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안전으로 오롯이 가득 채운 2시간!

제2회 전국 어린이 교통안전 말하기대회

도로교통칼럼
글. 이지영 차장(도로교통공단 편성제작처)
“지금부터 제2회 어린이 교통안전 말하기대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6월 21일 오후 3시, 방송인 김경식 씨의
힘찬 목소리가 국회 박물관을 가득 채웠다.
어린이의 눈으로 보는 안전은 어떤 모습일지,
어린이가 느끼는 도로 위 위험은 어떤 상황인지
알아보기 위해 기획된
<전국 어린이 교통안전 말하기대회>,
그 두번째 대회가 드디어 시작된 것이다.

어린이 안전의 의미 되새기는 행사의 시작

‘참 힘든데, 참으로 의미는 있다.’

지난해 11월, 1회 대회를 마치고 정리한 한 줄 평이다. 심사한 의원들과 관계자들은 행사를 마친 후 아이들의 제안에 대해 놀라움을 표했다. 국회라는 공간의 특성상 행사 준비 시간도 길지 못하고, 어린이들이 함께하는 행사다 보니 신경 쓸 부분도 한둘이 아니었다. 게다가 이 행사는 우리가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중요한 이슈를 붙잡고 있지 않은가? ‘어린이’와 ‘안전’ 말이다.

“차나 한잔하실까요?” 편성제작처장의 호출이 있던 어느 날을 기억한다. 잠시의 침묵이 흐르고 난 후 “어린이 안전 관련 행사를 기획해보면 어때요?”라는 말과 함께 부서원 전체가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논의했다.

‘어린이의 눈에서 보는 위험은 어떤 것일까?’, ‘어린이들의 작은 눈높이에서 봤을 때 차량이 다가오는 느낌은 어떨까?’, ‘횡단보도의 옐로우 카펫은 과연 안전하다고 느낄까?’, 이런저런 질문과 해답이 모이면서 기획된 행사가 <전국 어린이 교통안전 말하기대회>이다.

몇 차례의 회의를 거쳐 장소와 일정, 상금 그리고 전반적인 행사 일정을 조율하면서 우리는 과연 얼마나 많은 어린이 참여할지 걱정이 앞섰다. 재미있는 이벤트도 아니고 유명 아이돌 가수가 출연하는 행사도 아니다. 그야말로 ‘의미’로 가득한 이 행사에 어린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까? 장소는 일단 국회로 정하기로 했다. 안전을 책임지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과 양당 간사의 참여도 요청했다.

다시 한번, 어린이에게 안전을 묻다

심리학자 스미스는 사람이 의사소통할 때 ‘말하기는 30%, 읽기는 16%, 쓰기는 9%를 차지하는 반면 듣기는 45%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해 어린이들에게 안전을 묻기 시작한 것은 함께 해나가기 위한 첫 번째 발걸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와 함께 제2회 <전국 어린이 교통안전 말하기대회> 날이 다가왔다.

대회 당일, 아이들은 정말 긴장을 많이 한다. 3명에서 4명의 팀원이 한 달 이상 모여서 원고를 작성하고 발표를 연습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들이 발표를 시작하면 그때부터 아이들은 정말 긴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옆에서 보는 스텝들과 심사위원들이 오히려 긴장하는 경우가 더 많다.

아이들의 발표를 들으면 더 놀란다. 학기 초 선생님과 함께 학교 주변의 위험물을 돌아보는 수업을 제안하고, 감응 신호 설치와 어릴 때부터 안전 교육을 시행해 면허를 취득할 때까지 일정 시간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까지, 생활 속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개선하면 가능할 듯한 아이디어가 발표됐다. 다양한 분야의 교통전문가들도 참여 어린이들의 발표를 들으면서 바로 도입하고 싶을 만큼 현실성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그동안 우리는 왜 어린이들에게 안전에 관해 묻지 않았을까? 선진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유관기관들이 모여 수없이 많은 회의를 진행하고, 단속 강화와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수없이 많은 대안을 제시하고 실천했지만 어린이 교통사고는 근절되지 않았다. 정작 위험에 놓인 당사자들에게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은 물어볼 생각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어린이들은 그저 보호할 존재라 여기고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성원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 다시 한번 반성하게 된다.

역동적인 방송 속에 어린이 안전을 담다

방송은 다이내믹하고 늘 변화한다. 진화하는 미디어는 우리 삶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삶의 패턴마저도 바꾼다. 미디어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라디오 매체에서 ‘안전’ 특히 ‘어린이 안전’을 논하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이다

특히 어린이와 안전에 대해서는 누구도 반대의견을 펼치지 않는다. 어린이 교통사고에 대한 안타까움, 준법 운전을 하지 않은 운전자를 나무라는 다양한 의견도 방송에서는 주제가 되고 메시지가 된다. 문자 창을 통해 어린이들의 발표를 듣고 공감되는 내용이라는 답변을 보낸 애청자들도 많았다. 어린이들이 직접 말하는 안전이라는 주제로 국회에서 행사만 진행하고 끝났다면 우리는 현장에서 느꼈던 감동을 더 많은 사람에게 전달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전국 12개 지역에 네트워크를 가진 TBN 라디오방송을 통해 어린이들의 의견을 방송한 것은 청취자들에게 교통안전의 필요성에 공감할 시간을 마련해 준 것이다.

방송이라는 역동성에 안전과 어린이라는 큰 이슈를 담는 것은 참으로 신나는 일이다. 접수가 마감될 때까지 하루도 맘 편히 잠들지 못하는 제작진이 있고, 1시간 동안 국회 박물관에 제작 시스템을 설치하고 리허설을 진행하느라 맘을 졸이는 긴장감도 있다. 안전하게 행사를 마칠 때까지 물 한잔 편히 마시지 못하는 엔지니어와 피디, 진행자의 고단함도 있다. 하지만 어린이들의 목소리로 안전을 논하고 그들의 의견을 받아들이면서 새로운 정책이 만들어지고, 어린이 교통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이런 긴장감과 수고로움은 즐거운 일이다. 어린이 교통사고 제로화에는 너와 나, 그리고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