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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익숙한 길이
더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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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다니는 곳과 태어나 처음 온 곳 중에서 더 위험한 쪽은 어디일까?
대부분 평소 다니는 곳보다 처음 온 낯선 곳을 더 위험하다고 생각하며
평소보다 긴장하고 조심스럽게 행동한다.
낯설다는 것은 어떤 자극에 대한 경험이 없거나 매우 적다는 뜻으로, 우리는 낯선 상황이나 환경에서 필요한 적절한 행동 방식을 잘 알지 못한다.
그리고 낯선 상황에서 보다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이러한 반응이 예상할 수 없는 사고나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것이다.글. 박선건(충북대학교 교통심리학 강사)
일러스트. 강수정
익숙한 자극이 주는 의식과 행동의 변화
과연 우리가 평소에 이용하는 장소나 길처럼 익숙한 환경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안전할까? 필자의 경우, 자주 가는 곳에 갈때 다니는 일정한 경로가 있다. 목적지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 차이가 없는 다른 경로가 있음에도 거의 항상 같은 경로를 이용한다. 아마 여러분도 비슷할 것이다. 그 이유는 익숙함 때문이다.익숙하다는 것은 어떤 대상에 대해 자주 겪어 잘 알고 이에 대한 행동이 서투르지 않고 능숙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익숙한 길에서 우리는 경계하거나 긴장하지 않고 심리적으로도 편안한 상태가 된다. 길을 다니면서 자신에게 닥칠 사고나 위험을 걱정하며 다니고 싶은 사람은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안전하다고 믿는 익숙한 길로 다닌다. 그러나 정말 익숙한 그 길은 우리가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만큼 안전할까? 익숙해진 자극이나 과업은 우리의 행동에 변화를 가져온다. 이런 행동변화를 설명해주는 몇 가지 심리학적 사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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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주의용량으로 효율성을 높이는 자동화
먼저, 자동화 또는 자동적 처리 현상이다. 어떤 일에 익숙해지면 거기에 사용되는 주의용량이 엄청날 정도로 줄어들고 그 최소한의 주의용량으로 능숙하게 일을 수행하는 것이 자동적 처리(자동화된 주의) 현상이다(박지영, 2010) . 자동적 처리는 인간이 갖는 제한된 주의용량의 사용 효율성을 높여준다. 따라서 자동적 처리가 이루어지면 우리는 그것이 익숙하고 쉽다고 여긴다. 리즌(Reason, 1990)에 의하면, 오류는 매우 익숙한 상황, 자동화된 행동이나 작업을 수행할 때 빈번하게 발생한다. 즉, 익숙한 도로에서 운전할때 오히려 오류 발생 가능성이 증가하는 것이다. 익숙한 도로에서 하는 운전은 별 의식 없이 이루어진다. 그래서 방향지시등 작동과 차선변경의 순서가 뒤바뀌기도 한다. 이런 오류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경우는 별로 없다. 그래서 자동적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는 별 거 아닌 것으로 치부된다. 그러나 오류는 운전자를 당황스럽게 만들고 이러한 심리상태는 다른 실수나 오류 행동으로 연결돼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
자동적 처리는 인간이 갖는 제한된 주의용량의 사용 효율성을 높여준다. 따라서 자동적 처리가 이루어지면 우리는 그것이 익숙하고 쉽다고 여긴다
일정 위험 수준을 유지하려는 운전자의 위험보상설
위험보상설은 운전자가 일정한 위험 수준을 변함없이 유지하려는 성향을 갖고 있다고 본다. 운전자는 위험하다고 인식한 곳에서는 속도를 낮추고,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곳에서는 속도를 높여 주관적인 위험 인식과 주행속도를 통합한 일정량의 위험 수준을 유지시킨다. 따라서 운전자가 인식한 위험 수준이 낮다면 오히려 과속이나 난폭운전을 하는 경향이 있다(O’Neill, 1977) . 클레벨스베르그(Klebelsberg,1982)는 객관적인 안전은 변화하지 않는데 주관적인 안전이 증가하면 과속운전 등 운전자들이 위험 운전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했다. 연화(蓮花, 1990; 이순철, 2000에서 재인용)도 이것에 대해 주관적 안전이 객관적 안전보다 높아지면 ‘자기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위험사태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강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결과는 익숙해진다는 것이 노출된 상황이나 환경 및 그에 대한 자신의 능력에 대한 오판을 가져오며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익숙한 길에서 우리는 경계하거나 조심스럽게 행동하지 않는다. 그래서 익숙한 길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안전하지 않을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