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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리와 냄새로

    알아보는

    자동차 관리

    운전하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평소와 다른 냄새가 나거나, 처음 듣는 소리가 나는 경험을 해봤을 것입니다.
    이는 자동차가 운전자에게 건네는 일종의 경고 메시지입니다.
    차에서 나는 소리와 냄새는 어떤 문제를 알려주는 것인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 글. 김경래 자동차 정비 전문 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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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와 냄새가 알려주는 자동차 상태

자동차 정비업체에서 일하던 시절에는 다급한 목소리의 전화를 종종 받곤 했습니다. 대부분 “지금 운전 중이고 차가 좀 이상한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와 같은 다급한 도움 요청입니다. 원인과 증상은 가지각색이지만 표현 방법은 비슷합니다. “무슨 냄새가 나는데요.”, “무슨 소리가 나는데요.”, “계기판에 무슨 불이 켜졌는데요.”….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기 보다는 보고 들리는 대로 묘사하는 질문이 대부분이죠.
정비소에 전화할 만큼 다급한 상황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사실 정확한 용어를 사용해 어떤 부분이 고장 났는지 설명할 수 있을 정도라면 이미 일반 운전자의 범위는 아니기도 합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운전 중에 만나면 당황스러운, 그래서 알고 있으면 언젠가는 반드시 도움이 되는 ‘소리와 냄새로 알아보는 자동차 관리법’입니다.

모든 냄새에는 원인이 있다

자동차를 운행하면서 특정한 냄새가 나는 건 대체로 좋지 않은 신호입니다. 자동차는 기본적으로 아무 냄새도 나지 않는 것이 정상입니다. 자동차에 이상이 생겼을 때 나는 수상한 냄새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알고 있으면 조금은 덜 당황할 수도 있으니까요,
첫 번째는 ‘달콤한 냄새’입니다.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게 느낄 수도 있지만 경험자들의 공통적인 증언에 따르면 ‘설탕 타는 냄새’와 가깝다고 합니다. 달고나 만드는 냄새와 비슷하다고 하면 이해가 쉬울까요? 이는 보통 냉각수와 관련된 냄새입니다. 부동액이라고도 불리는 냉각수가 누수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을 때 나는 냄새입니다. 누수의 정도가 심한 경우 엔진과열에 의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엔진 온도 경고등이나 계기판에 있는 온도계에 주의하며 운행하고, 최대한 빨리 정비소에 들르는 것을 권합니다.
두 번째는 ‘기름 냄새’입니다. 주유 후 환기를 했음에도 차 안에서 휘발유 냄새가 난다면 연료 계통의 누유일 수 있습니다. 주행 중이 아니더라도 차를 오래 세워두거나 아침에 차를 처음 탔을 때 더욱 심하게 느껴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특히 연료 탱크가 있는 뒷좌석에서 냄새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름 타는 냄새가 송풍구를 통해 들어온다면 엔진오일의 누유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누유된 엔진오일이 엔진의 뜨거운 겉 표면에 붙어 나는 냄새로, 냄새가 날 정도라면 상당히 많은 양의 누유가 진행되어 있을 것입니다. 어떤 종류든 차에서 기름 냄새가 난다면 증상이 심해질수록 운전하기 힘든 수준이 되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 점검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곰팡이 냄새’입니다. 장마철에 젖은 옷에서 날 법한 쿰쿰한 냄새가 차안에서 난다면 에어컨 필터를 교환해야 할 때입니다. 미세먼지와 바이러스에 민감한 요즘이니만큼, 공조 장치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전인 봄과 가을에 한 번씩 교환하면 냄새가 나는 것도 예방하고 쾌적하게 운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필터들과 달리 직접 교환하기도 어렵지 않으니, 셀프 교환법을 익혀보는 것도 추천할 만합니다.

