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흐름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교차로 신호체계 개선으로 환경비용 절감

환경×안전
글. 편집실 참고자료. 국토교통부, 환경부, 도로교통공단, 서울특별시, (사)녹색교통운동, 한국자동차환경협회
원활한 교통흐름이 교통안전과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 알고 있을까?
교차로에서 발생하는 교통체증은 사고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환경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은 교통상황에 맞는
신호체계 개선으로 안전과 환경을 지키는 데
힘을 기울이는 중이다.
교통체증이 왜 환경문제를 일으킬까?
공회전의 늪에 빠지다

출퇴근 시간 대도시 부근이라면 도심부 도로, 고속도로 할 것 없이 교통체증을 경험할 수 있다. 자동차가 멈춰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공회전하는 시간도 늘어난다.

내연기관 자동차가 운행 중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공회전이 더 나쁜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자동차환경협회에 따르면 자동차의 미세먼지 및 이산화질소 배출 원인의 50%가 ‘공회전’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회전 상태일 때는 일반적으로 주행할 때보다 일산화탄소가 6.5배, 탄화수소가 2.5배 더 많이 배출된다.

자동차 3백만 대가 하루에 5분씩 공회전을 줄이면 연간 배출되는 온실가스 9만 3천 톤, 초미세먼지 6.4톤이 줄어든다는 서울시의 발표만 봐도 공회전이 일으키는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배출가스에 포함된 매연이나 탄화수소, 질소산화물 등은 환경에도 영향을 주지만, 사람의 호흡기에도 쉽게 침투해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미 공회전으로 인한 환경문제는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사실. 서울시를 비롯한 각 지자체에서도 「자동차 공회전 제한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자동차 공회전을 제한하고 있다.

교통체증과 긴 신호대기는 공회전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단연 교차로에서 가장 빈번하게 일어난다. 이와 함께 거론되는 곳이 또 있다. 바로 드라이브 스루 매장이다. 도로 바로 옆에 있는 드라이브 스루 매장은 도로 정체를 유발할 뿐 아니라 대기하는 시간 동안 공회전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기 때문.

이렇듯 불필요한 공회전이 우리 환경을 위협하고 있다.

정체 중인 도로

드라이브 스루

교통 흐름 개선과 경제운전이 해답
개인과 정부의 실천 과제

2014년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승용차가 10분 동안 공회전을 할 경우 1.6km를 주행할 수 있는 연료가 소모된다고 한다. 환경오염뿐만 아니라 연료 낭비나 자동차 엔진성능 저하 등 이처럼 공회전이 일으키는 문제는 한둘이 아니다. 낭비되는 자원을 줄이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공회전을 멈추는 수밖에 없다.

공회전을 줄이는 습관으로는 시동을 켠 상태로 멈춰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최우선이다. 공회전 제한 장치를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공회전 제한 장치는 자동차가 정차해 있을 때는 배터리를 이용해 엔진을 구동하고, 차가 출발하면 시동이 켜지는 장치로 차량이 정지하는 순간 엔진이 멈춰 연료 소비와 매연을 줄일 수 있다. 공회전 제한 장치 설치가 어렵다면 정차 시에 기어를 중립으로 바꾸는 방법도 있다.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교통정체 또는 신호대기가 길어져 3분 이상 정차 시에는 기어를 중립(N)으로 바꾸는 것이 연비와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도움이 된다(2020년 4월 국토교통부 발표). 단, 3분 이내의 짧은 시간 정차 시에는 오히려 기어에 부담이 갈 수 있어 주행(D) 기어를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와 함께 평소에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경제운전까지 실천하면 불필요하게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

운전자들의 실천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개개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발생하는 교통정체는 주원인을 분석해 도로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일 것이다. 여기부터는 관련 기관의 노력이 필요하다. 교통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회전교차로를 확대하고 차로를 늘리거나 신호체계를 개선하는 등 도로 상황에 따른 환경 개선 사례가 대표적이다. 외국에서는 교통상황에 따라 신호를 제어하는 AI 기술을 도입하는 중이다. AI 센서가 교차로의 교통상황을 분석해 실시간 교통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신호등을 최적화해 교통정체를 줄이는 방식이다. 국내 스마트 교차로에 사용하는 AI 감응 신호 시스템과 유사하다.

오늘부터 실천해요.
환경과 안전을 지키는 경제운전

교차로 신호체계 개선으로 환경비용 절감
교통환경에 선제 대응하는 KoROAD

도로교통공단 또한 탄소배출을 줄이는 교통환경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교통정보센터 운영 업무를 위탁 받은 도로교통공단은 매년 전국 지자체 교차로를 조사해 교차로 신호체계를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사업을 운영하는 중이다.

올해 3월 발표한 ‘2022년 전국 22개 지자체 교통신호체계 개선 결과’를 보면, 교차로 신호체계 개선에 따라 탄소 발생이 절감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6,185개 교차로에서 교통상황을 반영해 신호체계를 개선한 결과 차량 속도는 17%(25.4km/h→29.8km/h) 향상되고, 지체시간은 30%(122.1초/km→96.5초/km)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 이에 따라 탄소발생이 줄어들면서 절감된 환경비용은 185.5억 원이다.

도로교통공단은 ESG 경영을 실천하는 준정부기관으로서 탄소배출을 줄이는 교통흐름 제고를 위한 노력을 꾸준히 펼쳐나갈 계획이다. 교차로 신호체계 개선 사업도 그중 하나다. 이 밖에 첨단교통정보 시스템을 활용한 지역 맞춤형 교통정보 제공, 스마트 교차로 등 원활한 교통흐름을 만들기 위한 연구도 이어나가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교통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교차로의 교통량을 분석하고 신호체계를 개선하는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첨단 장비와 기술력이 필수적이다. 이에 도로교통공단은 교통공학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중이다. 지난 6월에는 ‘스마트 미래교통 자문단’을 출범해 미래교통 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자율주행, 빅데이터, IT 서비스, 인공지능 등 4개 분야의 전문가 11명으로 구성된 자문단은 관련 기술 개발과 서비스 고도화 등 공단에서 진행 중인 교통공학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전국 생활권 주요교차로 교통환경 개선 전, 후 비교(교통체증 감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