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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을 향한 첫걸음,
해남 땅끝드라이브

땅끝드라이브의 묘미는
바다와 맞닿아 있는 방파제까지
달리는 데 있다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 그런데도 준비 없이 맞이하는 끝은 당황하기 마련이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 끝은 필요하고, 사람들은 한 번쯤 그 끝을 보려 한다. 끝을 봐야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우리 땅, 한반도의 땅끝은 전라남도 해남이다. 더는 물러설 수 없는 땅끝에서 새로운 시작을 향한 첫걸음을 딛어보자.

글/사진. 임운석 여행작가(「여행의 로망, 캠핑카 스토리」 저자)

달리고 싶을 때 달리는 드라이브 여행

학창 시절 ‘사회과 부도’라는 책이 있었다. 요즘은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전 세계를 자유자재로 여행할 수 있지만, 불과 20여년 전만 하더라도 역사, 지리, 세계사를 공부하려면 책을 통해서만 정보를 얻어야 했다. 사회과 부도는 그럴 때 매우 유용하게 사용하던 부교재였다. 사회과 부도에 절대 빠지지 않는 게 바로 우리나라 전도다. 펼치면 A3용지보다 큰 지도를 보며 전국 이곳저곳을 여행하는 듯한 재미를 느꼈다. 그러다 발견한 곳이 우리나라의 땅끝에 있는 전라남도 해남군이었다. 해남은 강진, 영암, 목포와 맞닿아 있으며, 바다를 사이에 두고 완도, 진도, 신안과 인접해 있다. 해남군의 여러 지역 가운데 땅끝 지점은 송지면이다.
해남은 서울에서 찾아가려면 거리가 만만찮다. 대중교통편은 서울 용산역에서 광주까지 KTX로 이동한 뒤 시외버스로 환승해야 한다. 소요 시간은 4시간 정도다. 손수 운전할 경우 400km가 넘는 거리를 쉼 없이 달린다 해도 5시간 정도 소요된다. 멀리 떨어져 있는 만큼 땅끝의 의미가 더 크고 깊게 다가온다.
요즘 코로나19로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 세계가 비상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외부와 격리되어 생활할 순 없는 일이다. 여행 기사를 보고 언젠가 떠날 드라이브 여행을 그려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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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땅끝마을 배경으로 모노레일이 이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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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 땅끝조각공원에서 바라본 바다풍경

조각공원의 백미는 발아래 펼쳐진 바다 풍경

해남 땅끝드라이브 때 이용하는 77번 국도는 총 길이가 약 1,240km로써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국도다. 부산에서 출발해 남해안과 서해안을 경유해 경기도 파주까지 이른다. 동해안에 7번 국도가 있다면 서해안과 남해안에는 77번 국도가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 땅끝드라이브 구간은 해남군 송지면을 누비는 땅끝해안로다.
땅끝드라이브는 땅끝조각공원에서 출발한다. 조각공원은 윤도 산(284m) 자락에 자리를 잡은 까닭에 경사면을 따라 조각품 26점이 전시돼 있다. 조각공원은 의외로 넓다. 중앙 계단을 따라 오르거나 오른쪽 경사면을 따라 올라도 좋다. 경사면에는 넝쿨 터널이 꾸며져 있는데 여름철 한낮의 뜨거운 태양도 거뜬히 막아낼 만큼 촘촘하다. 작품을 감상하며 한 계단씩 오르다가 뒤를 돌아보면 아득한 바다가 넓디넓게 펼쳐진다. 12시 방향 가장 높은 산봉우리에는 땅끝전망대가 우뚝 솟아있고, 푸른 바다에는 양식장 부표가 둥둥 떠 있다. 그 모습이 마치 밤하늘의 은하수처럼 촘촘하다. 한가롭게 바다에 떠 있는 작은 어선들 뒤로 부드러운 곡선을 자랑하는 산들이 잠든 듯 평온하다. 여유로운 풍경에 마음마저 유유자적하다. 조각공원 정상까지 오르며 작품을 챙겨 본다. 주로 아래쪽에는 해남의 자연과 풍습 등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 많고, 위쪽으로 갈수록 인체를 소재로 한 작품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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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 노송과 어우러진 송호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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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4. 땅끝전망대 가는 계단 옆으로 원시림이 우거졌다
중앙에 놓인 계단은 숲속 산책로와 이어진다. 조각공원을 한 바퀴 돌아보고 내려오면서 이런 생각이 문뜩 밀려왔다. 이곳의 백미는 조각품이 아니라 발아래 펼쳐진 바다 풍경이라는 생각.
77번 국도는 서쪽으로 이어진다. 조금 달리는가 싶더니 이내 사구미해변 주차장이다. ‘사구미’는 옛날 이곳에서 사금이 많이 채취된 데서 유래했다는 설과 모래언덕의 끝이라는 뜻의 사구미(沙丘尾)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어느 것이 정설인지 알 길 없지만, 해변에 내려서는 순간 모래가 무척 곱다는 것을 실감한다. 밀가루 입자를 만지는 듯하다면 이해할 수 있을까. 이런 백사장이 약 1.5km 정도 이어진다. 경사가 완만하고 수심이 얕아 어린 자녀와 함께 물놀이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특히 해변 뒤편에는 바람을 막을 목적으로 조성한 곰솔 숲이 있어 텐트를 치고 한나절 쉬어가기에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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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5. 등불 모양의 땅끝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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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6. 동백꽃이 붉은색을 뽐낸다

새롭게 시작하는 거야, 땅끝에서

77번 국도가 사구미해변을 지나자 마을 안길로 접어든다. 차창 밖에는 야트막한 시골집과 황토에 뒤덮인 밭이 맞붙어 흐른다. 해남은 사계절 볕이 잘 들고 기온이 따뜻하다. 해남에서 이모작이 가능한 이유다. 밭에는 겨울 배추와 고구마, 참다래가 황토의 영양분을 섭취하며 한껏 맛을 더한다. 다음 목적지 땅끝마을까지 가는 길에 ‘전망 좋은 곳’이라 적힌 이정표가 한두 곳이 아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갓길에 주차하고 풍경을 내려다본다. 수평선 위에 무심히 던져놓은 듯한 섬들이 듬성듬성 흩어져 있다. 고깃배들은 엔진도 켜지 않은 채 세월을 낚는 듯 여유롭다. 워낙 고요해서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양식장에서 김과 전복이 맛있게 밥 먹는 소리가 들릴 것 같다.

