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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례(先例)활용하기(블랙아이스)
병든 사자와 여우

무섭기로 소문이 난 젊은 사자가 있었습니다. 그런 사자가 병이 나서 자신의 집에 들어가 꼼짝하지 못하고 누워만 있었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 사자가 병이났다는 소문이 퍼졌습니다.
소문을 들은 동물들이 모여 “사자의 병이 어떤지 가봐야 하는거 아닐까”라고 했지만 실은 사자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루는 사슴이 병문안을 갔습니다. 다음날은 토끼가 또 다른 날은 얼룩말이 갔습니다. 그렇게 한 마리씩 병문안을 가니 여우도 고민이 되었습니다.
결국 여우도 병문안을 갔지만 사자의 집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다 그냥 되돌아 왔습니다.
병이 다 나은 사자가 숲속에서 여우를 만났습니다.

글. 신기주 교수(광주전남지부 안전교육부)
일러스트. 백지현

사자는

“너만 병문안을 오지 않았어”

라고 하자 여우는

“동물들의 들어가는 발자국만 있지 나오는 발자국이 없더라”

고 말하고 재빠르게 도망갔습니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간 겨울의 어느 날 아침, 30대 운전자가 스키를 타러 가고 있었다. 좋아하는 스키를 조금이라도 더 많이 타고 싶은 생각에 일찍 출발해 지방도로를 달리고 있다. 눈 앞에 작은 다리가 있다는 표지와 미끄럼주의라는 안전표지를 보았지만 대수롭게 여기지 않고 그대로 진행했다. 마침 다리위에 자전거를 타고가는 사람이 있어 자전거를 피하며 다리에 진입하는 순간 차량이 좌측으로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반대방향에서 진행해 오던 이솝이 그 모습을 보며

“역시 다리위 노면에 블랙아이스가 있었구나”

라며 충분히 속도를 줄이고 안전하게 통과했다.
병든 사자가 양이 되지는 않는다.
밀림에서 사자는 다른 동물에게 위험한 존재이다. 사자가 설령 병이 들었어도 맹수의 본성까지 병이 드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는 사자보다 더 큰 위험도 얼마든지 있다. 위험을 느끼는 정도를 위험감수성이라고 하는데 맹수를 보고도 위험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없지만 동물원에 갇힌 맹수에 대한 위험성은 낮게 느끼기 마련이다. 어떤 조건에 따라 또는 개인의 감수성에 따라 동일한 위험을 작게 느낄지 크게 느낄지가 달라질 때 위험감수성에 차이가 있다고 한다.

곶감이 무엇인지 몰랐던 호랑이가 곶감이야기를 듣고 산속으로 도망을 갔다는 전래동화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동화 속 호랑이는 곶감을 피해야 할 위험으로 인식했다고 할 수 있는데 호랑이의 곶감에 대한 위험감수성이 컸다라고 하겠다.

병든 사자를 작은 위험으로 또는 아무런 의심없이 병문안을 갔던 사슴이나 토끼 등은 병든 사자에게 잡아먹히는 결과를 맞이한다. 한참 젊은 사자가 병이 들었다고 해서 순한 양이 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물도 얼음으로 변한다. 운전자 눈에 보이지 않는 습기도 결빙이 될 수 있는데 특히 아스팔트노면에 생긴 결빙은 아스팔트 색과 비슷해 ‘블랙아이스’로 불리운다. 눈이 많이 쌓여있거나 빙판이 확연하게 만들어진 도로를 달리는 운전자는 위험을 인식하기 때문에 필요한 만큼 감속과 주의를 한다. 그러나 운전자가 보기에 평소와 다르지 않는 다리를 통과하는 경우 다리 앞에 세워진 ‘미끄럼주의’ 표지는 주목하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 블랙아이스를 위험으로 인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험을 대하는 올바른 자세는 운전자의 눈에 어떤 상황이 위험으로 보이느냐 보이지 않느냐와 상관없이 위험의 잠재성을 의식하는 것이다. 위험을 느끼는 정도에 따라 대비하는 행동도 분명히 달라진다면, 조금이라도 젖은 노면은 영하의 기온에서 얼음으로 변할 수 있음을 기억하는 것이 겨울철 안전운전에 도움이 된다. 병든 사자라도 사자는 사자이며 영하의 기온은 어디서나 도로에 블랙아이스를 만들 수 있다.

발자국을 대하는 여우의 태도
다른 동물에 비해 위험에 민감했던 여우는 사자의 집앞에서 망설였다. 이유는 사자의 집으로 향하는 동물들의 발자국은 있으되 나오는 발자국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떤 정보를 보고 판단을 하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쉽게 하는 실수 중 한가지가 ‘확증편향’의 오류이다. 영국 심리학자 피터 제이슨이 제시한 확증편향은 정보와 증거가 복잡하고 불분명한 가운데서도 자기 신념에 맞는 정보를 찾는 것은 쉽다 라는 전제에서 시작되었다. 즉 사나운 맹수인 사자의 집으로 들어간다는 것이 썩 내키지 않았던 여우는 사자의 집앞에 새겨진 다른 동물들의 발자국을 보고 되돌아갈 이유를 찾았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은 그러한 확증편향이 자신의 생명을 지키게 되는 계기 되었다. 통상 확증편향은 긍정적인 사례보다 부정적인 사례에 주로 적용된다. 다른 운전자의 과속은 “미친 짓”이지만 자신의 과속은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거나 세상에서 자신의 자녀만은 정말로 착하다고 믿는 부모들에서도 찾을 수 있다. 즉 확증편향하는 태도는 일상에서도 흔히 적용되는 현상인 것이다. 이렇게 적용되는 확증편향은 정보를 한쪽으로 치우치게 수용하고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는 성향 때문에 부정적인 현상에 더 어울리는 용어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확증편향하는 여우와 이솝은 오히려 생존에 긍정적 영향을 받고 있으니 아이러니하다. 이런 결과를 기대하는 운전자라면 여우와 이솝처럼 위험을 인식하는 태도부터 우선 달라야 한다.은

‘영하의 기온은 반드시 노면에 블랙아이스를 만든다’

겨울은 미끄럼을 알리는 주의표지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한 시기이다.

블랙아이스 Black Ice 블랙아이스는 기온이 내려가면 노면에 있던 물기가 얇은 빙판으로 바뀌는데 노면의 색과 구별이 되지 않아 블랙아이스라고 합니다. 얇기 때문에 투명도가 높아 도로가 젖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따라서 운전자 눈에 쉽게 보이지 않아 평소의 노면이라고 예측해 속도를 줄이지 않은 차량들에게 큰 위협이 됩니다. 블랙아이스는 한겨울이 다 지나갔다고 여기는 시기에도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블랙아이스를 만날 가능성이 높은 곳> - 평소에도 햇빛이 거의 비치지 않는 그늘 진곳
- 얼음이 생길 정도의 온도와 차가운 바람이 부는 날
- 통행량이 많지 않은 골목길
- 습도가 높은 다리위나 지하도로 부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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