자동차의 소리에 집중하라

평소와 다른 소리도 냄새와 마찬가지로 나쁜 신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냄새는 주로 액체 형태의 기름이나 물과 관련이 있다면 소리는 기계적인 문제와 관련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 보닛(Bonnet) 쪽에서 ‘짹짹’거리는 소리가 나는 증상을 살펴보겠습니다. 새소리가 난다고 하기도 하고, 귀뚜라미 소리가 난다고 하기도 하죠. 이는 대부분 벨트류의 교환 시기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소리입니다. 마찰이 잦은 벨트의 특성상 오래 사용하게 되면 마찰면에 금이 가면서 소음이 발생합니다. 제조사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6~8만km 정도에서 교환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교환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더라도 고무로 만들어진 부품이기에 언제든 변수가 생길 수 있습니다. 소리가 들리면 신속하게 정비소에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째로 브레이크에서 '끼익' 소리가 나는 경우입니다. 보통은 브레이크 패드와 디스크가 마찰하면서 나는 소리인데 원인은 생각보다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브레이크 패드가 다 닳아 없어진 경우라면, 패드 안쪽의 금속 부분과 디스크가 직접 마찰하면서 쇠 긁히는 소리가 나게 됩니다. 만약 브레이크 패드를 교환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라면 바뀐 브레이크 패드의 접촉면이 고르지 않아 어느 정도 길이 드는 시간이 필요한 것도 사실입니다. 패드와 상관없이 디스크의 표면이 고르지 않아 소음이 생기는 경우도 상당히 많기 때문에 섣불리 부품부터 교환하기보다는 전문가와 충분한 상의하도록 합시다.
마지막으로 겨울철에 많은 운전자들이 경험하게 되는 ‘찌걱’거리는 소리입니다. 하체 부품의 고무부싱이 터지거나 경화되면서 충격을 원활히 흡수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나는 소리입니다. 특히 외부 온도가 영하까지 떨어지는 겨울에는 수명이 충분히 남은 고무 부싱도 떨어진 기온 때문에 경화되어 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주행 컨디션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하체 부품의 수명은 대부분 비슷하기에 한쪽에서 소리가 나기 시작하면 전반적인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소리를 내는 부품을 찾아내서 교환하더라도 곧 다른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는 뜻이죠. 금액적으로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으나 교환하는 김에 하체 부품 전체를 교체하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덜 비싸고, 스트레스도 적게 받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조 증상을 파악하는 방법

얼마 전 이사한 저를 만나기 위해 친구가 서울에서 오던 중 강릉 부근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차에서 달달한 냄새가 난다는 친구에게 차를 세우고 문제가 생겼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답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실제로 압력에 의해 냉각수가 뿜어지듯 누수되는 중이었고 전화를 끊자마자 엔진 과열 경고등이 점등되었다고 합니다. 다행히 저에게 전화를 해서 한적한 길로 빠져나온 상태라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만일 고속도로에서 위와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면 위험에 처했을 것입니다.분명 전조 증상이 있었을 테지만 “별 일 있겠어?” 같은 태도로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기에 생긴 일입니다. 평소에도 중요하지만 특히 장거리 운행을 앞두고는 귀찮더라도 시간을 내어 자동차를 점검해야 합니다.
운전자들이 자신의 자동차를 면밀히 살피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기적으로 정비소에 방문하는 것도 좋은 습관입니다. 여러분들이 제 친구들처럼 차가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급히 전화해 물어볼 수 있는 전문가의 전화번호를 하나쯤은 가질 수 있게 되길 바라봅니다.

자동차 백과에서는 그간 아래의 주제를 통해 올바른 자동차 관리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궁금한 내용은 과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1+2월호
계기판 경고등
3+4월호
자동차 오일 관리법
5+6월호
차에 숨어 있는 ‘고무’
7+8월호
운전보다 중요한 ‘브레이크’
9+10월호
운전 생활의 질을 책임지는 ‘필터’
11+12월호
소리와 냄새로 알아보는 자동차 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