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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년생 신인모델의 ‘은빛 도전’
실버모델 김칠두

지난 2018년, 서울 패션위크에서 큰 화제를 몰고 온 사람이 있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은발을 휘날리며 런웨이를 걸어온 모델, 김칠두 씨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은퇴를 준비하는 60대에 그는 패션모델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40년을 돌고 돌아 어릴 적 꿈을 되찾은 그를 서울 청담에 위치한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글. 권유진 사진. 이현재


다시 찾은 모델의 ‘꿈’

1955년 11월 생, 올해 65세인 김칠두 씨에게 패션모델은 오래 전 꿈이었다. 181cm 훤칠한 키와 마른 체격 덕에 무슨 옷이든 잘 어울렸다. 24살 청년 시절에는 모델이 되고 싶어 경연대회에 출전하고, 여성 의류 디자인도 배우며 패션계에 몸담았다. 그것도 잠시, 일이 들어오지 않아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서 그는 사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채소, 과일, 생선 장수부터 순댓국집 장사까지, 생계를 이어온 그의 얼굴에는 주름이 자리했다. 40년이 지나 세월의 더께에 가려진 그의 꿈을 되찾아준 것은 딸의 한마디였다.

“재작년에 마지막 사업을 정리하고 가족과 서울로 올라왔어요. 다른 일을 구해봤지만 나이가 많고, 외모도 특이한 탓에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더라고요. 그때 딸이 ‘아빠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걸 해봐’ 라고 말해주었습니다. 문득 어렸을 적 옷 입는 걸 좋아했던 게 떠올랐지요.”

시니어 모델 학원에 등록한 그는 40년 만에 모델 수업을 받기 시작했 다. 부리부리한 눈과 덥수룩한 수염은 독특한 분위기를 풍겼다. 시니어 모델이 아닌 일반 모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2018 F/W 헤라서울패션위크’에 올라 정식 모델로 데뷔했다. 그로부터 1년 후, 그는 런웨이 뿐만 아니라 패션 매거진, 의류 브랜드 광고에도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수업을 들은 지 한 달이 채 안 돼 무대에 섰는데, 신기하게도 떨리지 않았어요. 너무 좋고 흥분되는 기분만 가득했지요. 오래 전부터 꿈꿔온 일이라서 그런지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기분이었습니다.”

누구나 끼가 있다

아무리 오랜 꿈이라 해도, 환갑이 지난 나이에 패션모델을 꿈꾸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같은 과감한 결정에는 뒤를 돌아보지 않는 그의 성격도 한몫했다.

“가끔은 너무 욕심이 과해 실패를 할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바로 돌아서서 싹 잊어버리고 다시 도전하는 성격이지요. 그런 마음 덕분에 모델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60세가 넘어가니 큰 결심을 하게 될 일도 ‘한 번 해보지 뭐’, ‘안되면 말지’란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더라고요.”

이 같은 그의 뚝심은 젊은 세대에게도 큰 감명을 주었다. 그를 ‘칠두 형’ 이라고 부르는 팬들은 늦은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 제2의 인생을 맞이한 그에게 열광했다. 소싯적 꿈을 잊고 사는 이 시대 가장들에게, 그리고 도전을 망설이고 꿈을 찾지 못하는 젊은 세대에게 김칠두 씨는 ‘누구나 끼가 있다’고 말한다. 자신의 내면에 있는 그 끼를 끄집어 낸다면 어떤 꿈이든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남들은 도전이라고 말하지만, 돌아보면 그저 ‘내가 좋아했던 게 무엇이었을까?’란 질문에서 여기까지 왔어요.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면 두려움과 갈등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걸 깨느냐 담아두느냐가 관건이겠죠. 그것을 깼다면,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최고인 것 같아요.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장점, 단점을 찾아서 보완하고 갈고 닦으면 언젠가는 빛을 보게 될 거라 말하고 싶어요.”

과 거 에   비 해   교 통 질 서   의 식 이    많 이
   개 선 됨 을   느 낀 다 .
우 리 나 라 도   교 통 질 서 를
  지 키 는   시 민 들 이   더 욱   늘 어 나
밝 고   긍 정 적 인   사 회 가   되 었 으 면   좋 겠 다 .

도로 위 성숙한 시민의식이 계속되길

젊었을 때부터 장사를 한 그는 오랜 운전 경력을 자랑한다. 그러다보니 과거에 비해 교통질서 의식이 많이 개선되었음을 느낀다는 그는 앞으로도 도로 위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계속되어 안전한 교통문화를 만들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외국을 다니다보면 확실히 교통의식 수준이 다르다는 것을 느껴요. 사람 하나 없는 캄캄한 밤에도 차들은 신호를 반드시 지키고, 양보를 당연하게 여기지요. 우리나라도 교통질서를 지키는 시민들이 더욱 늘어나 밝고 긍정적인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꿈꾸던 모델이 되어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패션에 대한 그의 열정은 계속되고 있다. 모델이 된 후 생긴 새로운 꿈은 국내 시니어모델 최초로 ‘세계 4대 패션위크’에 진출하는 것이다. 최근 연극무대에도 서기도 한 그는 연기에 대한 꿈도 생겼다.

“세계 4대 패션위크인 런던, 뉴욕, 밀라노, 파리 중 하나에 한국 시니어 모델 대표로 서는 게 목표입니다. 또 카메라 앞에 서다보니 연기에 대한 욕심도 생기더라고요. 이제 막 첫발을 뗀 신인모델이기에 계속 배우고, 고민하며 마지막까지 노력하고 싶습니다.”

시니어 모델로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자신을 계기로 활동하는 시니어 모델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40년을 돌고 돌아 젊은 시절의 꿈을 되찾은 모델 김칠두. 그의 패션을 향한 뜨거운 열정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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