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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



제도와 의식이 함께 성장해야 하는 교통 안전교육

비정상회담의 독일청년 다니엘 린데만. 최근 한국과 독일을 오가며 민간 문화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그가 <신호등> 3+4월호를 통해 10년간 한국생활을 하며 느낀 독일과 한국의 교통안전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전했다.

글. 백미희 사진. 김성재
복잡하고 어려운 독일의 운전면허시험
JTBC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을 통해 이름을 알린 독일 출신 다니엘 린데만은 요즘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국내 방송 출연은 물론이고, 최근 성황리에 끝마친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화 봉송주자로 나서기도한 그는 올림픽 개막식에서 독일 ARD 생방송에 참석해 한국 문화에 대해 소개하는등 독일에서도 한국문화 전도사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한국과 독일의 민간 문화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는 그에게 교통선진국 독일의 교통안전교육은 어떻게 이뤄지 는지 들어보기 위해 이태원의 한 카페를 찾았다.

“운전면허는 독일에서 땄어요. 독일은 만 18세가 되면 모두들 운전면허를 따거든요. 17살 때부터 교육을 받죠. 그런데 한국에 비하면 운전면허 취득이 굉장히 어렵고 복잡해요. 학원에서 배우는 건 비슷한데 최소한 3개월에서 4개월 정도 걸려요. 일주일에 두 번 2시간 반 정도 이론 교육을 받은뒤 필기시험을 치러요.”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주변의 친구들이 운전 면허를 너무 쉽게 취득하는 모습에 놀랐다는 다니엘은 독일의 운전면허 시험에서는 단순히 운전의 기술이나 방식, 신호 체계에 대해서만 배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자동 차의 사이즈와 무게 등 규격뿐만 아니라 응급처치 방법, 위급 시 대처 방법 등 안전과 관련된 다방면의 교육이 선행되어야 면허를 취득할 자격을 얻는다.

“면허를 따기 전에 응급처치 교육은 필수예요. 토요일과 일요일을 활용해서 10시간이 넘는 교육을 받지 않으면 면허시험을 볼자격이 주어지지 않아요. 안전교육이 기술 적인 측면에서만 이루어지지도 않죠. ‘화가날 때는 운전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런 방법도 배워요. 그럴 때는 절대로 바로 운전해서는 안 되고 차에서 3분 정도 음악을 틀어놓고 마음을 가라앉히고 운전대를 잡아야 해요.”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쉽게 간과할 수 있는 작은 부분까지 교육하는 것이 독일이 교육선진국이라 불리는 이유가 아닐까.
어린 시절부터 철저하게 시행되는 교통안전교육
교통안전교육이 비단 운전자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비운전자나 어린이들 또한 교통법규를 준수하고, 교통체계에 대해 이해 하고 있는 것은 교통안전을 지키는 데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다. 실제로 독일은 어린이 안전교육에 다방면으로 힘을 기울이고 있는데,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 의무적으로 취득해야 하는 ‘자전거 면허증’이 그 중 하나이다.

“독일의 아이들은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 ‘자전거 자격증’을 취득해야 해요. 이것이 있어야 일반도로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거 든요. 자격증 시험을 볼 때는 앞뒤로 자동차가 따라 다니면서 실제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문제가 없는지 검증해요. 이 과정 에서 자연스럽게 교통표지판도 인식하고 기본적인 교통안전교육이 실시되는 거죠.”

등·하교길에 많은 학생들이 자전거를 이용하는 독일에서는 ‘자전거 자격증’이 필수 라고 할 수 있다.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 경찰관이 학교를 방문해 몇 주간에 걸쳐 교통법규에 대해 이론을 가르친 후 도로실습을 시킨다. 이 과정을 통해서 정지신호에 유의하는 것과 좌·우회전 시 주위를 살피는 것 등을 실습하게 된다. 이후에는 교통 경찰관이 지시하는 코스를 따라가며 실기 시험을 치른다.

