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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
자동차 타고 동네 마실

바다 위로 펼쳐지는 파노라마
해안도로 따라가는 드라이브 여행지

바야흐로 여름. 장마까지 지나간 여름의 태양은 더욱 뜨겁게 타오른다. 파란 하늘과 반짝이는 바다. 휴가철이 다가왔음에도 아직까지 여행이 두려운 지금. 해안도로를 따라 마음껏 달리며 자연이 만들어주는 파노라마를 감상해보자. 일상에서 충분히 거리를 두고도 화려하게 빛나는 여름 안에서.

글. 차지은 사진. 고흥군청, 제주관광공사, VISITJEJU.NET, 크라우드 픽

남열 해돋이 해수욕장과 팔영대교까지 이어지는 해안도로를 내달리면 자동차에선 이미 파노라마가 펼쳐질 것이다. artist Peppertones _ music 해안도로 ⓒ 팔영대교
전남 고흥
남열 해맞이길

고흥은 지붕없는 미술관이다. 그도 그럴 것이 어디서 바라보더라도 놓치기 아까운 풍경이 펼쳐진다. 섬이며 바다며, 산까지 한 폭의 그림과도 같다. 여기에 예술가들의 손때 묻은 작품들이 저마다의 모습으로 전시돼 있는 작은 미술관들까지 고흥의 정취를 더한다.
고흥의 아름다움은 어디서나 느낄 수 있지만 여름엔 남열 해돋이 해수욕장을 비롯해 고흥의 절경을 품고 있는 해맞이길을 빼놓을 수 없다. 팔영산과 우미산의 산세는 물론, 적금도, 옥태도, 비사도와 같은 섬을 배경으로 해경을 만끽할 수 있는 곳. 우주발사 전망대와 팔영대교까지 이어진 이 해안도로는 최근 남도 명품길 조성 공모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더욱 볼거리가 풍성해질 전망이다.
해맞이길 드라이브를 나선다면 우주발사 전망대에서 시작하길 추천한다. 360도 회전하는 전망 카페에서 환상적인 고흥의 바다와 향기로운 차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고흥의 랜드마크다. 총 7층으로 조성된 이곳엔 VR체험관과 우주도서관, 홍보전시관 등을 운영해 아이들을 위한 교육장소로도 추천할 만하다. 단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임시 휴관 중이니 방문 전 미리 확인해 보는 센스를 발휘하시길. 우주발사 전망대에 오르지 못하더라도 크게 실망할 필요는 없다. 7층 전망대 못지않은 창밖풍경이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비가 오는 날엔 처마에서 떨어지는 빗물과 빗소리마저 영화 같고, 해가 창을 두드리는 모습 자체로 그림이다. 지붕이 없기에 자연의 변화와 운치가 어우러지는 것이 고흥이 가진 매력. 남열 해돋이 해수욕장과 팔영대교까지 이어지는 해안도로를 내달리면 자동차에선 이미 파노라마가 펼쳐질 것이다.

Peppertones- 해안도로
톡 쏘듯 청량한 목소리가 특징인 페퍼톤스의 해안도로. 경쾌한 멜로디에 덩달아 발걸음도 가벼워져 어디로든 떠나고 싶게 만드는 노래다. 여름을 ‘페퍼톤스의 계절’이라고 할 만큼 여름에 어울리는 밝은 노래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해안도로 속 가사 ‘두근거리는 한낮의 설레임/뜨겁게 벅차오르는 가슴을/ 모두 안고 달려가’처럼, 고흥의 해맞이길을 달려보자.

유튜브에서
‘해안도로’ 듣기

구불구불한 해안선을 따라 넘실대는 제주 특유의 에메랄드빛 바다는 인적 드문 제주의 본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더욱 특별하다. ⓒ 신창풍차해안도로 전경
제주
신창풍차해안도로

