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에서 운전면허를 취득하려면?

도로교통칼럼
글. 한효승 연구원(도로교통공단 정책연구처)
우리나라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하기 위해서는 도로교통법 제80조에 따라
시도경찰청장으로부터 운전면허를 받아야 합니다.
적성검사와 교통안전교육, 학과시험(필기)에 합격하고, 장내기능시험과 도로주행시험을 거쳐야 하지요.
그렇다면 다른 나라에서 운전면허를 취득하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할까요?
미국_ 캘리포니아주

연방정부와 주 정부가 이원적으로 관리하는 체제를 취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연방정부에서는 연방운수안전청(Federal Motor Carrier Safety Administration, FMCSA)에서 사업용 차량 운전면허를 통합 관리하고 있고, 주 정부에서는 일반인의 운전면허 행정관리업무와 시험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은 주 정부마다 운전면허 취득 관리기관과 절차가 상이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자동차국(Department of Motor Vehicles, DMV)에서 운전면허를 관리합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운전면허시험을 신청할 수 있는 최소연령은 만 15.5세입니다.

다만, 응시자 나이가 만 18세 미만인지 여부에 따라 취득 절차가 다르게 진행됩니다. 우선 부모의 동의가 필요하고, 이론시험에 합격한 후 별도의 운전자 교육이나 통합운전자 연수프로그램을 이수했다는 증명서를 받아야 합니다. 상업용 운전자용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최소 나이는 만 18세부터지만, 위험물 운송이나 주간 상업활동은 만 21세부터 가능합니다.

캘리포니아주의 일반적인 운전면허 취득 절차는 위의 진행도와 같습니다.

이론시험에 합격해 운전허가증을 받은 운전자들은 도로주행시험에 응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는 필기시험에 합격했더라도, 별도의 미성년자 운전면허 연습과정(Supervised Driving Practice)을 이수해야 합니다. 캘리포니아 운전면허증이 있는 만 25세 이상의 성인(감독관)과 함께 50시간의 연습을 완료해야 합니다. 이때, 50시간 중 10시간은 야간 운전을 포함해야 하며, 감독 운전 기록(Supervised Driving Log)에 운전날짜, 연습 시간 등을 기재해 과정 이수 여부를 증빙합니다. 과정 이수 후 비로소 운전허가증을 취득하며 6개월 이후에 도로주행시험을 응시할 수 있습니다. 도로주행시험은 주행 전 안전 점검과 주행 평가로 이뤄져 있으며, 주행 전 안전 점검의 경우 시험관이 요청한 17가지 항목의 안전 점검을 수행해야 합니다. 주행 평가는 주차장에서의 운전, 교통 합류, 교차로, 차로 변경 등 다양한 교통 환경이 갖춰진 운전코스에서 이뤄지며, 시험 중 중대한 실수가 없고 경미한 실수 15개 이하일 경우 합격할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California State Department of Motor Vehicle(2022), “Driver Handbook”

호주_ 뉴사우스웨일스주

호주의 운전면허의 특징은 단계적 운전면허제도(Graduated Licensing Scheme, GLS)를 실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제도는 장기간의 운전 연습을 통해 초보운전자들의 도로 환경 적응과 운전 능력 향상을 이루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만 25세 미만의 경우 4년, 만 25세 이상의 경우 최소 3년 이상의 운전 연습 과정을 거치도록 하고 있으며, 연습 면허 내에서도 일련의 단계를 거치도록 하고 있습니다.

