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길엔 감속 안전운전하세요
빗길에 미끄러져 발생한 사고
비가 오던 어느 날, 한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도로 우측 낙석방지 옹벽(지반 붕괴를 막기 위해 만든 구조물)을 들이받았다. 탑승자 5명이 현장에서 전원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당시 도로 위에는 <사진 1, 2>와 같이 차량의 전조등, 범퍼, 유리 조각 등이 산재해 있었다. 도로 우측의 옹벽에는 은색계통의 물질과 백색 도료 흔적이 확인됐다. 차량의 흰색 페인트와 좌측 휠이 깨지며 생긴 은색 계통의 물질이 옹벽에 흡착된 것으로 추정된다. 본 사고의 주요 원인은 운전미숙, 과속운전 등 복합적으로 발생한 것이지만, 특히 비가 내린 후 노면이 미끄러운 상태에서 감속운행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큰 참사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브레이크 고장이 아닌 하이드로플레이닝 현상
사고 재현 프로그램인 PC-Crash를 이용해 차량의 이동 경로와 당시 속도를 확인했다. 길게 현출된 타이어 흔적과 차량의 최종정지 위치를 통해 알아낸 것. 그 결과 차량은 약 146㎞/h의 속도로 주행하다 브레이크를 밟아 약 119㎞/h의 속도로 감속한 후, 약 55㎞/h의 속도로 계단형 벽에 충돌해 최종정지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운전자가 빗길에 미끄러진 이유는 하이드로플레이닝(Hydroplaning) 현상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하이드로플레이닝이란 자동차가 물이 고인 노면이나 비가 오는 포장도로를 고속으로 주행할 때 차바퀴와 노면 사이에 공간이 발생해 미끄러지는 것을 말한다. 닿는 면적이 없으니 결국 핸들이나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는 상태가 되어 중대한 사고를 부르기 쉽다. 빗길운행 시 과속을 하게 되면 사고위험이 높다. 만약 비가 내려 노면이 젖어 있는 경우나 눈이 20㎜ 미만으로 쌓인 경우에는 최고속도의 20에서 100을 줄인 정도로 운행해야 한다.
빗길운전, 어떻게 운전해야 안전할까?
빗길운전 시에는 평소보다 안전거리를 1.5배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젖은 도로에서는 제동거리가 길고 평소보다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이다. 야간에는 특히 젖은 노면에 자동차 불빛이 반사돼 차선이 잘 보이지 않을 수 있으므로, 차선 변경을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 또한, 운전하기 전 미리 와이퍼의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좋다. 만약 와이퍼 블레이드 부분이 노후 됐다면 빗물을 제대로 닦아내지 못해 시야 확보가 어려워지므로, 미리 여분의 와이퍼를 준비해두거나 발수 코팅된 제품을 사용해 선명한 시야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빗길에서 급제동할 경우 제동거리가 증가해 차량이 회전하며 미끄러지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를 대비해서 브레이크를 나눠 밟으면서 차량의 속도를 줄여 제동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