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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서핑 열전

푸른 바다는 언제나 옳다. 코발트색으로 빛나는 동해의 바다라면 더더욱. 꽉 막힌 도심에 사는 이들은 모든 것을 다 받아주는 바다의 너른 품이 항상 그립다.
게다가 여름과 바다는 바늘과 실처럼 한 세트다. 함께 있을 때 한 폭의 멋진 작품을 만든다.
외국 해변 못지않게 여름 바다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서울양양고속도로로 한결 가까워진 양양을 찾았다.

글/사진. 임운석 여행작가(「여행의 로망, 캠핑카 스토리」 저자)

지금 양양 바다에선 해수욕보다 서핑이 대세

요즘 여름 해변의 풍경이 확 바뀌었다. 파도 위로 보드를 타는 서퍼들의 물결이다. 서핑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몇몇 마니아들 사이에서만 즐겼던 스포츠이다. 할리우드 영화나 노래방 배경화면에
등장했던 시원한 서핑 장면이 강원도 해안을 수놓고 있다. 한마디로 서핑 광풍이다.
양양이 서핑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이유는 첫째도, 둘째도 파도다. 파도가 일지 않는 해변은 서퍼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서핑하기 좋은 파도만 있다면 지구 반대편까지 쫓아가는 게 서퍼들의
특징이다. 양양은 사계절 내내 양질의 파도가 이는, 서퍼들이 꿈꾸는 바다다. 게다가 수심이 낮고 해저 지형 역시 모랫바닥이어서 안전하다. 그나저나 얌전하던 양양 바다에 갑자기 서핑하기 좋은
파도가 불어온 것은 아닐 것이다. 이미 서핑 포인트로 적합한 조건을 갖췄지만, 최근에 비로소 진가를 알아보게 된 것이다. 그렇게 되기까지 초창기 서핑 마니아들의 도전과 시행착오가 있었다.
GDP의 성장과 주5일 근무제, 인터넷으로 빨라진 정보, 워라밸과 소확행, 욜로족 등 즐거움을 추구하는 트렌드가 서핑 문화와 딱 맞아떨어졌다. 또 서울-양양고속도로와 고속철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로 인해 양양행 교통편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서핑은 여가 트렌드만 바꾼 게 아니다. 양양의 관광문화를 송두리째 뒤바꿨다. 예전 양양의 해변들은 여름 성수기가 끝나면 사람들이 찾지 않아 을씨년스러운 작은 어촌으로 변하기 일쑤였다.
서핑은 사계절 언제든 파도가 있는 날이면 즐길 수 있다. 웻 수트(Wet Suit) 등 서핑 장비들이 개발되어 장비만 잘 갖춘다면 한겨울에도 즐길 수 있다. 덕분에 양양을 비롯한 강원도 해안에는 서핑
벨트가 착착 조성 중이다. 해변에 즐비하던 횟집이 사라지고 젊은 감각이 톡톡 튀는 거리로 바뀌고 있다. 서핑숍과 서핑 관련 용품 편집숍, 서핑 이후에 맛보는 먹거리와 즐길 거리가 사람들을 연중 양양으로 불러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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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 서핑은 파도를 느끼는 순간의 레포츠다.

빠질 수밖에 없는 서핑의 매력은?

