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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빠르게 위험을 향한 고속도로 질주

글. 이경은 교수(대전·충남지부 안전교육부)
대형교통사고 23%, 고속도로에서 발생
최근 3년간 우리나라 교통사고 통계를 분석해보자.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치사율은 100명 중 7.1명으로,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보다 약 세 배 높다. 특히 인명 피해가 큰 대형사고 중 23%가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사고다. 고속주행할수록 충돌 시 충격이 크고, 차량의 정지거리 또한 길어지므로 돌발상황에 대한 방어율이 감소한다. 도로 선형 구조가 직선인 고속도로는 운전자에게 유리한 주행 환경이 아니다. 직선으로 뻗은 단조로운 도로를 장시간 운전하면 피로도가 누적되어 졸음운전의 위험에 놓일 수 있다. 우리는 졸음운전 사고가 음주운전 사고보다 치사율이 높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졸음에 빠진 운전자가 사고 직전까지도 제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졸음운전 사고 현장에 검은 타이어 자국, 즉 스키드 마크가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생명 지키는 100m의 안전거리
속도가 빠르다고 해서 무조건 위험한 것은 아니다. 독일의 자동차 전용 고속도로인 아우토반에서는 속도 무제한 구역이 존재함에도 그 사고율이 세계적으로 낮은 편에 속한다.
아우토반에서 추월이 가능한 구역은 1차로뿐. 독일 운전자들은 이를 철저히 지키며 습관화 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떨까? 고속도로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약속들을 살펴볼 때다.
안전거리 확보는 고속도로 주행의 필수 요소다. 모든 도로에서 운전자는 안전거리를 준수해야 하는데, 브레이크를 밟은 후 완전히 정지할 때까지의 거리인 정지거리는 달리는 속도에 비례해 길어지므로 속도에 맞는 안전거리 확보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고속도로의 규정 속도는 대개 100㎞/h. 브레이크를 밟은 후 실제 제동이 걸리기 시작할 때까지를 나타내는 공주거리와 브레이크 제동 후 완전히 정지할 때까지인 제동거리를 더했을 때, 약 100m이상의 거리가 확보돼야 한다. 이 안전거리가 유지돼야 정지 차량과의 2차 사고를 피할 수 있다. 안전거리를 확보하며 운전하는 것은 손해가 아니라 투자다. 당장의 욕심보다 사고로 입게 될 손해를 헤아릴 줄 아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졸음운전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 ‘운전 중 절대 졸지 않겠다’는 의지도 좋지만, ‘운전 중 밀려오는 졸음을 절대 참지 않겠다’는 다짐이 필요하다. 졸음은 인내로 이겨낼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졸음을 인지한 순간 단호하게 쉬었다 가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졸음 쉼터나 휴게소를 통해 짧은 휴식만 취해도 졸음을 극복할 수 있다. 또 장거리를 운전하기 전날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배려하는 마음은 무제한으로
고속도로 내 특히 주의해야 할 구간이 있다. 고속도로 진입로 및 분기점은 구조적으로 사고 발생률이 높은 곳이다. 분기점을 앞두고 급작스러운 차로 변경이나 예기치 않은 서행은 대형사고의 주원인이 되기도 한다. 분기점을 잘못 진입했을 경우, 무리하게 차로를 변경하기 보다는 다음 출입로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본선에 합류하는 경우, 본선 차량에 우선권이 있으므로 속도가 느린 상황에서 무리하게 끼어들지 않아야 하며, 후속 차량의 속도와 거리가 자신의 예상과 다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회전구간에서 역시 앞차의 속도가 느리다고 무작정 앞지르면 안 된다. 차로의 폭이 넓더라도 지정된 차로에서 차례를 지켜 이동해야 한다. 고속도로 사고 처리 요령에 대해 짚어볼 필요도 있다. 고속도로에서 자동차를 운행할 수 없을 때에는 그 자동차로부터 100m 이상 떨어진 곳에 고장 자동차 표지, 일명 ‘삼각대’를 설치해야 한다. 2차 사고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고속주행 중인 차량 주변에서 서성이는 것은 금물이며, 가드레일 밖 안전한 지역으로 몸을 피해야 한다.
모든 운전자는 ‘약속을 지키는 것이 가장 빨리 가는 방법’이라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극심한 정체 현상이 생기기 때문이다. 규정된 속도를 지키는 것만이 목적지에 가장 빨리 도착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이야기이다. 먼저 양보하고, 먼저 방어하는 자세를 취한다면 기분 좋은 미소도 함께 나눌 수 있다. 무제한의 고속도로보다 무제한의 배려 운전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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