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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이 불여일견, 가상현실교육센터

글. 성소영(자유기고가) / 사진. 윤상영
VR·4D가 접목된 교통안전교육을 시작하다
도로교통공단 서울지부에 자리한 가상현실교육센터에 들어서자 마치 영화관을 연상케하는 녹색 의자가 시선을 끈다. 의자 앞에는 VR기기가 놓여 있다. 지난 12월 6일 개관한 가상현실교육센터에서는 VR기기와 4D 모션시뮬레이터를 접목한 교통안전 교육을 시행한다.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등 신기술이 차량에 적용되는 시대에 교통안전교육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마련한 것. 12대의 시뮬레이터는 시각뿐 아니라 신체적 자극을 통해 교육의 효과를 더욱 극대화시킨다. 4D 모션시뮬레이터가 각 영상의 스토리에 맞게 움직여 교육생이 실제 영상 속 상황에 처한 듯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예컨대 차가 급출발, 급정지를 하거나 요철 등을 지나갈 때 4D 모션시뮬레이터가 사방으로 움직이고, 진동해 신체적 체험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가상현실 영상 콘텐츠는 네 편의 교통상황에 대해 가해 운전자(1인칭), 상대 차량 운전자(2인칭), CCTV 영상(3인칭)의 세 가지 관점에서 체험이 가능하다. 영상의 스토리 또한 실제 상황에서 흔히 일어날 법한 사고로 구성됐기 때문에 더욱 사실적이다. 다각도에서 사고를 관찰하고 경험할 수 있어 교육생들은 영상에 깊이 공감하고, 부주의한 행동으로 발생한 교통사고에 대해 경각심을 높일 수 있다.
이래도 난폭운전하실 건가요?
VR 교통안전 교육을 받기 위해 가상현실교육센터에 교육생들이 모였다. 난폭운전, 법규위반 등으로 벌점 및 면허정지를 부여받은 이들이다. “오늘은 VR 체험교육을 통해 교통안전의 중요성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질 거예요. 내가 운전을 할 때도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서울지부 안전교육부 임명철 교수의 설명으로 본격적인 교육이 시작됐다. 교육생들이 자리에 앉아 앞에 놓인 VR 기기를 착용하자 영상이 흘러나왔다. ‘난폭·보복운전’에 관한 체험의 시작이다. 보복운전자 시점으로 진행되는 첫 번째 영상에서는 앞차가 끼어들자 화가 난 운전자가 경적을 울리며 고속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과격한 운전에 따라 시트가 사방으로 움직이고 급정거를 반복하다 결국 큰 사고가 난다. 교육생들은 처음 맞이하는 상황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보복운전자 시점의 영상이 끝난 뒤, 반대로 피해운전자 시점에서도 VR 체험을 진행했다. 보복운전을 당하는 입장이 되자, 교육생들의 입에서 간간히 한숨이 터져 나왔다. 보복운전이 극에 달해 차가 부딪히자 “어…어!”라며 소리를 내지르는 이들도 있었다. 몇몇은 손을 뻗어 얼굴을 감싸기도 했다. 실제 상황이었다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체험이 끝난 교육생들은 “운전을 할 때는 참는 게 최고라고 생각했다” , “생생한 현장을 느낄 수 있었고, 진짜 이러한 상황이 오면 어떻게 할까? 라는 마음이 들었다” , “상대 운전자들을 많이 배려해야겠다”며 교육의 소감을 말했다.
피해자 중심 체험으로 경각심을 높이다
가상현실교육센터에서는 난폭, 보복운전 외에도 ‘폭우, 낙석, 우박 등의 악천후 상황’ , ‘안전띠, 카시트 미착용’ , ‘스마트기기 사용으로 인한 부주의’ 등의 주제로도 VR 체험교육을 할 수 있다. 기존에 도로교통공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차량시뮬레이터교육’이 운전자 중심의 시각에서 운영된다면, 가상현실교육센터의 VR 교육은 피해자 중심에서 사고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본인이 가상으로 운전해보는 체험은 사고의 위험성을 느끼게 하고, 경각심을 주는 효과가 있지만 상대 운전자의 입장을 경험해볼 수는 없어요. 반면, 가상현실교육센터의 VR 체험은 상대방 입장에서 사고 상황을 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정형화돼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참가자들이 조금 더 교통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세 가지 시점에서 사고 현장을 볼 수 있고, 자신이 손쓸 수 없는 사고 상황에 맞닥뜨리기 때문에 교육생의 반응이 더욱 극적일 수밖에 없는 것. 실제로 이번 체험에 참가한 교육생 중 한 명은 “이러한 보복운전을 통해 실제로 사고가 발생하기도 하느냐”면서 놀라움을 표했다. 피해를 당하는 입장에서 체험을 진행했기에 더 큰 교육적 자극을 느낀 것이다. 교육이 끝난 뒤 “배려를 많이 해야겠다”는 소감이 다수를 차지했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처럼 가상현실교육센터의 체험교육을 통해 자신도 몰랐던 스스로의 운전 습관을 돌아보고, 나의 부주의가 어떤 피해를 일으킬지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어 앞으로 교육의 효과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전한 교통환경, 함께 만들어요!
“체험 참가 후 ‘좋았다’는 의견을 보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안전띠를 하지 않았을 때, 비가 올 때, 운전 중 휴대폰을 사용할 때 등 자신이 실제로 경험해보았거나 앞으로 경험할 확률이 높은 상황에 대해 실감 나는 체험을 할 수 있어 공감도가 높은 편입니다. 현재는 시범적으로 소수 교육생들에게 운영되고 있지만, 추후 프로그램 및 기기 등을 보완해 기업체, 군부대, 일반 시민 등 많은 사람이 VR 체험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서울지부의 가상현실교육센터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대전·충남지부, 광주·전남지부 등에서 차례로 가상현실교육센터를 개관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교육센터의 운영 효과를 분석해 공공기관, 기업, 사회단체 등에 관련 프로그램 콘텐츠를 공유할 것이다. 교통안전교육에 신기술을 접목해 국내 최초로 구축한 가상현실교육센터의 체험프로그램은 안전한 환경 속에서, 실제 사고를 사실적으로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초보운전자, 고령 운전자 등 더욱 다양한 대상에게 교육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운전을 할 때는 역지사지의 미덕이 가장 필요하다.
이제 첫 발을 내디딘 가상현실교육센터가 앞으로 나아가, 온 국민이 교통법규를 준수하고 안전운전을 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이바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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