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초, 친환경 고속도로 탄생

네덜란드 로테르담 A16

N209로 사용 중인 A16 로테르담의 첫 구간 ⓒa16rotterdam
N209로 사용 중인 A16 로테르담의 첫 구간 ⓒa16rotterdam
세계 친환경 도로
글. 차은서
출처. 네덜란드 수자원공사(Rijkswaterstaat),
A16프로젝트 공식 홈페이지(www.a16rotterdam.nl)
도로 건설 중 박쥐의 집을 새로 만들어 주고,
도로에 사용되는 전기는
모두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도로.
자연은 최대한 보존하며 교통 혼잡을 해소하고 디지털 트윈으로 지속적인 관리까지 가능한 도로.
네덜란드에서 공사 중인
지속가능한 고속도로 A16은 차세대 고속도로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는 고속도로 건설
로테르담 A16 고속도로

네덜란드의 건축 수도로 불리는 로테르담에 A16 고속도로가 건설 중이다. A13과 A20 고속도로를 연결하는 11km 구간의 이 도로는 유럽의 첫 번째 ‘지속 가능한 도로’로 주목받고 있다.

A16 고속도로 건설의 가장 첫 번째 목표는 ‘고속도로를 눈에 띄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고속도로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은 두 가지를 의미한다. 먼저, 주변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는 것, 그리고 차가 다니는 모습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 A16 고속도로는 눈에 띄지 않는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방법으로 확장 터널을 설계했다.

라게 베르제 보스 휴양지부터 로테강 하부를 지나는 확장 터널은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으면서 주변 휴양지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 관광지로의 접근성까지 높였다. 또한 과거 방치되었던 유휴 공간에는 자전거 도로, 주행로, 등산로 등을 함께 건설하는 중이다.

이뿐만 아니다. 확장 터널에는 자연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시공 기술이 포함된다. 현재 건설이 한창 진행 중인 지역은 박쥐의 자연 서식지로 알려져 있는데, 도로 건설로 손실된 수목 대신 박쥐가 숨을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는 특수 구조물을 세웠다. 또한 표면에는 소음을 감소시키는 특수 아스팔트로 덮고, 인근 지역에 소음 방지벽과 흙으로 된 제방을 설치해 도로 소음을 해결했다.

한편, 고가도로는 현장에서 바로 건설하는 것이 아닌 사전 제작한 도로를 현장에서 재조립하는 탈현장건설 공법을 채택했다. 오랜 기간 소음과 분진을 유발하는 현장 건설에 비해 주변 환경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사 중인 도로 © John laing

네덜란드 로테르담 고속도로 조감도 © Rijkswaterstaat

탄소배출량을 최소화 하는 방법
에너지 효율을 고려한 태양광 에너지

A16 고속도로는 지속 가능한 고속도로라는 설계 목표처럼, 탄소배출량 저감에도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그중 도로에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조명에 특히 집중한다. 자연 빛이 충분하지 않을 때는 LED 조명이 켜지도록 설계했으며, 터널 벽과 차선은 주변 조도를 높이는 반사 표면으로 코팅했다.

LED 조명은 사전에 디지털 테스트를 통해 준비한 뒤 설치 뒤에는 육안으로 미세하게 조정해 에너지가 과소비되지 않도록 관리한다. 자연광의 정도에 따라 조명 밝기가 조정되기 때문에 연간 에너지 소비량을 30%나 절감할 수 있다.

비상 전화나 주변 설비 등 터널 시스템에서도 에너지 효율이 높은 직류 전압을 사용한다. 이에 필요한 모든 전력은 도로 가장자리를 따라 설치된 2만㎡ 면적의 태양광 패널에서 생산된 태양광 에너지로 충당한다.

A20에서 작업 중인 인부들 © a16rotterdam

25 Nieuwe N209-A16 © a16rotterdam

40 Nieuwe N209-A16 © a16rotterdam

교통 혼잡 해소와 관리를 동시에
도로 위 4차 산업혁명

A16 고속도로 건설의 모든 과정은 건설정보모델링(BIM)을 통해 쉽고 편리하게 관리된다. 건설정보모델링은 3차원 정보 모델을 기반으로 건축물의 설계부터 시공, 이후 관리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통합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 기술이다. 건축물의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시공 후에도 섬세한 관리가 가능하다.

A16 고속도로는 이 건설정보모델링을 활용해 건설 구조물은 물론 터널 내에 설치된 모든 카메라, 비상전화 위치 및 조명을 점검할 수 있다. 또한 연기나 교통 체증 등을 시뮬레이션으로 대비한다. ‘재난 모드’를 활성화해 제어 시스템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확인하며 도로교통에 미치는 영향까지 사전에 산출할 수도 있다. 내부 조명을 관리하는 기능도 이 건설정보모델링이 담당한다.

건설정보모델링이 도로의 설비를 관리하는 시스템이라면, 교통흐름을 관리하는 데는 디지털 트윈이 사용된다. 가상의 공간에 A16 고속도로와 동일한 3D 모델을 구축하고 실제 도로 정보를 입력해 전반적인 교통상황을 추적·관리하는 방식이다. 이전에는 도로에 문제가 생기거나 사고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서는 직접 방문해야 했지만, 디지털 트윈을 이용하면 원격으로 상황을 확인하고 테스트, 조정이 가능해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기술로 자연을 최대한 해치지 않는 고속도로를 설비 중인 네덜란드. 환경과 교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기술 발전의 좋은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A13RHK A20 인근 도로의 교통량 © a16rotterdam

A13과 A16을 연결하는 아치(제스티엔호벤 교차로) 작업 © a16rotterdam

A16 터널조감도 © a16rotterdam

세계 친환경 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