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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스루의 양면성

드라이브 스루와 교통안전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 모델의 성공 사례로 드라이브 스루를 들 수 있다. 하지만 주변의 교통상황에 따라 교통체증을 유발하는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는 상황. 신속하면서도 안전하게 업무를 볼 수 있는 최적의 모델이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발생하는 교통안전 문제를 대비해야 하는 드라이브 스루에 대해 알아보았다.

글.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코로나19와 드라이브 스루

드라이브 스루가 우리에게 가장 큰 인상을 심어준 계기는 코로나19다. 작년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신속한 바이러스 검사가 핵심과제가 되고, 드라이브 스루 방법이 보편화되었다. 드라이브 스루 검사법은 지난 2008년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시험적으로 시행하였지만, 공식적으로 시행한 사례는 대한민국이 최초다. 이후 체계적으로 신속하고 안전한 검사 방법으로 입증되면서 전 세계적인 안전한 코로나바이러스 검사 방법으로 자리매김했다.
원래 드라이브 스루는 차량에 탑승한 채로 상업적인 일을 볼 수 있는 서비스의 한 종류로 발생했다. 상업적으로 드라이브 스루는 1930년대 미국에서부터 시행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2년 부산 해운대의 맥도날드 지점에서 시행한 것이 첫 사례다. 지금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생활 속의 편리한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음식 주문에서 시작해 각종 물건의 구매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적용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핵심이 되면서 드라이브 스루는 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모델로서 확대되고 있다.

드라이브 스루가 가져온 교통문제

실제로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도입하여 매출 증대가 크게 이루어지는 등 다양한 장점이 나타나고 있다. 사업적으로 어려움을 직면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드라이브 스루 방식은 사업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따라 발생하는 단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교통체증이나 보행자의 보행권 침해와 같은 문제점들이 특히 대두되고 있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6년(2015년 1월~2020년 7월) 동안의 드라이브 스루 관련 민원은 총 1,121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증가 추세를 보였으며 연평균 증가율은 51.5%에 달했다. 2020년 7월 기준 민원 접수 건은 26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2% 증가했다. 가장 많은 민원 내용을 보면 차량 통제 방해(51.4%)에 이어 보행 불편(32.2%), 매장 구조 및 안전시설물 문제(9.7%) 순으로 나타났다.이제 출·퇴근 시간의 드라이브 스루 매장 근처는 백화점 수준의 교통체증으로 주변 상가나 보행자는 물론 지나가는 차량까지 심각한 장해를 받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아예 한 차선을 정차하여 기다리는 차량으로 전체 교통체증이 유발되고 출구에서 나오는 차량이 정차하면서 보행자의 보행 위험은 물론 좌회전 차량이나 유턴하는 차량까지 모두가 심각한 장해를 받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한두 군데 대도시의 문제점이 아닌 전국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드라이브 스루에 대한 대책으로 교통유발부담금 기준 상향을 논의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개선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적은 대도심 부지가 교통체증의 원인

사실 드라이브 스루는 우리나라와 같이 국토가 좁고 부지 비용이 고가인 경우 매우 불리한 구조다. 특히 도심지에 주로 위치하고 있어 더욱이 투자 대비 수익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사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이후 상당한 활력소로 작용하면서 매력적인 사업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그래서 나타난 것이 한국형 선진 드라이브 스루 방식이다. 필로티 형태로 차량이 들어오면서 돌아나갈 수 있게 만들고, 주방과 매장은 2층을 사용하면서 유기적으로 연결한 시스템으로 공간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특히 주문자가 대형 패널을 통해 직원의 얼굴을 보면서 직접 대화하는 방법은 국내가 유일해 해외에서도 벤치마킹하고 있다.
이렇듯 드라이브 스루 체제 자체는 선진형으로 장족의 발전을 이루었지만, 교통체증과 같은 부가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더욱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미래형 사업모델로 드라이브 스루는 더욱 확장될 전망이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을 얼마나 잘 해결하는가가 핵심 과제로 남아있다.
드라이브 스루가 최초 도입된 미국의 경우를 살펴보자. 미국은 넓은 부지를 기반으로 여유 있는 운영이 가능하다는 국가적 특성이 있다. 국내 드라이브 스루가 부지확보 측면에서 문제 발생이 있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상황이다. 다른 국가의 경우에도 드라이브 스루 매장은 대도시 중심지에 있기보다는 외곽 지역에 매장을 두고 있다. 이런 사례를 볼 때, 교통체증이 상당한 우리나라 대도심, 특히 좁은 도로 상황과 도로 대비 차량의 수가 많은 국내 경우에 드라이브 스루 매장의 확대에는 고민해야 할 사항이 많다.

국내형 드라이브 스루, 유기적인 융합모델이 필요

국내의 경우는 대도시에 위치하여야 사업이 운영되는 만큼 고가의 좁은 부지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행하느냐가 관건이다. 결국, 종합적으로 유기적인 융합모델을 찾아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도시에서 좁은 부지를 기반으로 한국형 드라이브 스루를 배치해야 한다면, 최대한 주변 교통상황과 보행자의 위험도 등을 고려하는 구체적인 사업모델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당연히 지자체 등에서는 주변 교통영향평가를 정확히 고려하여 객관적인 부담을 지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고 특히, 보도 위의 통행 방법에 대한 안전한 이동구간 등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부지 선정 단계부터 교통영향평가를 진행하여 문제가 없는지 사업주와 협의하는 것은 기본이며, 구체적인 건축 시행과 더불어 시뮬레이션을 통한 문제점 파악 등 근본적으로 주변 교통 상황과 안전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더욱이 교통안전 표지판 확보는 물론 차량 입·출구에 대한 안전한 통로 확보와 보행자 위주의 안전한 이동 방법 등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드라이브 스루 매장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도래하면서 비접촉·비대면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은 늘어날 것이고 드라이브 스루 방식은 더욱 다양하게 사업군을 확장해 나갈 것이다. 경제적 발전과 편의성 등 장점을 희석하지 않으면서 문제점을 얼마나 잘 해결하는가에 대한 양면적 특성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어려운 경제적 여건 속에서 한국형 선진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매장이 활력소가 되기를 바라면서 교통체증 해소와 보행자 안전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매력적인 해결책이 나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