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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은 습관?
위험한 음주운전을 반복하는 이유

술을 마시면 중추신경계의 활동을 비롯해 지각 및 운동능력이 저하된다.
이런 상황에서 운전하게 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글. 박선진(충북대학교 교통심리학 강사)


사망 교통사고 원인 1위, 음주운전

연구에 따르면, 음주를 하면 운전 중 전방 시야와 주의분산 능력이 감소되고 이로 인해 주변 시야 정보가 줄어들면서 다른 교통 참가자를 포함해 도로에 있는 자극들을 무시할 가능성이 커진다.
또한, 감각 피드백의 지연으로 도로 이탈이나 중앙선 침범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음주는 운전자의 판단력과 자제력을 저하시킨다. 따라서 운전자는 자신의 컨디션이 좋다고 착각하고 과신해 과속 및 무리한 앞지르기 등과 같은 난폭한 운전을 하게 된다. 이러한 특성과 더불어 음주운전이 많이 발생하는 시간대가 야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음주운전의 위험성 및 그로 인한 사고의 심각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

음주운전은 사망 교통사고의 가장 큰 단일요인이며 음주 상태의 운전자는 정상 운전자보다 사망 가능성이 3.85배 증가하고(Waller 등, 1986;이순철, 2000에서 재인용), 정상운전자의 사고위험률을 1로 보았을 때 술을 마시면 사고위험률이 최대 31.9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Borkenstein 등, 1964; 이순철, 2000에서 재인용). 2012년 기준 미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의 1/3은 음주운전이 원인이다(Department of Transportation, 2012).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10년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전년 대비 21.2% 감소했고, 음주운전 사고도 감소 추세이다. 그러나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자의 감소율은 전년 대비 0.7%에 불과하며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자는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도로교통공단, 2019). 과거보다 음주운전 사고가 감소 추세임에도 2019년 6월 음주운전 단속기준이 강화된 것은 우리 사회가 음주운전을 매우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습관성 음주운전 행동을 유발하는 성공 경험

음주운전은 운전자가 사고위험성과 위법성을 알면서도 하는 의도적인 일탈 행동인데 습관화될 가능성이 있기에 더 무섭다. 위험한 음주운전을 반복하는 이유는 아이들이 자꾸 떼를 쓰는 것과 동일하다. 떼를 쓰는 것은 아이들에게 원하는 장난감을 갖게 해주거나 아이가 무서워하는 병원 진료를 늦춘다. 떼를 써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는 아이는 유사한 다음 상황에서 또 떼를 쓸 것이다. 위험한 음주운전이 반복되는 이유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조작적 학습의 원리에 의하면 행동으로 인한 결과가 만족스러우면 그 행동의 발생 가능성은 증가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 행동의 발생 가능성은 감소한다.

실제로 음주운전 행동은 그로 인한 결과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음주운전이 제공하는 편리성은 운전자로 하여금 음주운전의 위험을 알면서도 음주운전을 하게 만드는데(이순철, 2000) 음주운전 행동을 하고도 단속에 걸리지 않고 편리성을 획득하는 성공 경험이 많다면 계속해서 음주운전을 시도하는 습관성 음주운전 행동을 형성해 나갈 것이다(한덕웅, 이문규, 2001). 과속운전 행동도 과거 행동의 반복적인 성공경험이 습관적 운전 행동으로 형성되는 경우가 많았다(한덕웅, 한인순, 2001). 그러나 음주운전을 시도했다가 단속에 적발되거나 사고를 경험한 운전자라면 추후 음주운전을 다신 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그 행동과 관련해 어떤 경험을 했느냐가 습관화된 행동 형성에 중요한 원인으로 작동한다.

음주운전을 해 본 운전자들의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발견되었다. 음주운전자들은 여러 정보 중 주관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정보들만 사용하고 이에 따라 음주운전 행위를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의사결정 과정에서 상당한 정보의 생략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들의 의사결정에는 왜곡이 발생한다. 더불어 이들은 음주 후 자신의 운전 실력이 단속에 걸리거나 사고를 당하지 않을 만큼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잘못된 확신을 가진다(이순열, 이순철, 2007). 이런 확신에서 음주단속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대, 음주단속과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에 대한 과소평가가 일어난다(최상진, 손영미, 김정인, 박정열, 2001). 의사결정 과정에서 나타나는 왜곡, 잘못된 확신, 낙관적인 기대와 위험에 대한 과소평가가 계속해서 습관적인 음주운전 행동의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음주운전은 운전자가 사고위험성과 위법성을 알면서도 하는 의도적인 일탈 행동인데 습관화될 가능성이 있기에 더 무섭다.

음주운전 처벌 강화와 꾸준한 인식교정 노력 필수

음주운전의 시작은 주변에 있는 음주운전 성공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통한 대리강화와 술자리에서 술을 거절하기 어려운 우리의 음주문화 특성에서 비롯될 수 있다. 그러므로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모든 사람에게 음주운전은 자랑할 만한 것이 아니라 아주 위험하고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알려야 할 것이다. 그리고 반복적인 성공 경험이 행동의 습관화에 기여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꾸준한 단속과 강력한 처벌은 습관성 음주운전을 낮추는데 필수적인 부분이다.

동시에 능동적으로 사고하는 인간의 특성과 습관성 음주운전자들이 갖고 있는 인지 왜곡을 고려하면 이들의 잘못된 인식을 교정하기 위한 프로그램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러한 노력이 꾸준히 이루어져야 음주운전 습관화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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