. 직접 체험하지 않아도 고령 보행자의 어려움이나 안전 수칙 등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도로 위에서 상대적 약자가 될 수밖에 없는 어르신들. 이번 캠페인이 그들을 다시 한 번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길 바라본다.
한편, 도로교통공단은 이날 고령운전자 차량 뒷면에 ‘어르신 운전중’이라고 적힌 고령운전자 표지를 부착해 어르신이 운전하고 있음을 알리는 고령운전자 표지를 홍보하며 다른 운전자들이 양보와 배려운전을 할 수 있도록 했다.
* 지비츠: 신발 구멍에 꽂아서 자신의 취향대로 꾸밀수 있는 신발용 장식.
제10조의2(고령운전자 표지의 제작 및 배부)
①
경찰청장은 법 제7조의2제1항에 따라 운전면허를 받은 65세 이상인 사람이 운전하는 차임을 나타내는 표지(이하 “고령운전자 표지”라 한다)를 제작하여 배부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고령운전자 표지 및 제작 방법 등은 별표 8의2와 같다.
[본조신설 2023. 10.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