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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에서 운동에너지를 이끌어낸
내연기관


산업혁명 이전 이동을 위한 탈것을 움직이는 힘은 사람이나 가축, 바람의 힘을 이용하는 것이 전부였다.
많은 제약과 변수를 동반하는 이 에너지들의 한계로 인간의 이동은 늘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열기관이 개발되면서 인류의 이동거리는 비약적으로 확산되었다.

글. 이상우(문화평론가)

증기기관의 혁명

어떤 탈것이든 움직이기 위해서는 에너지원이 필요하다. 산업혁명 이전까지는 사람의 힘, 가축의 힘, 그리고 바람의 힘이 전부였다. 가축은 인간보다 큰 힘을 발휘하였으나 이동 거리와 수송량은 제한적이었다. 바람은 이용할 수 있는 곳이 강과 바다에 국한되었고, 날씨에 따른 변수도 많았다. 열기관은 이런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해주었다. 연료만 충분하다면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고, 주변 환경에 관계없이 늘 안정적으로 작동했으며, 지치는 법이 없었다. 이런 열기관은 땅에서 증기기관차를, 바다에서 증기선을, 하늘에서 비행선을 각각 탄생시켰다. 열기관은 연소가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크게 외연기관과 내연기관으로 나뉘는데, 산업혁명의 도화선이 된 증기기관은 대표적인 외연기관이었다. 상업적인 증기기관의 출발점은 1705년 토머스 뉴커먼의 증기기관이었으며, 광산의 물을 퍼내는 용도로 널리 보급되었다. 이후 수십 년간 뉴커먼의 증기기관을 개량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고, 그중 가장 뛰어난 혁신을 보여준 인물이 제임스 와트 였다. 와트는 물을 가열하는 보일러와 증기를 냉각시키는 응축기를 분리해 열효율과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렸고, 증기기관의 실용화 및 확산에 기여하였다. 하지만 증기기관의 구조상 여전히 열효율은 낮았다. 뿐만 아니라 증기기관은 부피가 크고 폭발사고가 잦아 사용하기 매우 어려웠다. 그래서 당대 기술자들은 보다 작고 안전한 새로운 열기관을 만들고자 했다. 바로 내연기관이었다.


효율적이고 안전한 내연기관으로 진화하다

내연기관은 자동차와 함께 발전했다. 자동차의 엔진은 내부에서 연료를 폭발시키면서 피스톤을 움직이고 그 힘을 바퀴에 전달한다.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밟으면 엔진 내부로 연료가 더 투입되고 피스톤의 상하운동이 빨라지면서 바퀴의 회전력도 함께 상승한다. 이런 엔진 덕분에 우리는 발끝을 살짝 움직이는 것만으로 빠르게 먼 곳까지 이동할 수 있는 것이다. 내연기관의 첫 단추는 제임스 와트의 조수였던 윌리엄 머독이 채웠다. 그는 석탄에서 가스를 만들어 내는 방법을 발견했고, 이후 수십 년간 많은 사람들의 시행착오 끝에 가열된 가스의 팽창과 폭발로 에너지를 얻는 내연기관이 탄생했다. 벨기에의 에티엔 르누아르는 1859년 2행정 석탄가스 엔진을 발명했는데, 배기량 18,000cc에 2마력의 힘을 발휘했다. 오늘날 일반적인 경차가 1,000cc에 약 75마력의 힘을 낸다는 것을 생각하면 매우 원시적인 형태의 내연기관이었다. 한편 독일의 니콜라우스 오토는 4행정 방식의 내연기관으로 특허를 취득했다. 오토의 4행정 엔진은 오늘날 가솔린 엔진의 원형으로, 기존 2행정 엔진보다 연료 효율이 좋고 보다 안정적으로 작동한다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오토보다 먼저 특허를 낸 사람이 등장하면서 그의 특허는 취소가 되었고, 4행정 내연기관은 누구나 개발 가능한 장치가 되었다. 그리고 이는 내연기관과 자동차의 발전을 더욱 가속화시켰다.

내 연 기 관 의   대 안 으 로   전 기 모 터 가   주 목 받 고   있 다 .
전 기 모 터 는   내 연 기 관 보 다   에 너 지   효 율 이
훨 씬   높 은   것 은   물 론 ,   환 경 오 염 이 나   유 지 보 수    측 면 에 서 도   유 리 하 다 .


전기에너지 시대의 내연기관

연비가 좋고 경유 값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한때 디젤 승용차가 많이 판매되었다. 하지만 배출가스를 조작한 폭스바겐의 ‘디젤 게이트’ 사건 이후 디젤 엔진은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배출의 주범으로 지목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디젤 엔진의 지속가능성에 물음표를 던진다. 내연기관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제 성능보다 환경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연료를 태워서 움직이는 내연기관의 특성상 이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최근 내연 기관의 대안으로 전기모터가 주목받고 있다. 전기모터는 내연기관보다 에너지 효율이 훨씬 높은 것은 물론, 환경오염이나 유지보수 측면 에서도 유리하다. 때문에 향후 자동차의 엔진은 내연기관에서 전기모터로 대체될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장관 셰이크 야마니는 이렇게 말했다. “석기시대의 종말은 돌이 부족해서 온 것이 아니다.” 그의 예언처럼 내연기관의 시대는 석유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보다 경제적이고 깨끗한 에너지가 확산되면서 자연스럽게 저물어갈 것이다. 먼 훗날 우리는 내연기관의 엔진 소리와 기름 냄새를 그리워하게 될지도 모른다. 마치 디지털 시대에 오래된 레코드판을 추억하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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