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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
사고분석실

여름철 대형사고를 부르는 수막현상 Hydroplaning
다수의 인명피해를 일으키는 빗길 교통사고

비가 많이 내리던 어느 날, 좌로 굽은 도로를 진행하던 승용차가 좌측으로 조향하지 못하고 우측으로 미끄러져, 주유를 마치고 도로를 진입하려고 대기 중인 승용차를 충돌해 3명이 사망하고 4명이 중상당한 대형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사고의 원인은 빗길에서는 제한속도보다 감속해서 운행해야 함에도 제한속도가 시속 60km/h인 도로를 시속 100km/h로 과속 운행해 빗길에 미끄러진 것으로 분석됐다. 여름철에는 빗길에 미끄러지는 교통사고가 빈번히 발생해 수많은 인명피해를 발생시킴에도 아직도 빗길운전의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할 뿐 아니라 안전운전 요령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있는 운전자가 많다. 사고 분석실에서 자동차가 빗길에서 잘 미끄러지는 이유와 빗길 안전운전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글. 박기정 사고조사연구원 (사고분석개선처)

사고사례 1

사고차량이 편도 1차로의 좌로 굽은 도로를 진행하다 빗길에 미끄러지며 중앙선을 침범한 뒤 마주 오던 차량과 충돌해 양 차량 탑승자 3명 모두가 사망한 대형교통사고.

  • 사고차량 최종정지 상태
  • 사고차량 후륜 타이어 마모상태
사고사례 2

비가 오던 날 130km/h 이상으로 과속하며 주행하다 빗길에 비끄러져 중앙선을 넘어 마주오던 카니발 차량과 충돌하여 5명이 사망한 초대형 교통사고.

  • 사고도로 노면흔적
  • 사고차량 파손상태
  • 타이어 점검 방법
  • • 타이어 마모도를 점검해야 한다. 타이어 홈의 마모 한계선은 1.8mm이지만 홈 깊이가 3.0mm 정도인 상태에서 여유를 두고 타이어를 교체하는 것이 안전하다.
    • 타이어 공기압을 점검해야 한다. 우천시에는 타이어 공기압을 평소보다10~15% 높게 유지해 빗물을 배수할 수 있는 타이어 홈을 충분히 형성하여 빗길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미리 방지해야 한다.
    • 정기적으로 타이어 점검을 받는다. 정기 점검을 통해 이상마모, 균형 등의 문제를 잡아낼 수 있다.
여름철 대형사고를 부르는 그 이름, 수막현상

비가 오는 도로를 주행할 때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 제동하게 된다면 맑은 날 도로에서 제동할 때보다 제동거리가 40%~60% 늘어난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는 도로의 마찰계수가 낮을수록 제동거리가 길어지는데, 마찰계수란 맞닿은 두 표면 사이의 마찰 정도를 뜻한다. 결국, 비가 내리면 도로가 습윤해지거나 물이 고여 건조한 도로보다 마찰계수 낮아지기 때문에 빗길에서 제동하면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제동거리가 길어지게 되는 것이다.
자동차가 비 오는 도로를 주행하면 타이어는 트레드(Tread)라는 고무층 사이 홈을 통해 빗물을 배수하게 되는데 만약, 자동차가 비가 오는 도로를 제한속도를 초과해 고속으로 주행하게 되면 타이어가 물을 배수하는 기능이 감소해 타이어와 도로 사이에 직접적인 접촉 부분이 없어져 수막이 형성된다. 이를 수막현상(Hydroplaning)이라고 한다. 결국 자동차가 고속으로 주행하다 수막현상이 발생하면 도로와 타이어 간 마찰계수가 매우 낮아지고, 차량이 조향능력을 잃게 되며 빗길에 미끄러지기 쉬워 대형교통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빗길에서 마모된 타이어 사용은 대형 교통사고의 지름길

앞서 소개한 두 사고 사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타이어 홈의 마모 한계선은 1.8mm이지만 사고차량의 타이어 트레드 홈 깊이가 측정되지 않을 정도로 마모된 상태였다는 점이다. 이처럼 타이어가 마모된 상태에서 자동차가 고속으로 주행하면 타이어가 배수할 능력을 상실해 타이어와 도로 사이에 수막이 형성되기 쉬워지고, 수막현상이 발생하면 차량이 조향능력을 잃게 되며 빗길에 미끄러지기 쉬워 대형교통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비가 오는 날엔 항상 출발 전 타이어 점검과 빗길 안전운전을 통해 수막현상 등의 사고발생 위험인자를 없애 안전하고 행복한 운전을 하길 바란다.

  • 빗길 안전운전 요령
  • • 비의 양에 따라 규정 속도의 20%~50%까지 속도를 줄여 제동거리가 길어지는 현상에 대비하고 낮에도 상대편 운전자나 보행자의 눈에 띄기 쉽게 전조등을 켜야 한다.
    • 빗길 운전 시 차간거리를 평소보다 1.5배 이상 길게 유지하고 수막현상에 대비하기 위해 급제동이나 급가속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온도 변화에 민감한 와이퍼 블레이드는 미리 교체해주며 타이어는 마모 상태와 공기압을 자주 확인하고 에어컨이나 전조등, 와이퍼의 사용이 많아지는 만큼 배터리 전압을 점검해야 한다.
    • 우천 시에 마주 오는 차량이 미끄러져 정면으로 충돌할 위험성이 있는 1차로 주행은 가급적 피하고, 낙석주의 구간은 멀리하는 것이 안전하다.
    • 고속주행 시 수막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런 경우 급제동하지 말고 여러 번 조금씩 나누어 밟아 주는 펌핑브레이크나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운전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