아무리 자연조건이 훌륭하고 서핑 인프라가 구축되었다 해도 서핑 인구가 급격히 느는 것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터. 백문이 불여일견! 직접 서핑 강습을 받아봤다. 서핑을 위해서는 특별히 필요한 준비물은 없다. 서핑숍에 사전 예약만 하면 된다. 성수기라 해도 주말이 아니라면 소그룹으로 호젓하게 서핑을 배울 수 있다.
먼저 실내에서 서핑에 관한 일반지식을 배웠다. 서핑 장비와 서핑의 자세, 각종 중요한 규칙들을 숙지했다. 몸에 딱 맞는 웻 수트를 입고 롱보드를 옆에 끼고 해변으로 향하자 ‘서핑을 진짜 하는구나!’ 실감이 났다. 바로 바다로 들어가지 않고 해변에서 다시 강습이 시작됐다. 서핑 입문자가 기억해야 할 동작은 세 가지이다. 엎드리기, 패들링 하기, 일어서기(테이크 오프). 즉, 바닷속으로 들어가서 보드에 올라 손으로 젓다가 밀려오는 파도에 맞춰 보드에 일어서는 것이다. 이론상으로는 간단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만만치 않았다. 엎드리기와 패들링까지는 쉬운데 테이크 오프에서 번번이 실패했다. 동해의 파도에 여러 번 굴복하고 나자 ‘보기보다 쉽지 않네’ 헛웃음이 나왔다. 그러다가 인근에서 서핑 강습을 하는 어린 꼬마들 무리가 눈에 들어왔다. 처음 배우는 게 분명한데 단번에 테이크 오프까지 성공하는 아이들이 부지기수였다. 비결이 뭘까. 자세히 보니 잘하는 이유가 보였다. 우선 파도를 겁내지 않고 강사가 시키는 대로 했다. 몸에 긴장을 풀고 유연하게 보드에 서는 아이들은
끝까지 중심을 잡았다. 한 번 성공하자 파도 타는 감각을 익힌 듯 연이어 테이크 오프에 성공했다.
심기일전해서 다시 보드에 올랐다. 몸에 힘을 풀고 강사가 가르쳐준 대로 보드에 섰다. 몇 번의 실패 끝에 드디어 테이크 오프에 성공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파도의 속살을 타고 그 위로 나는 듯한 희열이란. 그 이후로도 몇 번 더 도전한 끝에 점점 요령을 터득해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파도의 속살을 탐하는 이유와 파도를 타는 맛을 조금은 알 듯했다. 분명 서핑에는 빠질 수밖에 없는
중독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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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 서핑의 명소로 부상한 인구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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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 양리단길이라 불리는 인구해변의 거리 야경

서핑과 캠핑을 한 자리에서

바다에서 서핑이나 해수욕을 즐기고 해변에서 캠핑까지 한다면? 코로나19로 인해 여행문화가 바뀐 요즘, 일반 숙박업소보다 캠핑장을 선호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가족 단위로 오붓하게 지낼 수
있다는 장점에서다. 양양에서 서핑과 캠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을 소개한다.
‘죽도해변’은 양양에서 서핑숍이 제일 먼저 들어섰고 현재도 가장 많다. 수심이 깊지 않아 서핑 입문자들과 가족 단위 서퍼가 많이 찾는다. 해변에 인접한 오토캠핑장은 사이트 바로 옆에 주차할 수
있다. 각종 캠핑장비를 신속하게 이동·구축할 수 있어 편리하다. 캠핑장비가 없다면 모든 시설이 갖춰진 캠핑카라반을 이용해 보자. 죽도해변에서 해수욕이나 서핑을 즐긴 다음 캠핑장으로 와서
젖은 몸을 씻고 쉴 수 있어 동선이 편리하다.
젊은 층이 많이 찾는 ‘인구해변’도 가볼 만하다. 죽도해변에서 죽도암을 지나 걸어서 갈 수 있다. ‘양리단길’이라 불리는 이곳은 서울에서 직통버스가 오가고 낮에는 서핑 강습, 밤에는 숙소를 제공해 바비큐 파티와 밴드 공연까지 원스톱 서핑 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패키지가 마련돼 있다. 감각적인 서핑숍과 이국적인 맛집, 카페, 독특한 쇼핑숍이 하나둘씩 들어서면서 서핑 로드로 변신 중이다.
인구해변에는 소규모 야영장 시설이 마련돼 있다. 개수대와 샤워장,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 해변이 넓지 않아 캠핑카라반 시설은 없다.
양양에서 제일 뜨는 서핑 포인트가 있다면 ‘하조대 서피비치’이다. 이곳은 40년 만에 개방된 청정해변으로 외국의 어느 해변을 그대로 옮겨온 듯하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이 어려운 요즘,
남국의 바다로 휴가 온 기분을 느끼려면 이곳이 제격이다. 서피비치에서는 서핑 체험 패키지와 패들보드 이용권, 펍과 라운지 바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시설을 운영한다. 온라인으로 이용권을 예약하거나 현장에서 구매한 후 입장할 수 있다. 굳이 서핑을 하지 않더라도 비치 바에서 칵테일을 주문하고 선베드에서 바다를 즐길 수 있어 여느 해외여행 못지않다. 하조대에는 국내 최대규모의
캠핑카 사이트가 있다. 미국 본토에서 직수입한 럭셔리 트레일러에서 특별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곳, ‘하조대 캠핑카’다. 카라반 안에는 원목 싱크대와 거실 가구, 침대와 화장실 등이 고급스럽게 잘 갖춰져 있다. 카라반 앞에는 그릴과 해먹, 테이블이 있어 바비큐를 즐기기에 좋다. 숯과 그릴, 캠프파이어는 유료로 제공된다. 주말에는 조식 카페를 이용할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한 트램펄린과
무선인터넷 와이파이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캠핑 사이트에서 바로 해수욕장으로 입장할 수 있다는 것이 최고의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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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4. 인구해변에서 죽도해변까지 다양한 서핑숍들이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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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5. 싱싱한 재료로 만든 수제 햄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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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6. 죽도 전망대에서 바라본 인구해변


