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즐기는 벚꽃길 100㎞
오천길의 존재감은 다소 역설적이다. 일대는 원래 특별한 요소가 없는 지역이다. 괴산을 비롯해 증평, 청원, 조치원 등지까지 모두 외지인들에게 인상적인 느낌을 남기지 않는, 평범한 시골 지역이다. 그나마 조치원은 세종특별자치시가 출범하면서 졸지에 세종시에 편입되었지만 급속도로 조성된 ‘공무원의 도시’ 세종시 역시 특별하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비교적 존재감 없는 지역을 지나는 이 길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풍경들을 옥구슬을 꿰듯 연결하면서 오히려 개성과 매력을 더하는 역설의 효과를 보여준다. 특히 4월의 봄날이 되면, 오천길은 이 땅에서 가장길고 화사한 꽃길로 변신한다. 그야말로 자전거로 달리기 좋은 풍경이다.
인공을 최소화한 ‘전원 친화적’ 코스
오천길의 특별한 미덕은 길 대부분을 거의 최소한의 공사만 실시해 기존의 도로와 농로, 둑길을 최대한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자동차나 보행자의 간섭을 받지 않는, 오직 자전거 라이딩만의 공간으로서는 다소 미흡하다.
그러나 이 전원 친화적인 길은 선택의 여지없이 궤도를 따라 달리는 수동적인 여정이 아니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전원 풍경 속으로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가는 것 같은 아늑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오천길은 출발지와 종점이 동떨어져 있어 일정 잡기가 쉽지 않다. 괴산에서 출발해야 하류 방향이어서 라이딩이 편한데, 남풍이 부는 여름에는 세종에서 출발해도 순풍을 맞을 수 있어 나쁘지 않다. 편도 코스여서 시외버스터미널이 있는 세종이나 조치원, 괴산을 기점으로 잡는 것이 좋다. 괴산에서 연풍까지는 시내버스가 다닌다. 충주와 수원에서는 연풍행 버스가 각각 하루 몇 차례 있다.
이번 코스의 출발점은 새재길 이화령의 초입인 괴산군 연풍면 행촌교차로. 물론 남쪽의 세종시에서 출발해도 되지만 내륙 산악지대인 괴산에서 출발해 점점 평야지대로 이동하는 것이 체력적, 정서적으로 편안해 가장 추천할만 하다. 출발 후 한동안은 자전거 전용도로로 전세를 낸 것 같은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옛 34번 국도의 갓길을 따라가는 괴산~연풍 간 새 길이 뚫려 차량 통행이 드물기 때문이다. 일반도로 구간에는 갓길 바닥에 파란색 라인과 자전거 표시를 해놓아 코스를 알아볼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이 전원 친화적인 길은 선택의 여지없이 궤도를 따라 달리는 수동적인 여정이 아니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전원 풍경 속으로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가는 것 같은 아늑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오천길은 출발지와 종점이 동떨어져 있어 일정 잡기가 쉽지 않다. 괴산에서 출발해야 하류 방향이어서 라이딩이 편한데, 남풍이 부는 여름에는 세종에서 출발해도 순풍을 맞을 수 있어 나쁘지 않다. 편도 코스여서 시외버스터미널이 있는 세종이나 조치원, 괴산을 기점으로 잡는 것이 좋다. 괴산에서 연풍까지는 시내버스가 다닌다. 충주와 수원에서는 연풍행 버스가 각각 하루 몇 차례 있다.
이번 코스의 출발점은 새재길 이화령의 초입인 괴산군 연풍면 행촌교차로. 물론 남쪽의 세종시에서 출발해도 되지만 내륙 산악지대인 괴산에서 출발해 점점 평야지대로 이동하는 것이 체력적, 정서적으로 편안해 가장 추천할만 하다. 출발 후 한동안은 자전거 전용도로로 전세를 낸 것 같은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옛 34번 국도의 갓길을 따라가는 괴산~연풍 간 새 길이 뚫려 차량 통행이 드물기 때문이다. 일반도로 구간에는 갓길 바닥에 파란색 라인과 자전거 표시를 해놓아 코스를 알아볼 수 있게 했다.
은근한 오르막부터 넓은 들판까지
괴산읍을 지나 증평으로 진입하는 모래재(228m)까지는 골짜기마다 작은 마을이 깃들어 있다. 들판은 손바닥만한 산간지대다. 모래재는 오천길에서 가장 높고 힘든 구간이지만 괴산 방면으로 오르면 고도차가 크지 않아 어렵지 않게 넘을 수 있다.
