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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2017 안전공감 마라톤

글. 이아름(자유기고가) / 사진. 김재룡
여의도에서 달리자, 국민 오천 명 모여라
쾌청한 날씨에 따스한 햇볕. 한동안 ‘위험’을 나타내던 미세먼지 수치도 오늘만은 ‘좋음’이다. 어느새 오천 명이 넘게 모인 여의도공원에는 이미 설렘과 기대감이 가득. 지난 4월 23일, 여의도공원 문화마당에는 ‘안전공감 마라톤’에 참가하는 시민들이 모였다. 안전한 교통문화 확산과 대국민 선진교통질서 확립을 위해 개최된 행사로, 도로교통공단은 이 마라톤의 첫 시작인 2015년부터 후원에 나서며 행사를 함께 이어오고 있다. 문화공원 한가운데 우뚝 세워진 포토존에는 참가자 전원의 이름이 적혀있다. 자신의 이름을 찾은 참가자들은 설렘 가득한 표정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페이스페인팅을 한 아이는 파란 풍선을 손에 쥐고 어디론가 뛰어간다. 삼삼오오 모여 스트레칭을 하고, 운동화 끈을 조이기도 한다. 마치 운동회 아침의 분위기다. 잠시 후, 오천 명의 시선이 한 곳에 모인다. 안전공감 마라톤을 주최한 현대글로비스 김경배 대표이사와 한국생활안전연합 윤명오 교수의 축사가 시작된 것. 이어 도로교통공단 신용선 이사장이 메인무대에 섰다. “화창하고 즐거운 일요일,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모인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정밀한 교통사고 분석, 교육방송 등 공감안전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어린이 안전 생활 및 사회를 위해 앞장서는 도로교통공단이 되겠습니다. 오늘 마라톤이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안전을 향해 달려라 달려
간단한 축사에 이어 다 함께 스트레칭을 마친 참가자들이 출발선으로 모인다. 자원봉사자들이 손을 맞잡아 만든 안전선 앞으로 모든 참가자들이 선다. 오늘의 코스는 여의도 공원에서 출발해 한강시민공원과 윤중로 등을 지나는 여의도 일대로, 5㎞와 10㎞로 나뉜다. 10㎞ 참가자부터 시작해 두 팀으로 나뉜 5㎞ 참가자들이 차례로 출발이다. 국민의 안전 의식을 고취한다는 행사 목적과 참가자들의 의지를 높이기 위한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참가자들이 두 손을 높이 들어 머리 위로 함께 ‘안전공감 마라톤’현수막을 넘긴다. 마라톤 시작 전의 설렘과 안전에 대한 염원이 담긴 파란 물결이 온 참가자를 뒤덮는다. “여러분, 안전이 제일이라는 점 잊지 마시고요. 카운트 다운하겠습니다. 5, 4, 3, 2, 1, 출발! 조심히 다녀오십시오!” 조우종 아나운서의 힘찬 목소리를 시작으로 커다란 출발음이 여의도 일대에 퍼진다. 참가자들이 힘찬발걸음을 내딛는다.
안전공감 마리톤의 매력은 참가자들로부터 나온다. 유모차에 세 살배기 아이를 태워 함께 걷는 젊은 부부부터, 머리 끈에 풍선을 묶고 달리는 미취학 아이들, 멋진 흰 머리를 휘날리는 노인 등 다른 마라톤에서는 만날 수 없는 참가자들 덕이다.
체험하고 공감하는 안전공감 체험
취지에 걸맞게 마라토너들의 안전을 위해 의료진이 상주하는 응급본부가 행사장 중앙에 마련됐다. 마라톤 주요 코스 구간에 안전요원 300여 명과 구급차 여러 대를 배치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안전에 관련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백문이 불여일견. 아무리 안전이 중요하다고 말해도 직접 경험해보는 것만 못하다. 불안전한 상황을 직접 겪게 할 수 없으니 기기와 소품 등을 이용한 시뮬레이션 체험이 주를 이뤘다. 안전체험존에서는 가상현실 VR기기를 이용한 난폭운전 체험이 이뤄졌고, 횡단보도를 더욱 안전하게 건너기 위한 체험 교육도 진행됐다. 미니카를 타고 직접 운전할 수 있는 도로운전 체험코스존에는 더욱 활기찬 기운이 맴돌았다. 아이들은 함께 탄부모의 지시와 도로교통공단 직원들의 안내로 미니카를 직접 운전했다.
도로교통공단뿐만 아니라 현대글로비스와 한국생활안전연합도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안전벨트 효과 체험, 어린이 안전 퀴즈대회, 심폐소생술 등의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마라톤의 꽃, 메달을 목에 걸고
“엄마, 결승전에 같이 들어가자. 얼른 와!”기록을 위한 마라톤이기보다는 안전한 일상을 염원한다는 취지가 결승선에서도 드러났다. 조금 늦게 뛰어온 엄마를 위해 결승선 앞에서 기다리는 아들, 아이의 풀린 운동화 끈을 묶어주겠다며 잠시 발걸음을 멈추는 어른도 볼 수 있었다. 한 시간이 채 되기도 전에 많은 인원이 도착했다. 너나 할 것 없이 숨을 쌕쌕 내쉬고, 누군가는 바닥에 주저앉기도 했다. 하지만 표정만은 밝다. 성취감이 가득한 얼굴이다.
연습 없이 아빠, 엄마와 마라톤에 참가했다는 영재는 초등학교 3학년이다. “힘들긴 하지만 엄마, 아빠와 함께 뛸 수 있어 좋았어요. 마라톤 참가는 처음인데 생각보다 뿌듯하네요. 커서도 이 메달을 꼭 간직할 거에요.” 작년에 아내와 참가했다가 좋은 취지에 한 번 반하고, 활기찬 분위기에 두 번 반했다는 영재의 아빠 이창희 씨 역시 “올해는 아들과 함께 뛰니 더욱 의미 있었어요. 내년에도 건강한 몸을 유지해서 세 식구가 함께 참여하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3회 연속 참여 중이라는 도로교통공단 윤덕준 대리 역시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나만의 작은 성취감이랄까요. 한 살 더 먹어서 그런지 올해는 작년보다 조금 늦었습니다. 그래도 상쾌한 기분으로 즐겼네요.” 참가자 전원에게는 안전운전 용품과 기능성 티셔츠, 완주 메달이 전달됐다. 메달을 목에 걸고 신난 모습이 나이를 불문하고 한결같다. 이번 마라톤 참가자들의 참가비는 모두 안전사고 예방 활동에 사용된다. 서로의 배려와 미소 덕에 우리 모두 안전한 환경에서 살고 있음을, 우리 모두가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진 행복한 사람임을 느낀 하루가 되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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