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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
자동차 타고 동네 마실

취향 따라 떠난다!
주제별로 즐기는 국도 드라이브

아름다운 해안가와 내륙산간을 따라 뻗어있는 우리나라 국도.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기엔 국도만한 길도 없지 않을까? 쌩쌩 달리는 고속도로에서 살짝 비켜나 국도를 따라 여유로운 드라이브를 즐겨보자. 가을이 물들어갈 것이다.

글. 차지은 사진. 나주시청·울산시청·포항시청

조선시대엔 왕의 행차가, 일제강점기에는 수탈된 쌀이, 해방 후에는 산업화를 이끄는 트럭이 내달린 길이다. ⓒ 나주시 도래전통한옥마을 광주 목포 국도 1호선 나주 파주 광명 수원 평택 세종 논산
역사를 품고 있는 국도 1호선(목포~광주 구간)
한옥과 서양화의 콜라보

일제강점기 전후로 일제에 의해 건설된 우리나라 최초의 국도. 조선시대 옛길을 따라 만들어진, 역사상 가장 많은 발자국이 새겨진 길. 그 역사 위에서 우리나라의 풍광을 담아보는 건 그 자체로도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조선시대엔 왕의 행차가, 일제강점기에는 수탈된 쌀이, 해방 후에는 산업화를 이끄는 트럭이 내달린 길이다. 오랜 시간을 우리나라와 함께 달려온 그 길 위에서 가장 한국적인 것과 가장 이국적인 것이 만날 수 있을까?
국도 1호선 목포에서 광주로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가능하다. 전남 나주 다도면에 위치한 ‘도래전통한옥민박촌’은 그 어느 곳보다도 가장 ‘한국다운’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오랫동안 밟혀 다져진 흙길과 예전 그대로의 모습을 갖춘 한옥, 그 위에서 받는 한 끼의 밥상까지. 고즈넉한 길을 따라 오르면 100여 년 전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이동한 것만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나주에서도 전통가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손꼽히는 이곳에는 홍기헌 가옥, 홍기창 가옥 등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된 한옥들을 만나볼 수 있다.
과거에서 벗어나는 데에도 그리 긴 시간은 필요치 않다. 장성군까지 한 시간 남짓 내달리면 그만. 장성군 북이면 면사무소에서 시작되는 반 고흐 벽화거리가 바로 그 곳이다. 옐로우 시티로 불리는 장성. 그리고 노란색을 가장 인상깊게 쓴 화가 반 고흐가 만났다. 사철 노란 꽃을 피우는 도시 장성이 가진 이미지와 도약의 의지를 담아 조성된 반 고흐 벽화거리엔 총 29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시된 작품은 실내에서 천에 유화를 그린 뒤 건조 후 원본을 그대로 벽에 부착해 내구성을 높혔다. 그 덕에 시간이 지나도 벗겨지지 않고 색감이 생생하게 전해져 원본의 감동이 전해져 온다. 역사의 길에서 만난 두 여행지. 전혀 다를 것 같은 두 공간을 잇는 국도 1호선은 또 어떤 길로 우리를 안내할까.

마이 앤트 메리 – 공항가는 길
선선한 가을 바람과 어울리는 마이 앤트 메리의 <공항가는 길>. 이별을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내용의 가사는 쌀쌀한 듯 포근한 가을의 온도와 닮아있다. 이별과 재회를 희망하는 노래 속 주인공처럼 가장 오래된 길 위에서 다시 만나고 싶은 풍경을 떠올려 보는 건 어떨까?

