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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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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인지 반응 속도는 어떤가요?

글. 박기정 사원(본부 사고분석개선처)
느린 인지 반응 시간이 부른 사고
2016년 어느 날 저녁 9시경, 한 고령운전자가 운전하던 모닝 차량이 도로 옆의 하천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여 동승하고 있던 4명이 사망했다. 사고 장소는 가드레일이 설치되지 않은 굽은 오르막도로로, 커브 길을 돌아야 하는 상황에서 운전자가 방향을 제때 전환하지 못하고 그대로 직진해 좌측의 하천 약 200m 하류 지점으로 떨어지게 됐다. 운전자의 주의 부족이 사고의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사고 당일은 비가 많이 내려 노면이 미끄러운 상태였고, 상대적으로 시야가 흐린 고령운전자는 반드시 전방 도로 상황을 주시해야 했다. 그러나 운전자가 전방 주시를 하지 못한 탓에 도로 모양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고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고령운전자는 젊은 운전자에 비해 위험 예측, 시야 확보, 운동신경, 인지 반응 능력 등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돌방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이 떨어진다. 본 사고의 경우에도 상황에 대한 인지 반응 시간이 지체돼 큰 참사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어떻게 줄일까?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 통합분석 시스템 통계자료를 보면, 고령운전자의 운전 부주의로 인한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2014년에 25,705건, 2015년에 29,105건, 2016년에 30,195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고령운전자 교통사고에 대한 방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들을 배려하는 사회적 공감대의 형성과 교통문화 확산이 필요하다. 한 예로 65세 이상 운전자의 차량에 부착하는 실버 마크의 배급을 확대한다면 다른 운전자들이 고령운전자를 알아보고 배려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고령운전자들이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표지판의 규격 및 안내 글자의 크기를 확대하고, 도로의 폭을 확장하며, 터널 조명의 밝기를 조절하고, 야간 사고 다발 지역에 가로등을 설치하는 등 도로 환경을 개선한다면 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운전면허 자진반납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고령운전자가 면허를 반납하면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등 다양한 혜택을 주는 제도로, 대표적인 고령 국가인 일본에서는 이미 1998년에 최초로 운전면허 자진반납제도를 도입해 시행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전국운전면허장이나 경찰서에 방문하면 운전면허를 취소할 수 있지만, 특별한 혜택은 제공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도로교통공단에서 무료로 실시하는 교통안전교육과 적성검사를 확산 및 강화하고, 고령자의 면허갱신 유효기간을 단축하는 제도 도입을 조심스레 검토해야할 시기라고 판단된다. 누구나 세월이 흐르면 나이가 들기 마련이다. 우리모두 도로 위에서 고령운전자를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갖는다면 고령운전자 교통사고에 대한 걱정은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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