연습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필기시험을 통과해야 합니다. 필기시험은 일반지식, 도로 안전, 도로표지 총 3가지 과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터치스크린 기반 컴퓨터를 통해 시험을 보게 됩니다. 필기시험 합격 후 연습 면허로 차량을 운전할 때는 반드시 ‘L’이라고 적힌 표지판을 차량 앞뒤에 부착하여 주변 차들에 알려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임시면허 P1과 P2도 해당 면허에 맞는 표지를 차량 앞뒤로 부착하여 운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연습 면허를 취득한 만 25세 미만의 운전자의 경우 최소 120시간 이상의 운전 연습을 인증받아야 하며, 만 25세 이상은 별도의 연습 시간을 채우지 않더라도 위험인지 시험에 응시할 수 있습니다. 위험인지 시험은 실제 교통상황으로 구성된 15가지 영상을 보여주고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면 터치하여 답을 전송합니다. 그러나 필기시험과는 달리 응답시간, 터치 횟수 등 다양한 요소가 고려된 복잡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서 별도로 합격점수를 공개하지 않습니다.

호주 연습면허차량

도로주행시험은 위험인지 시험을 통과한 후 응시할 수 있습니다. 응시자가 시험구역을 운전하는 동안 시험관이 응시자의 운전 행동을 관찰하며 지속해서 평가하는 방식입니다. 평가 범주는 속도관리, 도로 위치 선정, 의사결정, 위험 반응, 차량제어 등이 있으며 평가요소 합계가 90%를 넘고 불합격 요소가 없을 경우 통과할 수 있습니다. 시험에 불합격하면 7일 이후 재응시할 수 있으며 운전행태 중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기록한 주행 시험기록을 응시자에게 줍니다.

도로주행시험까지 모두 통과하면 임시면허 ‘P1’을 발급받게 됩니다. P1 발급 후 최소 12개월이 지나면 별도의 시험절차 없이 임시면허 ‘P2’를 발급받게 되며, P2 발급 이후 최소 24개월이 지나야 비로소 정식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도로주행시험 이후에는 별도의 자격시험이 없지만, 임시면허 기간 중 법규위반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벌점을 받으면 운전면허 취득 절차를 다시 처음부터 진행해야 합니다.

참고문헌
Transport for New South Wales(2021), “A Guide to the Driving Test”

영국

2020년 1월 31일 유럽연합을 공식적으로 탈퇴하기 전까지 EU 운전면허 표준에 따라 운전면허제도를 운영했고, 현재도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시력 기준과 최소연령 기준을 통과하면 임시면허를 발급해 운전 연습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영국에서 일반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는 최소 나이는 만 17세부터이나, 운전면허 취득 절차를 신청할 수 있는 나이는 만 15세 9개월부터입니다. 이때, 임시면허(Provisional Licence)를 발급받게 되고 공인 운전 강사에게 운전 교육을 이수 받거나, 일정 수준 이상의 자격을 갖춘 주변인으로부터 운전 강습을 받으면서 필기시험과 도로주행시험에 합격해야 합니다. 영국 운전면허 취득 절차는 오른쪽아래 절차도와 같습니다.

임시면허를 취득하면 이론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데, 영국의 이론시험은 일반적인 객관식 필기시험과 위험인지 시험 2가지 분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두 종류의 시험에 모두 합격해야 합니다. 두 시험 모두 컴퓨터 기반으로 시험이 치러지며, 시험응시 후 곧바로 합격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도로주행시험은 이론시험을 모두 통과한 후 응시할 수 있으며, 시험절차는 시력검사, 차량 안전 관련 구술시험, 운전 능력 평가 총 3단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시력검사의 경우 20m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시험관이 지정한 차량의 번호판을 읽는 것으로 3번의 기회가 주어집니다. 차량 안전 관련 구술시험에서는 차량 점검과 기능에 대해 시험관이 질문을 하며, 일부 질문은 응시자가 직접 해당 점검내용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운전 능력 평가는 응시자가 시험관의 지시에 따라 도로에서 직접 차량을 운행하는 것을 평가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와 달리 운전경로는 사전에 공개되지 않고 시험 도중 시험관이 지시하는 과제들을 이행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과제로는 비상정지, 도로변 평행주차, 언덕에서 출발하기 등이 있으며, 주행 중 시험코스를 이탈하더라도 교통사고 등 심각한 실수가 아니라면 시험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불합격 시에는 10일 이후 재응시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