죽도정에서 산책하고 해변에선 수제 햄버거를

죽도해변이나 인구해변에서 하룻밤 캠핑했다면 ‘죽도정’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죽도해변에서 인구해변 가는 길에 죽도정이 있다. 죽도는 둘레가 1km 남짓 되는 작은 섬인데 지금은 육지와 접하고 있다. 사시사철 송죽(松竹)이 울창해서 죽도라 한다. 정상 부근에는 1965년 마을의 재력가들이 세운 죽도정이 있다. 정자까지 가는 해변 산책로는 길지 않지만, 눈이 호사를 누린다. 파도가 깎아
만든 각양각색의 바위들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신선바위, 선녀탕, 부채 모양 등, 마치 조각가가 작정하고 만든 듯 다채롭다. 다소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곳곳에 포토존이 있다. 걸음을 멈추고 바다를 향하면 점점 트이는 시야에 감탄한다. 죽도정에서 망망대해를 오가는 어선들을 보노라면 저절로 마음이 평온해진다. 최근에는 전망 타워가 설치되어 훨씬 더 장쾌한 풍경을 선사한다. 달팽이관처럼 이어지는 흰색 철제 계단을 오르면 죽도해변과 인구해변이 날개를 활짝 편 새처럼 한눈에 들어온다. 탄성이 절로 나며 가슴이 뻥 뚫린다. 작은 섬 죽도가 품은 풍경은 사진으로 한번에 담을 수 없을 만큼 크다.
양양해변에 서핑을 즐기는 젊은 층이 많이 찾다 보니 맛집도 젊어졌다. 횟집이 전부였으나, 요즘엔 햄버거나 피자가게가 느는 추세이다. 그렇다고 어디서든 맛볼 수 있는 패스트푸드가 아니다.
신선한 재료를 골라 정성스럽게 패티를 굽고 갓 구운 빵으로 수제 햄버거를 만든다. 죽도해변 끝 동산항에 있는 수제 햄버거가게에는 이런 정성 가득한 햄버거를 맛보려 기꺼이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기다린 만큼 항구에서 맛보는 육즙 가득한 햄버거는 또 다른 별미이다. 이국적인 피자가게도 빼놓을 수 없다. 서핑 느낌이 물씬한 인테리어 콘셉트에 신선한 재료와 푸짐한 양, 풍미 가득한 피자를 내놓는다. 시원한 바닷가 풍경과 더불어 먹으니 이보다 좋을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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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7. 하조대 캠핑카 카라반 앞에는 휴식하기 좋은 테라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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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 하조대 캠핑카에서 즐기는 낭만적인 하룻밤

하조대 캠핑카,
강원 양양군 현북면 하광정리 618-2,
문의 010-3351-031

양양을 대표하는 명승지 여덟 곳을 엮어 ‘양양 8경’이라 한다. 이 가운데
서핑의 명소 죽도해변, 인구해변, 하조대해변이 있는 양양군 현남면에만
4경이 모여 있다. 하조대, 죽도정, 남애항, 낙산사 의상대가 바로 그곳이다. 대부분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있으니, 서핑 이후에 챙겨보자.

양양군 관광 문의 033-670-2397

※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밀집된 장소엔 가지 않기, 해변 입장 시 마스크 착용·열 체크, 이용자 간 신체접촉 및 대화 자제하기, 샤워 ·탈의실 거리 유지, 머무르는 시간 최소화 등의 안전수칙을 반드시 지켜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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