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출발

길가의 사람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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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의 사용자라는 인식이 중요해요

글. 김정연 사진. 김오늘
운전 피로를 부르는 차선변경과 끼어들기
“안녕하세요. 조승연입니다.”
새로 시작하는 방송 프로그램 촬영 차 2주 동안 해외에 있었다는 조승연 작가의 목소리는 피곤한 듯 다소 낮게 가라앉아 있었다. 하지만 인터뷰를 시작하자 그는 언제 피곤한 모습을 보였냐는 듯 생기 가득한 목소리로 대화를 주도했다.
“저는 미국과 프랑스에서 면허를 땄어요. 해외 여러 나라에서 운전을 했는데 같은 시간을 운전할 때 한국은 정말 피로감이 심한것 같아요. 여기저기 신경 써야 할 게 너무많아서요.”
해외 여러 나라에서 운전을 했던 경험이 풍부한 조승연 작가는 한국에서 운전할 때 가장 불편한 것이 바로 끼어들기와 차선변경이라고 답했다. 한쪽 차선이 좀 잘 간다 싶으면 바로 차선을 바꾸고 끼어들기를 하는데 바로 이런 행동이 사고의 위험을 부르고, 오히려 길을 더 막히게 하는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해외는 그런 것이 별로 없어요. 그냥 자기차선을 지키며 앞 차를 따라가니까 느려도꾸준히 차량이 진행하죠. 그런데 차선변경이나 끼어들기가 심한 한국은 차가 도로에 아예 서버려요. 어차피 도심은 신호등이 많아서 빠른 차선으로 바꿔서 간다고 해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요. 그러니 자신의 차선을 지키면서 안전운전을 하셨으면 좋겠어요.”
도로에서의 운전은 경쟁이 아니며 끼어들기나 차선 변경을 자주하는 것이 결코 운전을 잘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은 그는 정확히 법을 지킬 때 안전하고 즐거운 운전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운전 교육은 도로를 사용하는 매너를 배우는 것
국토교통부는 우리나라의 교통문화지수가 5년 연속 지속 향상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국민들의 의식이 점진적으로 개 선되고 있다는 것. 하지만 선진국과 비교 할 때 여전히 가야 할 길은 멀다. 교통문화선진국이 되기 위해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은무엇일까?
조승연 작가는 그 부분에 대해 운전교육에서부터 변화가 시작되어야 한다고 말한다.“프랑스에서는 운전면허를 딸 때 도로주행40시간을 채워야 해요. 그리고 운전면허를 딸 때도 도로를 돌면서 끼어들기라던지, 나로 인해 다른 차량이 브레이크를 밟는다던지 하는 부분에 대해 굉장히 엄격해요. 심지어 갑자기 백밀러를 가리고 뒷 차량의 색을 물어보기도 해요. 내 주위에 무엇이 있는지 항상 감지해야 한다는 의미죠.”
프랑스에서 면허를 취득하는 시간은 평균1년. 그만큼 배워야 할 것도 익혀야 할 것도 많다.
“유럽은 운전에서 도로 매너를 가장 중요시 여겨요. 운전면허는 도로의 사용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하죠. 기계조작법이 쉬워져서 면허 취득의 시간이 짧아진만큼 도로를 제대로 사용하는 법에 대한 교육을 강화했으면 좋겠어요.”
그는 도로는 나 혼자 쓰는 것이 아니라 다른차량 운전자와 이륜차, 보행자들이 함께 이용하는 곳이기 때문에 나뿐만 아니라 그들이 어떻게 움직일지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자전거나 오토바이가 길에서 다닐 때 보이는 특성 같은 것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과거에 비해 우리나라 교통문화지수는 확실히 많이 좋아졌어요. 하지만 아직도 아쉽고 부족한 부분은 존재하죠. 안전과 관련된부분이니만큼 지속해서 보완이 되었으면좋겠어요.”
법을 엄격히 지키는 교통문화 선진국
“해외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일본인들의 정지선 지키기였어요. 정확하게 정지선에 범퍼를 맞추더라고요. 어찌나 줄을딱 맞췄던지 고가에서 사진을 찍었더니 정지선에 일자로 서 있는 모습들이 정말 두부자른 것처럼 정확하게 서 있었어요.”
누가 보지 않아도 교통법규를 정확히 지키는 일본 국민들은 앞 차가 좀 멀리 있더라도 신호 안에 횡단보도를 완전히 지날 수없거나 내 차가 들어갈 공간이 완벽히 확보되지 않을 경우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는다고 한다. 교통법규를 엄격히 지키는 것은 일본뿐만이 아니다. 프랑스 역시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엄격하다.
“프랑스에는 우측우선권이라는 게 있어요.신호가 없을 경우 직진 차량이 아니라 우측에서 오는 차량이 우선권을 갖죠. 우측에서 운행하던 차량은 주변을 살피지 않고 그냥차선에 진입을 해도 사고가 나지 않아요. 당연히 모두가 법을 지킬 거라는 믿음이 있고, 실제로 지키기 때문에 주저하지 않고 들어와도 사고가 나지 않는 거죠.”
자신이 지켜야 할 법에만 집중해서 다른 운전자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프랑스인들. 때문에 오히려 법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 위험할 수 있다고.“프랑스도, 일본도 그냥 내 차선을 따라서 앞 차만 보고 가면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갈 수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운전을 하면서 사방팔방을 신경 써야 하죠. 그래서 같은 시간을 운전해도 피로도가 더 큰 것 같아요.”
운전면허는 길이라는 공동체를 이용하는 시민권
“저는 평소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데 자전거로 이동할 수 없는 곳이 너무 많아요. 자전거나 이륜차는 진입할 수 없는 터널이나 고가를 통과해야만 갈 수 있는 곳도 많고. 그런 부분이 아쉬워요.”
자전거 인구 천만세대의 시대이다. 하지만 자전거는 레저스포츠용으로 활용될 뿐 일상 생활에서 자전거를 이용하기란 쉽지 않다. 이륜차나 소형차가 활성화되어 있는 일본의 경우 큰 도로와 작은 도로가 잘 배치 되어 있다. 트럭이나 대형차들이 다니는 큰도로가 도심을 감싸고 그 사이에 이륜차나 자전거가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작은 도로들이 바둑판처럼 잘 정비되어 있는 것. 때문에 자전거 이용자도 작은 도로를 이용해안전하게 원하는 곳에 갈 수 있다.
“도로는 대형차나 중형차 외에도 컴팩트카, 이륜차, 보행자 모두가 함께 사용하는 곳이 잖아요. 작은 이동수단에 대한 배려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는 변화를 위해서는 운전하는 사람들이 도로의 사용자라는 개념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운전면허가 길이라는 공동체를 사용할 수 있는 시민권 같은 개념이 되어야 한다는 것.
“교통안전을 위해서는 상대편에 대한 배려, 운전의 위험성에 대한 충분한 인지, 내가 한 행동이 주변 도로 이용자의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해요. 법과 도로 매너를 엄격하게 지킨다면 안전하고 즐거운 도로 사용이 가능할거예요. 2018년 새해에는 모두가안전 운전하는 행복한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랍니다.”

작가 조승연


인문학 작가로 7개 국어를 구사하는 언어 천재로잘 알려져 있다. 15세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와 프랑스 미술사 학교 에꼴드 루브르에서 수학한 그는 철학, 미술, 음악 등인문학에도 박식하다.
<즐거운 책읽기>, <비밀독서단>, <차이나는 도올>, <차이나는 클라스> 등의 방송에 출연했으며, 신작 집필과 함께 2월부터 방영되는 여행 인문학 프로그램 <여행가.방>에 출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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