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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안전벨트 아저씨’
경원여객 전영빈 팀장

승객들이 안전벨트를 착용했는지 일일이 확인하다 보니 ‘안전벨트 아저씨’와 까무잡잡한 피부 때문에 ‘아랍왕자’라는 별명까지 얻었다는 경원여객의 전영빈 씨는 경기순환버스 8407번을 운전한다.
버스 운전을 천직으로 여기며 승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전영빈 씨의 안전수칙은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글. 박영빈 사진. 이현재


오가는 친절 속에 훈훈한 버스 여행

휴무일임에도 청록색 모범운전자 복장을 정갈히 갖추고 취재팀을 맞은 전영빈 씨. 출근길의 원활한 소통을 돕기 위해 교통 자원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기 때문이다.
“경기 안양시 동안구 일대를 순찰하면서 모범운전자들의 교통 안내를 지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모범운전자로 활동하고 있는 전영빈 씨의 본업은 경기 순환버스 8407번을 모는 버스 기사. 8407번 버스는 군포 시청에서 고양시 일산 킨텍스를 오가는 장거리 노선으로 편도로만 60㎞에 이른다. 8년 전 처음 8407번을 몰게 됐을 때만 해도 자신과 힘겨운 사투를 벌여야 했다. 장수IC부터 도로가 막히면서 졸음이 몰려오는 마의 구간을 지나야하는 탓이다.
“밀리는 구간이 많아 졸음운전에 주의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일부러 밥도 한 끼만 먹고, 휴식시간에는 잠이 안 와도 무조건 자면서 적응 훈련을 했습니다.”

비록 몸은 고돼도 마음만은 즐겁다고 말하는 전영빈 씨. 사실 그는 학생, 어르신 할 것 없이 다양한 팬층을 거느리고 있는 인기 만점의 버스 기사다. 크리스마스 때는 케이크 선물도 받고 어르신들에게 사탕도 많이 받는 편이다. 중국 연변에서 온 한 승객은 귀국하는 길에 그동안 고마웠다며 편지를 전해준 적도 있다. 광역버스의 특성 상 고정 승객이 많은 편인데, ‘어서 오세요’, ‘안녕히 가세요’ 같은 승·하차 인사는 물론, ‘급커브 길이니 손잡이를 꼭 잡으세요’ 등 승객들의 안전을 누구보다 꼼꼼하게 챙겼더니 처음에는 묵묵부답이었던 승객들도 언제부턴가 고맙다며 답례를 하기 시작했다. 진심을 담은 친절은 반드시 되돌아오는 법. 전영빈 씨는 이를 가리켜 ‘친절의 부메랑’이라 부른다.

승객 안전교육도 확대해야

간혹 전영빈 씨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승객들도 있다. 주행 중에 자리에서 일어나 이동하거나 취중에 소동을 피우는 승객들이다. 아무리 친절한 전영빈 씨라도 안전운행을 방해하는 승객들의 언행은 결코 좌시할 수 없다. 처음 세 번까지는 안내방송을 통해 자제해줄 것을 당부하지만 그 이상 반복되면 승객들의 양해를 구하고 잠시 버스를 세운 뒤 강경하게 경고한다. 그것이 모든 승객들의 안전을 위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안전 불감증이 우려되는 승객들이 많습니다. 급제동 시 골절 사고를 당할 수 있으니 운행 중에는 절대 이동하면 안 됩니다.
승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안전교육 홍보 영상이 많이 전파되면 좋겠습니다.”
안전벨트를 착용했는지 일일이 확인하는 과정에서 짜증을 내거나 버스가 평소보다 늦게 당도했다며 육두문자를 날리는 승객들도 있다. 승객들은 단순한 화풀이겠지만 듣는 이는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된다. 그렇게 감정이 상하면 운전에도 집중할 수 없다. 그래서 그는 마음속으로 ‘세상 참 좋다’라고 외치며 훌훌 털어버리는 편이다.
“일은 즐거운 마음으로 해야 합니다. 그래서 동료 기사들에게도 욕먹는 것을 즐거워하라고 말해주곤 합니다. 화를 내는 승객에게 화가 풀릴 때까지 욕하시라고 하면 마음이 진정된 후 내리실 때 미안했다며 사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승차 희망 시
손 들어주기

운행 중
일어나지 않기

하차 전
미리 준비하기

차가
완전히 정차한 후
일어나기

급할수록 ‘3초’, 마음의 여유가 최고의 안전 방안

“우리나라의 도로교통문화도 선진국처럼 사람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나 하나만 생각하는 운전자들의 태도는 개선이 시급합니다. 나보다는 모두의 안전을 우선해야죠.”
그래서 전영빈 씨가 이끌고 있는 경원여객 8407번 팀은 ‘배려’, ‘화합’, ‘안전’을 팀훈으로 삼고 있다. 그는 상대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화합을 이끌고 그 화합이 안전을 뒷받침해준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운전에 자신감이 붙으면 마음이 해이해질 수 있으니 이럴 때일수록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를 오래 몰다보면 차를 능수능란하게 다룰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입니다. 익숙해졌다고 생각될수록 더욱 조심해야죠. 사통팔방이라는 말이 있는데 운전자에게도 사통팔방의 눈이 필요합니다. 그중 하나라도 살피지 않는 순간 사고가 발생하는 법이니까요.”
자나 깨나 안전을 외치는 전영빈 씨만의 안전운행 노하우는 무엇일까. 그는 마음의 여유라고 전한다. 여유를 갖지 못하고 조급해하면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운전대 앞에는 ‘3초’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어떤 상황에서든 마음 속으로 3초를 세며 여유를 갖기 위해서다. 운전대를 놓게 되는 그날까지 계속 3초를 외칠 것이라는 전영빈 씨. 만약 그의 버스를 타게 된다면 안심하고 편안하게 목적지까지 여행해도 좋을 것이다.

차를 오래 몰다보면
능수능란하게 다룰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입니다. 익숙해졌다고
생각될수록 더욱
조심해야죠

승객 안전 이렇게

지키세요

1. 정류소 외 승하차 요구는 다른 차와 부딪쳐 사고가 날 수 있으므로 절대 요구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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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운행 중 급정거 시 골절 사고가 날 수 있으니차 내에서 이동하지 마세요. 안전을 위해 완전히 멈춘 후 이동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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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안전한 버스 이용을 위해 전 좌석 안전벨트 의무화를 준수해주시고, 운전자를 폭행하는 등차 내에서 난폭한 행동을 삼가 주세요.


안전 운전을 위해서는 마음의 여유가 중요하다며 '3초의 여유'를 강조했다

경원여객 8407번 팀은 '배려', '화합', '안전'을 팀훈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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