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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
세계 도로는 지금

외국에서는 국도가
어떻게 운영될까?
국도 교통안전을 위한 외국 사례

모든 도로가 탄탄대로이면 좋으련만. 일반국도는 고속도로처럼 넓게 펼쳐져 있지도, 간선도로처럼 촘촘하게 짜여 있지도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국도는 많은 사람들이 오랜 기간 이용하고 있는 역사의 길이다. 도로 안전을 위해 끊임없이 개선을 거치고 있는 일반국도. 외국에서는 어떻게 국도 안전에 힘을 쏟고 있는지 알아 보았다.

글. 이수범(서울시립대학교 교수)

국도의 교통안전 : 미국사례
탄탄한 인프라와 체계적인 관리

미국의 기능적 도로분류체계상 한국의 일반국도와 유사한 도로는 간선도로(arterial) 중 주요간선도로(principal arterial) 및 집산도로(collector) 내 주집산도로(major collector)와 보조집산도로(minor collector) 등이 있다. 또한 도로의 이동성과 접근성 관점에서의 도로 분류체계에 의하면 주요간선도로(Principal Arterial)와 보조간선도로(Minor Arterial) 등이 국내의 일반국도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All Roads 모든 도로 Arterial 간선도로 Non-Arterial 집산도로 Principal 주요간선도로 Minor 보조간선도로 Collector 집산도로 Local 지방도 Full Control 완전통제도로 Partial / Uncontrolled 부분 및 미통제도로 Major 주집산도로 Minor 보조집산도로 Interstate 주간도로 Other Freeways & Expressways 기타 고속도로 Other Principal Arterial 기타 간선도로 미국의 기능적 도로 분류체계 출처 : 미연방도로청(FHWA), Highway Functional Classification Concepts, Creteria and Procedures

지역 간 이동성이 우선시되는 지방부도로의 경우, 상대적으로 차량의 속도가 높아 교통사고 위험이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미국 연방정부에서는 연방법률(U.S.C)에 근거해 지방부도로(rural road)에 대해 도로안전개선프로그램(Highway Safety Improvement Program, HSIP)을 시행하고 있다.

미 연방의회에서 제정한 연방 법률인 23 U.S.C.에 따라 시행되고 있는 도로안전개선프로그램(HSIP) 사업은 미국의 5년 단위 국가교통 투자예산에 관한 법률인 FAST Act(Fixing America's Surface Transportation Act)에 근거해 미연방도로청(FHWA)으로부터 연간 약 24억 달러 예산이 투입되는 국가 교통안전 핵심 사업이다. 이 사업은 각 주(state) 단위의 인구, 도로 특성을 고려해 예산이 각 주에 자동으로 배정되고 있으며, 연방정부-주정부 간 9:1의 매칭 펀드 형식으로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도로안전개선프로그램(HSIP) 사업 중에는 지방부 도로(rural road)에서의 교통사고 위험 문제를 해결하고자 고위험지방도로(High Risk Rural Road, HRRR) 개선사업이 별도로 추진되고 있다.

고위험지방도로(High Risk Rural Road, HRRR) 개선사업은 각 주 정부가 수립한 주 단위 전략적 도로안전계획(Strategic Highway Safety Plan, SHSP)에 따라 심각한 교통사고 위험이 발생하는 경우 의무적으로 연방정부에 신청하도록 하고 있으며, 도로안전개선프로그램(HSIP)의 사업 형태인 매칭 펀드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고위험지방도로(HRRR) 개선사업은 미 연방법률 23 U.S.C에 따라 지방부 주요 집산도로(rural major collector), 지방부 보조 집산도로(rural minor collector), 지방부 지역도로(rural local road)를 사업대상으로 하며, 그중 주로 지방부도로에서 많이 발생하는 도로이탈사고(roadway departure), 차선이탈사고(lane departure)를 대상으로 추진되고 있다.

