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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윈의 인프라,
5G 통신

2019년 4월 한국의 이동통신사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치열한 눈치
싸움 끝에 5시간 차이로 ‘세계 최초 5G 상용화’ 타이틀을 획득했다.
그러나 1년여가 지난 지금, 5G와 관련해 우리의 기억에 남을 만한 사건은 세계 최초 5G폰이 공짜폰으로 풀렸다는 것 정도가 아닐까?

글. 박종훈(칼럼니스트)


VR게임과 4차 산업혁명?

눈치채신 분들도 있겠지만 5G 광고들은 어느 순간 TV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5G폰이 공짜폰으로 풀릴 것이란 조짐은 진즉부터 있었다. 그런데, 5G 광고들은 무슨 이유로 미디어에서 자취를 감춘 것일까?

작년 한 해를 도배했던 통신 3사의 5G 광고들을 떠올려 보자. 3사 모두 다양한 각도에서 잡은 프로야구 중계와 그 중계 화면을 360도 좌우상하로 돌려보거나 확대할 수 있음을 어필했다.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 콘텐츠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게임도 스트리밍이 돼? 이거 레알?’과 같이 도무지 무슨 뜻인지 알기 어려운 말들도 있었다.
광고를 보면 왜 5G 서비스가 필요하고 어떤 점에서 매력적인지 알기 어려웠다. LTE로 대표되는 4G 통신으로 이미 이용하고 있는 서비스들인데다가, 잘해야 4G보다 속도가 좀 빠르고 화질이 더 나아지나 보다 정도의 느낌만 주었기 때문이다.

사람을 혹하게 만들어 지갑을 열지 못하는 광고를 계속 내보낼 수는 없는 법이다. 매스미디어에서 5G 광고의 퇴장은 5G 통신이 딱히 소비자 마켓을 겨냥한 기술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시켜 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ICT 전문가들은 5G가 4G보다 ‘초고속(x20), 초저지연(1/10), 초다수 연결(x10)’이라는 특성을 기반으로 제조, 건설, 물류, 교통, 의료, 공연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더 가치를 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런 전망을 종합하면, 5G를 ‘4차 산업혁명과 스마트시티의 핵심 인프라’로 표현할 수 있다. 5G가 어떻게 4차 산업혁명이나 스마트시티와 연결되는지를 이해하기 위한 단초는 아이러니하지만 실패한 5G 광고들에 빠짐없이 나온 ‘VR(가상현실)’이란 말에서 찾을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중추, 사이버 물리시스템

1차 산업혁명은 18세기 증기기관의 발명이 야기한 공장의 출현, 2차 산업혁명은 20세기 초 전기 에너지 사용에 의한 자동 대량생산, 3차 산업혁명은 20세기 후반에 시작된 컴퓨터와 인터넷 기반의 지식정보 혁명을 말한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은 2016년 1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처음 등장했다. 당시 독일은 ‘인더스트리 4.0’이라는 아젠다를 제시하며, ‘기술의 진보로 IT와 설비가 만나며, 우리는 사이버-물리시스템으로 진입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키워드는 ‘사이버-물리시스템(Cyber-Physical System)’이다.

1차 산업혁명의 총화가 ‘공장의 탄생’이었다면, 4차 산업혁명의 정수를 구체화한 것은 ‘스마트 공장(Smart Factory)’이다. 스마트 공장은 말 그대로 생산, 개발, 재고, 고객관리, 기계 유지보수 등 공장의 모든 프로세스가 똑똑하게 돌아가는 것을 말한다. 시장과 소비자가 원하는 수량만큼 신속히 생산할 수 있고, 이를 위해 적시에 부품이 공급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설비 고장으로 인해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상시 관리가 이루어지는 공장을 말한다.

가상과 현실이 끊임없이 예측과 결과를
주고 받으며 쌍둥이처럼 데칼코마니를 이루는 상태를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라 부른다.

이런 스마트 공장을 구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시장 수요를 예측하려면 복잡한 변수를 감안해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아마도 이 과정에는 인공지능(AI)이 필요할 수도 있다. 적정 생산이 이루어지려면 수요 예측에 따라 부품 수급도 수시로 ‘시뮬레이션’하여 조절해야 하고, 기계 설비도 부품의 수명과 마모 정도를 ‘시뮬레이션’하여 고장이나 사고가 나기 전에 미리 정비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① 공장 프로세스의 전 과정을 ‘가상’으로 시뮬레이션해보고, ② 그 예측을 토대로 ‘실제’ 공장을 운영하며, ③ 운영의 ‘실제’ 결과물과 수시로 발생하는 새로운 변수를 반영해 다시 ‘가상’으로 시뮬레이션하는 시스템, 그리고 ①∼③의 과정을 항상 무한 반복하여 마침내 ④ 가상과 현실을 정확히 일치시키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독일이 인더스트리 4.0에서 정의한 ‘사이버-물리시스템(CPS)’이다.

디지털 트윈 작동의 전제조건, 5G

가상과 현실이 끊임없이 예측과 결과를 주고받으며 똑같아지는 상태, 그리하여 예측과 결과가 일란성 쌍둥이처럼 데칼코마니를 이루는 상태를 요즘은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라 부른다.

디지털 트윈은 비단 스마트 공장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스마트 공장, 스마트 홈, 스마트 스쿨, 스마트 그리드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의 총합인 스마트 시티 역시 모두 ‘디지털 트윈’을 기반으로 한다. 도심의 교통 상황을 원활하게 제어하고 자율주행차를 운행하는 것 역시 디지털 트윈의 과정이다. 실제의 도로상황, 보행 조건, 차량 상태 데이터를 보내 실시간으로 끊임없이 시뮬레이션하며, 운전자와 보행자에게 최적의 방안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사이버-물리시스템, 디지털 트윈 등의 개념을 보다 보면 5G의 필요성은 자명하다. 스마트 교통 분야는 더 직관적으로 필요성을 느낄 수 있다. 수만 대의 자율주행차, 수천 개의 신호등, 수십만 명의 보행자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인공지능에 전달하고, 그 시뮬레이션 결과를 다시 돌려보내는 과정은 그야말로 빛의 속도에 가까운 통신 인프라가 필요하다. 게다가 교통은 사람의 목숨과 직결된 사안이다. 0.1초의 지연과 0.01초의 지연이 가져올 결과의 차이는 어떤 경우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치명적일 수도 있다.

자율주행차는 더욱 현실화되고 있고, 코로나19가 초래한 언택트(untact) 경제는 스마트 공장의 확대를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5G, 나아가 6G, 7G… nG가 계속 필요할 것이다. 5G는 비록 TV 광고에서 사라졌지만, 5G의 시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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