코로나19로 외국 여행길이 막힌 지금, 많은 이들이 제주도로 향했다. 이국적인 풍광 속에서 관광과 휴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제주는 변함없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여행지다. 이미 제주의 많은 명소들이 관광객들의 방문으로 시끌벅적하다.
하지만 여기, 한적한 제주의 민낯을 그대로 간직한 곳이 있다. 아직까지 많이 알려지지 않아 고즈넉한데다 풍차와 해안도로를 끼고 있어 이색적이기까지 한 곳, 신창풍차해안도로다. 서제주에서 관광지로 소문난 애월지역에서 조금만 비켜가면 신창풍차해안도로를 만날 수 있다. 서쪽 끝을 따라 연결된 신창풍차해안도로는 해상풍력단지가 조성돼 있어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는 내내 풍차를 만날 수 있다. 구불구불한 해안선을 따라 넘실대는 제주 특유의 에메랄드빛 바다는 인적 드문 제주의 본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더욱 특별하다. 지평선 넘어 차귀도의 모습도 감상할 수 있는 이 해안도로는 아름다운 일몰로도 손꼽히는 곳. 오후 시간대에 방문한다면 창밖으로 펼쳐지는 해넘이의 절경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한편 신창풍차해안도로는 중간에 생태체험장이라고 불리는 산책코스도 끼고 있다. 자동차로 내달리다 카메라에 담지 못한 풍경이 아쉽다면 이곳에서 산책을 즐기며 카메라를 들어도 좋다. 자바리상과 원담체험장, 휴게 공간이 마련돼 있고, 중간에 전망대까지 조성돼 있어 다양한 제주의 모습을 담을 수 있다. 제주 본연의 이국적인 풍광과 함께 한적함을 느끼고 싶다면 신창풍차해안도로만한 곳이 또 있을까.

artist 모노반 _ music 청산별곡 ⓒ 신창풍차해안도로에서 바라본 차귀도의 모습
모노반 – 청산별곡
개성넘치는 음악을 선보이는 트리오 그룹 모노반의 앨범 <청산>에 수록된 곡이다. 고려의 가요를 재즈풍으로 재해석한 모노반의 ‘청산별곡’은 한국의 정서를 현대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푸르른 자연에 마음을 빼앗긴 청산별곡의 주인공은 제주살이를 꿈꾸는 요즘 사람들의 마음과 같은 마음이 아니었을까.

유튜브에서
‘청산별곡’ 듣기

헌화로를 달리다 보면 마치 바다 위를 달리는 듯 바다의 품속으로 들어와 있는 듯하다.” ⓒ 헌화로에서 바라본 심곡항 빨간등대
강릉
헌화로

붉은 색 바윗가에/ 잡은 손의 암소를 놓게 하시고/ 나를 아니 부끄러워 하신다면/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
대관령 산신령이 수로부인에게 헌화하며 부른 노래 ‘헌화가’다. 우리나라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도로로 알려진 헌화로는 수로부인의 전설을 품고 있는 곳이다. 동해를 끼고 굽이쳐 흐르는 이 길은 바다를 메워 만든 도로다. 헌화로를 달리다 보면 마치 바다의 품속으로 들어와 있는 듯하다.
강릉 금진해변에서 정동진항까지 이어지는 헌화로는 금진에서 심곡항까지의 구간이 해안도로로 나있다. 이 구간 어디서나 쪽빛으로 푸른 동해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지만 금진에서 잔잔하게 시작하는 것이 좋다. 위로 치닫을수록 절정을 향해 달려가는 풍광을 느껴볼 수 있기 때문. 특히 금진항에서 심곡항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헌화로와 바다가 굽이굽이 뒤섞여 다채로운 동해의 얼굴을 마주할 수 있다.
2008년 보수 공사를 마친 헌화로는 처음 개설됐던 1998년에 비해 훨씬 바다와 가까워졌다. 실제 거리가 가까워진 것은 아니지만 눈으로 바라보는 바다의 너울을 더욱 깊이 감상할 수 있게 됐다. 헌화로의 해안도로를 따라 가면 기암괴석과 바다가 만들어 내는 절경이 거침없이 쏟아진다.
헌화로는 자전거 도로도 잘 닦여있는 해안도로다. 자동차 드라이브코스로도 제격이지만 자전거 라이더라면 자전거로 찾아도 손색없을 곳이다. 어찌됐든 바퀴만 있으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바다와 가까워질 수 있을 테니.

ⓒ 헌화로 전경
CARPENTERS – TOP OF THE WORLD
영화 속 바닷가는 왜 항상 동해였을까. 말하자면 동해바다는 ‘고전’과도 같다. Carpenters의 Top of the World는 올드 팝이지만 아직까지 많은 가수들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고전이다. 세상의 정점에서의 벅찬 마음을 노래하는 Top of the World와 함께라면, 우리나라 동쪽 끝 동해가 더욱 힐링으로 다가올 것만 같다.

유튜브에서
‘TOP OF THE WORLD’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