모래재를 넘어 내리막을 질주하면 지금까지와는 달리 넓은 들판이 나타난다. 산들은 저만치 한발 물러선다. 그동안 산간계곡의 도로와 농로를 주로 달렸다면 지금부터는 보강천을 따라가는 강변 둑길이다.
증평읍내를 지나면 전형적인 4대강길처럼 장대한 둑길이 펼쳐진다. 멀리 고층 아파트 단지가 삐죽이 솟아나고 산업단지가 들어서고 있는 오창읍에 접어들면 물길은 미호천으로 이름이 바뀐다. 들판은 한층 더 넓어지고 갑자기 전투기의 굉음이 귀와 하늘을 가른다. 코스 바로 옆에 군용 비행장을 겸한 청주국제공항에서 F-15 전투기들이 이착륙 훈련을 한다. 발길만 멈추면 자전거길에서 에어쇼와 다름없는 장관을 즐길 수 있다.
모래재를 넘어 내리막을 질주하면 지금까지와는 달리 넓은 들판이 나타난다. 산들은 저만치 한발 물러선다. 그동안 산간계곡의 도로와 농로를 주로 달렸다면 지금부터는 보강천을 따라가는 강변 둑길이다.
증평읍내를 지나면 전형적인 4대강길처럼 장대한 둑길이 펼쳐진다. 멀리 고층 아파트 단지가 삐죽이 솟아나고 산업단지가 들어서고 있는 오창읍에 접어들면 물길은 미호천으로 이름이 바뀐다. 들판은 한층 더 넓어지고 갑자기 전투기의 굉음이 귀와 하늘을 가른다. 코스 바로 옆에 군용 비행장을 겸한 청주국제공항에서 F-15 전투기들이 이착륙 훈련을 한다. 발길만 멈추면 자전거길에서 에어쇼와 다름없는 장관을 즐길 수 있다.
아득한 둑길 또 둑길
청주시내를 흘러온 무심천이 합류하기 직전, 강변에서는 장방형의 청주 ‘정북동 토성’을 볼 수 있다. 현존하는 토성 가운데 가장 보존상태가 좋다. 고대 중국식 네모모양 토성의 형태로 한 변이 170m 정도의 소규모인데, 백제와 신라의 거점이던 청주 상당산성에서 고구려 방면의 북쪽을 감시하는 전초기지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천길은 청주시내 방면 무심천으로 살짝 들어갔다가 돌아나와 미호천을 따라 계속 남하한다. 마치 대평원을 지나듯 들판 사이를 곧게 가로지르는 길은 둑에서 내려와 둔치로 나 있다. 이윽고 예술적 감각이 느껴지는 미호대교와 경부선과 호남선이 갈라지는 KTX 철교 아래를 지나면 조치원읍에서 흘러온 조천을 만난다.
오천길은 청주시내 방면 무심천으로 살짝 들어갔다가 돌아나와 미호천을 따라 계속 남하한다. 마치 대평원을 지나듯 들판 사이를 곧게 가로지르는 길은 둑에서 내려와 둔치로 나 있다. 이윽고 예술적 감각이 느껴지는 미호대교와 경부선과 호남선이 갈라지는 KTX 철교 아래를 지나면 조치원읍에서 흘러온 조천을 만난다.
Travel Information
- 여행 코스
- 괴산군 연풍면 행촌교차로 → 쌍천 길 → 달천 길 → 괴산읍 → 모래재 → 증평읍 → 증평IC 앞 → 미호천 길 → 청주 정북동토성 → 무심천 초입 → 조치원읍 → 세종시 → 합강공원. 102㎞ 약 7시간 소요.
- 찾아가는 길
- · 연풍버스정류장 043-833-5135(괴산~연풍 시외버스 1일 4회, 시내버스 8회. 수안보 종점)
· 괴산시외버스공용터미널 043-833-3355(동서울~괴산 1시간 간격)
· 증평시외버스터미널 043-836-2157(증평~연풍 1일 4회, 동서울~증평 30분 간격)
· 조치원공영버스터미널 044-862-1153(서울강남~조치원 1시간 간격)
· 세종고속시외버스임시터미널 070-8854-7774 (서울강남~세종 15분 간격 - 맛집
- 괴강매운탕(043-832-2974)에서는 민물매운탕을, 일억식당(043-833-0950)에서는 묵은지 한식을 맛볼 수 있다. 다양하고 푸짐한 한식 백반을 즐기고 싶다면 촌놈밥상(043-836-8661)을 찾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