유튜브에서
‘공항가는 길’ 듣기

시선에 닿는 곳마다 푸른 바다와 가을이 빚어낸 풍광이 철썩, 달라붙는데 누가 거부할 수 있을까. ⓒ 포항시 구룡포 포항 부산 국도 31호선 인제 태백 울산
바다를 따라 달리는 국도 31호선(부산~포항 구간)
바다 드라이브 명소의
신흥강자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우리의 일은 바다를 그저 지나치지 않는 것. 부산을 시작으로 동해안을 따라 올라가는 국도 31호선은 해안가 드라이브로 유명한 국도 7호선의 뒤를 잇는 신 바닷길이다. 바다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어떤 이유에서든 멈추게 한다. 특히나 울산에서 포항에 이르는 구간에서 그건 숙명과도 같다. 시선에 닿는 곳마다 푸른 바다와 가을이 빚어낸 풍광이 철썩, 달라붙는데 누가 거부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를 맞을 수 있는 울산 간절곶은 신년이면 많은 이들이 찾는 관광지다. 새해의 소망을 담아 편지를 붙일 수 있는 소망우체통도 명소 중 하나. 이런 의미를 빼놓더라도 간절곶 해안은 그 자체로 발길을 붙들기 충분하다. 푸른 바다를 둥글게 껴안아 누구라도 품어줄 것만 같은 포근함이 이곳의 매력. 잘 닦여진 산책로와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카페까지 갖춰져 잠시 운전대를 놓고 쉬었다 가기에도 제격이다.
조금 더 국도를 따라 올라가길 원한다면 다음 목적지는 포항 호미곶이다. 경주를 거쳐 해안을 따라 오르는 길목에서 양남주상절리도 마주할 수 있다. 시간이 새겨 둔 자연의 경이로움을 한참 느낄 때 쯤, 호미곶에 다다른다. ‘상생의 손’으로도 유명한 호미곶에서는 저 멀리까지 걸리는 것 하나없이 탁 트인 바다를 만날 수 있다. 육지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는 상생의 손도 한 번 사진을 찍어보고, 넘실대는 파도소리에 몸을 맡겨도 좋다. 이곳에서는 잠시 내려 해맞이광장을 한 바퀴 쉬이 둘러보길 권한다. 부산에서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이어지는 ‘해파랑길’이 지나는 곳이기도 해 잠시 바다와 함께 걷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역시나 바다는 우리가 그냥 지나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 ⓒ포항시 호미곶
  • ⓒ울산시 간절곶
브레이브걸스 - 운전만해(We Ride)
브레이브걸스를 교통안전 홍보대사로 위촉시킨 노래 <운전만해(We Ride)>는 80년대 레트로 감성을 가득 담은 시티팝으로 통통튀는 멜로디가 특징이다. 국도 31호선을 타고 해안가를 달리면서 듣는다면, 절로 안전운전의 의지를 불태우게 되지 않을까? 즐거운 가을바다 드라이브에 플레이리스트로 추천한다.

유튜브에서
‘운전만해(We Ride)’ 듣기

유명산지의 붐비는 코스에 비하면 훨씬 여유롭고 소박하게 산을 느낄 수 있는 곳. 비슬산 풍경 안동 국도 5호선 대구 화천 단양 춘천 원주 창원
내륙산간을 즐기는 국도 5호선(안동~대구 구간)
문화유산과 비슬산의 정기를 한 몸에

대한민국의 매력은 내륙산간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토의 70%가 산지로 이뤄진 우리나라 능선을 타고 가는 국도 5호선은 유려한 자연경관에 폭 안겨 달리는 기분을 선사한다. 유명한 산지는 많고 많지만 안동에서 대구로 이어지는 구간은 소박하고 정겨운 모습이 우리나라 산이 가진 매력과 닮아 더욱 추천할 만하다. 더구나 사회적 거리두기로 조심스러운 요즘이라면 드라이브 코스로 이만한 곳도 없다.
국도 5호선 바로 위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이 있다. 안동에서 대구로 넘어가는 국도 5호선 절벽바위가 그곳이다. 안동구리측백나무숲이라 불리는 이곳은 천연기념물 252호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몇 안되는 측백나무 자생지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절벽에 뿌리내린 측백나무와 함께 소나무, 굴참나무, 조팝나무 등이 자생하고 있어 절벽바위 자체의 기상또한 아름답기 그지없다. 5호선 국도를 따라 달리게 되면 한 번쯤 꼭 들러 그 위용있는 모습을 느껴보길 추천한다.
이어서 대구방향으로 다시 속력을 높여본다. 내륙산간을 타고 흐르는 국도 5호선답게 산 하나를 둘러 지나가는 길이 나온다. 비슬산이다. 산 정상의 바위가 신선이 거문고를 타는 모습을 닮아 붙여진 ‘비슬’이라는 이름은 아직까진 생경한 느낌이다. 하지만 봄이면 철쭉을, 가을이면 단풍을 예쁘게 피워내 아름다운 산새를 자랑한다. 유명산지의 붐비는 코스에 비하면 훨씬 여유롭고 소박하게 산을 느낄 수 있는 곳. 우리나라의 정서와 맞닿아 있는 국도 5호선에서 자연과 함께 느긋한 드라이브를 즐겨보자.

ⓒ백은영 안동구리측백나무숲
BTS - Permission to Dance
이제는 세계의 아이돌이 된 BTS의 노래 <Permission to Dance>는 UN총회에서 공연될 만큼 세계적인 위상을 자랑한다. 여기에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 애드시런이 작사, 작곡에 참여해 더욱 이목을 집중시켰다. 세계적으로 K-POP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있는 BTS와 함께 내륙산간을 시원하게 달려보자.

유튜브에서
‘Permission to Dance’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