드디어 땅끝마을에 이른다. 땅끝마을에 도착하면 모노레일을 타고 땅끝전망대부터 챙겨보자. 걸어 올라갈 수도 있지만, 모노레일을 이용하면 땅끝마을의 평화롭고 한가로운 풍경을 감상하며 오를 수 있다. 모노레일이 도착하는 사자봉 정상에는 등불 모양의 전망대가 우뚝 섰다. 전망대 모양이 등불 모양인 이유는 사자봉 정상에 원래 갈두산 봉수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전망대 옆에 봉수대를 꾸며놓은 것도 그 이유에서다. 전망대에서 보는 풍광은 한마디로 탄성을 자아낸다. 여객선이 갈두여객터미널을 오가고 진도, 완도를 비롯해 크고 작은 섬들이 모여 다도해를 이룬다. 특히 남쪽에 자리한 보길도, 백일도는 곧장 뛰어가도 닿을 듯 가깝다. 수평선에 걸린 섬들은 마치 바다를 수놓는 흑진주처럼 아름답다. 맑은 날에는 제주도 한라산까지 볼 수 있다고 한다.

땅끝전망대에서 땅끝을 향해 나무계단을 따라 걷는다. 계단 옆으로 원시림이 우거져 있으며, 땅끝으로 향할수록 바람이 강하다.
파도 소리도 거칠게 밀려온다. 비로소 땅끝이다. 한반도의 최남단, 그곳에 뾰족한 땅끝탑이 서 있고 그 앞에 뱃머리 모양의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 선 사람들은 영화 ‘타이타닉’의 명장면을 떠올리며 두 팔을 벌려 바다를 껴안는다. 너른 바다, 너른 세상이 작은 품에 왈칵 와서 안긴 채 속삭인다. “여기가 땅끝이야, 이제 뒤돌아보지 말고 앞만 보고 새롭게 시작하는 거야”라고.

땅끝탑에서 땅끝마을로 걸어 나오는 길에 동백꽃이 꽃송이째 바닥에 뒹군다. 꽃송이가 아기 주먹만 하다. 동백꽃내음 뒤에 갈두 여객터미널에서 울어대는 뱃고동 소리가 전해온다. 발걸음은 여객터미널 선착장에 있는 맴섬 앞에 닿는다. 두 개의 바위섬으로 이루어진 맴섬 사이로 해가 떠오르는데, 그 풍경을 촬영하려고 많은 사진가가 찾아 온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광경은 일 년에 딱 두 번, 2월과 10월에만 볼 수 있다.

노송의 품격과 이국적인 바다의 조화

77번 국도는 땅끝마을을 지나서도 이어진다. 다음 구간은 땅끝 오토캠핑장과 연결된 송호해변이다. 해남의 대표적 해변인 이곳에는 수백 년 된 노송이 해변을 따라 약 1km 이어진다. 해변에 노송이 무성하고 맑고 잔잔한 바다의 물결이 마치 호수 같다고 하여 송호 해변이라 부른다. 이곳은 모래가 곱고 수심이 얕아 가족 여행객들 에게 인기 만점이다.
77번 국도 땅끝드라이브는 대죽리 앞바다에서 마무리된다. 중리 신비의 바닷길이라 불리는 곳으로 사진찍기 좋은 명소로 유명하 다. 하루에 12시간 간격으로 바닷길이 두 번 열린다.
송호해변과 맞닿아 있는 땅끝오토캠핑장은 송호해변에서는 일몰 을, 땅끝전망대에서는 일출을 동시에 맞이할 수 있다. 특히 송호해 변으로 저무는 일몰은 노송 사이로 저물어서 더욱더 서정적이다.
게다가 자리를 옮길 필요 없이 캠핑장 안에서 감상한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캠핑장의 위치가 해변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있는 덕분이다.
캠핑장에는 바다가 보이는 위치에 캠핑카 사이트 4개, 오토캠핑이 가능한 데크 21개와 흙으로 조성된 사이트 25개, 카라반 18동이 있다. 카라반은 4인 가족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옹골차게 꾸며져 있고 생활용품도 잘 갖춰 놓아 불편하지 않다. 이외에 체육시설, 음수대, 샤워실, 취사실 등 편의시설이 우수하다. 4월 현재 코로나19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해 휴장 중이니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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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7. 땅끝오토캠핑장의 카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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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 봉긋한 두 섬까지 하루에 두 번바닷길이 열린다

땅끝드라이브코스 땅끝조각공원~사구미해변~땅끝마을~땅끝모노레일~
땅끝전망대(땅 끝섬, 맴섬)~송호해변~중리 신비의
바닷길(대죽리 앞바다)
땅끝마을 관광안내소 전남 해남군 송지면 땅끝마을길 70-7
☎ 061-532-1330
땅끝오토캠핑장 전남 해남군 송지면 갈산길 25-5
☎ 061-534-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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