고위험지방도로(HRRR) 개선사업은 교통안전과 관련된 데이터가 확보된 주 정부 단위의 도로성능모니터링시스템(HPMS)과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사망분석보고시스템(FARS) 등의 데이터를 토대로 사업지점을 선정하는 등 미연방도로청(FHWA)에서 마련한 고위험지방도로(HRRR)매뉴얼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
미연방도로청(FHWA)에서는 고위험지방도로(HRRR) 개선사업 등 도로안전개선프로그램(HSIP) 사업에서 활용되도록 검증된 안전대책(proven safety countermeasures)을 사업 추진사례를 통해 제시하고 있어, 고위험지방도로(HRRR) 개선사업에서도 이러한 안전대책 기법을 적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국내 추진 검토 가능 사례는?

구체적으로 국내에서도 검토할 수 있는 몇 가지 대책을 보면, 우선 도로의 선형을 운전자가 먼저 직시할 수 있도록 돕는 시설들을 도입하는 방안이 있다. 곡선부 선형 설계 기법을 개선하는 방안, 선형유도시설을 보강하고 측면 마찰력을 증가시켜 이탈사고를 방지하는 방안 등이 있다. 보행자 측면에서는 보행자 신호를 우선 제공하며 보행자신호기 등을 더 크게 하여 인지를 쉽게 하는 방안, 횡단보도 중간에 안전지대를 설치하는 방안 등이 있다. 이 밖에 운전자가 교통신호기를 보다 빨리 인지할 수 있도록 신호기 외부 면을 빛에 반사하는 재질로 만들어 야간 시인성을 증진하는 방안과, 지속적으로 중앙분리대를 설치하는 방안들이 있다. 우리나라 국도의 경우 미국의 지방도와 특성이 다소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으나, 도로의 안전성을 증진시키기 위하여 위에서 제시한 방법들을 국내 실정에 맞추어 적용한다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 Install Curve Warning Signs 곡선부 경고표지 설치 안전대책
  • Install a Roundabout (From Stop-Controlled) 회전교차로 설치 안전대책
Roadside Design Improvement at Curves <미연방도로청(FHWA)의 proven safety countermeasures 정보>
출처 : https://safety.fhwa.dot.gov/provencountermeasures/
국도의 교통안전: 영국 사례
등급제 도입으로 도로별 안전관리

영국의 도로는 기능적으로 크게 6개로 구분된다. 고속도로(motorways), 간선도로(trunk roads), A국도(A roads), B국도(B roads), C국도(C roads), 미분류 도로(Unclassified roads) 등이다. 이중 한국의 일반국도와 유사한 도로는 간선도로(Trunk A roads)로 볼 수 있다.
영국에서는 안전한 도로를 조성하기 위해 별점 등급제(star rating system)를 활용하고 있다. 별점 등급제는 도로 네트워크 관리 차원에서 도로의 다양한 위험요인들을 등급화하여 도로의 투자계획 등에 활용하는 도로평가 방법의 하나로, 국제도로평가프로그램(iRAP: the International Road Assessment Programme)을 중심으로 국제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영국 고속도로 공기업인 잉글랜드 고속도로(Highways England)는 2015년부터 별점 등급제를 도입하기 시작했으며, 고속도로(motorways)와 국도(main A roads)에 대해 적용하고 있다. 영국 내 전체 도로 연장의 15%에 불과한 이 두 개 도로(motorways, A roads)에서 사망자의 60%, 중상자의 40%가 발생하고 있어, 영국 고속도로 공기업인 잉글랜드 고속도로(Highways England)는 관리 대상 2개 도로에 대해 고위험 도로에 해당되는 1등급/2등급(1-star/2-star roads) 도로 구간을 줄이고, 3등급 이상의 도로를 확보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최근 10년간의 위험도로 등급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면 이러한 정책이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Road Survey <별점등급제(Star Rating) 추진 프로세스>
    출처 : https://eurorap.org/star-rating/
  • Figure 2 <별점등급제에 의한 교통사고분포 변화-motorways와 A roads>
    출처 : EuroRAP(2021), British EuroRAP Results 2021:Building Back Safer–Making Roads Fit for 2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