“독일에서 어린이 안전교육 이외에도 아이 들의 안전에 신경 쓰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사소한 부분들이 많아요. 주택가에 들어 가면 아이가 공을 차는 그림이 그려진 파란 표지판이 있는데 여기서는 제한속도가 무조건 30km/h에요. 아이들이 안에서 놀고 있을 수 있으니 운전자는 걷는 속도보다 더천천히 운전해요. 시야에 아이들이 보이지 않아도 아무도 속도를 높이지 않죠.”
제도의 보완과 그에 따른 의식의 성숙 필요
10년 전 교환학생으로 한국을 방문한 그는 독일과는 여러모로 다른 한국의 도로환경에 처음에는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불법유 턴이나 무단횡단 등 전반적으로 교통안전 의식이 부족한 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그를 놀라게 한 것은 응급차 비켜주기. 사이 렌을 울리는 응급차가 도로 한 가운데 서서 움직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는 친구에게 비켜주지 않는 이유를 물어봤더니 ‘응급차에 타고 있는 게 꼭 환자일 거라는 보장은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그냥 빨리 가려고 그러는 것일 수도 있어”란 이야 기를 듣고 충격을 받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 서는 교통안전의식이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을 느낀다고 한다.
“요즘에는 응급차를 보면 다들 비켜주려고 하더라고요. 이외에도 여러 부분에서 안전 의식이 점점 좋아지고 있는 걸 느껴요. 사실 이전에는 도로교통공단에 대해서 잘 몰랐어요. 하지만 안 보이는 곳에서 이런 분들이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 주셨기 때문에 한국의 교통안전문화가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 아닐까요. 10년 동안 점점 좋아지고 있으니, 앞으로도 더 발전해 나갈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아직까지는 제도와 교육, 인식 면에서 더 보완하고 나아가야 할 길이 멀다. 다니엘은 특히 안전 관련 교육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이 필수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보완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독일에서는 구급차가 오면 비켜주는 요령이 있어요. 구급차가 오면 일단 모든 차가 멈춰서 비켜줘야 해요. 신호가 걸려도 사거리 안쪽으로 물러서야 하고요. 그렇게 빨리 비켜주고 다시 갈 길을 가는 게 훨씬 효율적이거든요. 그 방법을 면허 딸 때 배워 요. 한국도 시민들이 비켜주려고는 하는데 요령이 없어서 시간이 지체될 때가 있어요.
이런 부분도 의무적으로 배울 수 있게 보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이외에도 응급처치 방법을 배우고 제도적 으로 강제할 필요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독일에서는 사고가 났을 때 응급처치를 하지 않으면 벌금이나 징역형의 처벌을 받을 수있다. 응급처치 방법도 오토바이가 사고 났을 때 헬멧을 벗기는 방법 등 상황별로 세세하게 배운다. 물론 제도와 교육의 발전도 국민들의 의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제대로 정착될 수 없다.
“독일에는 ‘지퍼제도’라는 게 있어요. 차선이 합쳐질 때는 양쪽 차선에서 한 대씩 번갈아가며 들어가는 걸 모두가 잘 지켜서 혼선이 없어요. 이외에도 도로 위에는 다양한 규칙이 있는데 다들 잘 지키는 편이라 굳이 눈치싸움을 할 필요가 없죠.” 도로 위에서는 양보하고 배려하는 문화가더 효율적일 수 있다. 그리고 꼭 효율적이지 않더라도 안전을 위해 조금의 불편함은 감수하고 작은 부분 하나도 꼼꼼히 지켜 나가는 분위기가 필요하다는 것이 교통 안전의 선진국, 독일에서 온 그의 생각이 다.
“독일의 방법이 꼭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단지 교통안전이 비교적 잘 지켜지는 나라들이 어떤 제도를 시행하는지 이것저것 참고하여 교육하고 보완할 수는 있다고 봐요. 그래서 한국이, 그리고 한국의 도로가 더 안전해졌으면 해요.” 그는 변화를 위해서는 운전하는 사람들이 도로의 사용자라는 개념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운전면허가 길이라는 공동체를 사용할 수 있는 시민권 같은 개념이 되어야 한다는 것.
“교통안전을 위해서는 상대편에 대한 배려와 운전의 위험성에 대한 충분한 인지가 있어야 해요. 내가 한 행동이 주변 도로 이용자의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죠. 법과 도로 매너를 엄격하게 지킨다면 안전하고 즐거운 도로 사용이 가능할 거예요. 2018년 새해에는 모두가 안전 운전하는 행복한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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