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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리포트

날아서 출근하는 ‘하늘길’ 열린다
플라잉카, 어디까지 왔을까?

하늘을 나는 자동차. 아직도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일까? 먼 미래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빌딩 숲을 가로지르는 영화 속 장면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땅과 하늘을 넘나드는 플라잉카의 현주소를 알아본다.

글. 차지은

하늘, 선망과 욕망 그 어디쯤

라이트 형제는 말했다. “꿈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면, 꿈만 쫓는 바보처럼 보여도 좋을 것이다”라고. 비행기를 처음 발명할 당시 사람들은 이 형제를 미친 사람쯤으로 보았겠지만 라이트 형제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들의 시선은 언제나 하늘로 향해 있었기에.
지금 인류는 제2의 라이트형제를 찾고 있다. 자동차가 하늘을 날고, 개인이 ‘하늘길’로 원하는 목적지까지 빠르게 이동하는 두 번째 비행을 꿈꾸는 중이다. 결코 꿈에서 끝나지 않을, 21세기 판 라이트 형제는 수많은 연구와, 시행착오 끝에 하늘에 다가서고 있다. 라이트 형제와의 차별성이 있다면 지금은 전 세계의 이목이 그 꿈을 함께 응원하고 있다는 것일까?
일명 ‘플라잉카’로 불리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최근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늘을 향한 인류의 두 번째 도약에 사람들은 열광하는 중이다. 정부도, 기업가들도, 공상과학영화를 사랑하는 세계 어딘가에 있는 사람들도. 기대와 걱정, 선망과 욕망 그 사이에서 플라잉카는 벌써 우리의 눈앞으로 다가왔다.

5년 뒤에 펼쳐질 교통 혁신

국토교통부는 2025년 하늘길을 열고 플라잉카를 상용화하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로드맵’을 발표한 것. 내용에 따르면 하늘을 나는 택시를 도입해 승용차로 1시간 걸리는 거리를 20분 만에 도달하는 교통서비스의 혁신을 보여주겠다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이미 정부는 지난 2019년 ‘미래차 산업발전 전략’을 통해 플라잉카 실용화를 언급한 바 있다. 최근 그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이 공개됐다. 2024년까지 항공교통 비행실증, 2025년에는 상용서비스 최초 도입, 2030년에는 본격 상용화를 추진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계획대로라면 바로 5년 뒤부터 플라잉카가 도입된다. SF영화의 한 장면을 보고 자란 세대로서는 100년 뒤의 일처럼 아득한 것이 사실. 하지만 이미 플라잉카 개발을 위한 연구는 20세기부터 시작되었고, 드론이 각종 산업에 활용되면서 드론의 발전 가능성과 함께 플라잉 카에 대한 기대감도 끌어 올랐다. 특히 지난 2017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개발한 ‘드론 택시’가 시험 운전에 성공하면서 '플라잉카'는 드론에 탑승기능이 추가된 형태로 상용화 단계에 돌입했다.

치열한 업계의 플라잉카 경쟁

미국의 투자자 모건스탠리는 2040년이면 전세계 UAM시장이 한화로 약 17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UAM은 Urban Air Mobility, 우리말로 도심항공교통을 뜻한다. 일반인들에게는 플라잉카, 또는 에어택시로 익숙하지만 정확한 용어로는 UAM으로 통칭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항공기체들이 자동차를 하늘에 띄운 형태보다는 드론에 탑승 기능을 더한 것에 더욱 가깝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하늘을 나는 기체라는 새로운 교통수단의 등장으로 자동차업계는 떠들썩하다. UAM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벌써부터 치열하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과 ‘한화그룹’이 플라잉카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으며, 외국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UAM이 발표되고 있다.

남은 과제는 인프라 구축

최근 미국의 항공자동차 스타트업인 테라퓨지아는 플라잉카 ‘트랜지션’의 예약판매를 실시했다. 도로주행과 비행이 모두 가능한, 가장 ‘플라잉카’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모델이다. 전기와 하이브리드 모터를 탑재한 트랜지션을 예매한 신청자들은 내년 초면 차량을 손에 쥘 수 있다.
이밖에도 네덜란드의 ‘팔브이(PAL-V)’, 슬로바키아 ‘에어로모빌(AeroMobil)’, 미국 ‘삼손스카이(Samson Sky)’ 등.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플라잉카 업체들이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처럼 해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플라잉카 산업. 하지만 고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자동차가 출시되더라도 자동차가 다니는 하늘길을 정비해야 하기 때문. 우리나라 역시 UAM상용화를 목표로 도시 교통환경을 바꾸기 위한 재정비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UAM 팀 코리아’ 제1회 본 협의체를 결성하고 UAM 기술 로드맵 수립 현황, K-UAM 그랜드 챌린지 추진 계획 등 UAM 도입을 위한 청사진 마련에 들어갔다. 특히 올해는 전남 고흥에 테스트베드를 구축해 실증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국토교통부는 2019년부터 도시항공교통 전담조직 ‘미래드론교통 담당관’을 운영해 오는 중이다. 이처럼 다방면에서 한국형 UAM도입을 준비하는 우리나라. 기술력과 촘촘한 준비로 미래도시교통기술의 선진국으로 우뚝 서길 기대해 본다.

  • 조비 에비에이션 EVTOLS
    미국의 ‘조비 에비에이션’은 2009년 설립 이래 100% 전동식 항공기를 개발해 온 회사다. 조비 에비에이션은 최대 5명까지 탑승하도록 디자인한 e-VTOL(전기충전식 수직이착륙기)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대시속 320km로 조종사와 4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도록 설계했다. 오는 2024년 말 상용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 키티호크 헤비사이드
    래리 페이지 구글 창업자가 투자한 기업 ‘키티호크’는 2017년 ‘호수 위를 나는 자동차’를 개발해 공개 시험에 성공했고, 2019년에 발표한 플라잉카 ‘헤비사이드’는 15분 만에 약 88km를 이동하는데 성공했다. 소음이 적은 ‘조용한 비행기’라는 별명을 얻으며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 오프너 블랙플라이
    캐나다의 한 작은 마을에서 시작한 회사 ‘오프너’도 주목받는 플라잉카 기업이다. 오프너가 개발 중인 블랙플라이는 30분 만에 조립이 가능하고 분해 후 차량에 싣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오프너도 구글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의 투자로 캘리포니아로 본사를 이전했다.
  • 스카이드라이브 SD03
    일본 드론개발업체인 스카이드라이브가 제작한 플라잉 카 ‘SD-03’ 도 시범운행에 성공했다. 전기 배터리를 이용하며 헬리콥터처럼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다. 도요타자동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된 일본 내 최초 유인 플라잉카로, 자율주행이 아닌 사람이 직접 조종하는 형태다. 최근 시범 운행에서 SD-03은 4분간 시험장 내부를 비행했다.
참고 자료

국토교통부 <도시의 하늘을 여는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로드맵>(’20.06.04.)
국토교통부 보도자료 <도심항공교통(UAM) 기술·안전성 드높일 청사진 나온다>(’20.12.29.)
현대자동차그룹 HMG저널 <자동차 회사, 하늘길을 넘보다>(’19.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