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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와 자동차 산업

가상현실로 들어간
자동차

자동차의 개념이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미래 모빌리티로 확장되고 있으며, 이를 응용한 각종 비즈니스 모델도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특성을 고려해 가상현실에 대한 기술이 고도화되며 가상 현실 세계가 실현되고 있다. 이른바 **‘메타버스(Metaverse)’라고 불리는 이 세계에 자동차가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 **메타버스(Metaverse): 가상, 초월을 뜻하는 Meta와 세계를 뜻하는 Universe의 합성어

글. 김필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메타버스로 들어간 자동차업계
거대한 변화의 시작

자동차는 어느 분야보다도 보수적인 측면이 있다. 약 3만 개의 부품이 조합되는 과학기술의 총아인 만큼 복잡한데다 ‘안전’과 직접적으로 연관되기 때문이다. 마케팅에서도 중후함과 안전성을 강조하는 이미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맞물리면서 자동차분야도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비대면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로 메타버스의 세계에 발을 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자동차 마케팅 측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최근 국내의 한 자동차 회사는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서 신차를 선보였다. 메타버스라는 가상공간에서 자동차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는 많은 이들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글로벌 프리미엄 자동차를 운영하는 기업들도 실제와 완벽하게 같은 모습의 신차를 메타버스에서 구현하는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으며, 소비자는 메타버스 공간에서 자신의 아바타로 신차를 경험하고, 이러한 경험을 공유하는 데에 신선함을 느끼고 있다.
미래 가상현실 세계에 대한 기대도 더욱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자동차분야가 메타버스에 진입하는 것은 기존의 모든 시스템을 변화시킬 만큼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신차를 구입할 때는 오프라인 매장보다는 시공간이라는 한계를 뛰어넘는 메타버스에서 이뤄질 가능성도 크다. 이에 따른 새로운 마케팅 전략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자동차 공장을 건축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기 위한 방법으로 메타버스가 이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 자동차 산업 전반과 유통 과정이 메타버스에서 구현되는 시점이 다가왔다.

메타버스 안에서 자동차의 가능성
시공간을 뛰어 넘는 시장의 진화

앞으로는 자동차업계가 모든 산업 과정을 메타버스로 구현하는 사례가 늘어나게 될 것이다. 신차를 가상현실에서 소개하는 것뿐만 아니라 시승과 같은 실제적인 경험도 가능하며, 온라인 계약과 판매, 지불, 탁송까지 메타버스에서 이뤄질 수도 있다. 이렇듯 오프라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중간 과정이 생략되면 소비자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직접 소비자와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 고객 관리와 브랜드 이미지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차 개발 측면에서도 큰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신차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도 약 4,000~5,000억 원이나 수반되었고, 신차 출시 전에도 충분한 테스트 기간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메타버스를 통한 신차 개발이 이뤄지면 이러한 비용과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실질적인 테스트에 앞서 소프트웨어 상으로 빠르게 구현하면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종 단계에서 소비자에게 시승과 디자인, 신기술 등을 경험하게 해 미리 소비자 의견을 들어볼 수도 있다. 이는 실질적인 차량 판매와 함께 충성 고객 확대의 발판이 될 전망이다.자동차 교육 분야에도 가능성을 나타낸다. 자동차 공학에 관련된 학사 과정을 메타버스에서 구현하게 된다면 온라인 수업으로는 한계가 있는 자동차의 역학관계나 모듈에 대한 이해 등 자동차의 세부적인 영역을 교육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메타버스로의 전향
세대 격차 해소가 먼저

기술의 발달은 우리 앞으로 성큼 다가왔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메타버스의 영역은 아직까지 한정적이다. 메타버스를 피부로 느끼는 사례가 부족하기 때문인데 이는 메타버스의 사례가 젊은 층, 특히 MZ세대를 대상으로 상용되는 것과 연관이 있다. 게임을 통한 가상세계에 익숙한 MZ 세대와는 달리 중장년층에게 메타버스는 개념부터 다가가기 어려운 영역이다. 이러한 세대 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중장년층에게도 접근성을 넓히는 것이 메타버스의 과제로 남아있다.
다만 메타버스로 인한 가시적인 효과는 벌써부터 두각을 드러내고 있어 세대 격차를 줄이기만 한다면 미래 메타버스의 영역은 무궁무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자동차 산업을 넘어 미래 모빌리티로 가는 광범위한 교통 영역을 고려하면 메타버스의 적용은 중요한 과정이다. 가상현실을 통해 아이들이 자동차와 교통에 대해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는 교육적인 측면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소비 시장에서는 유통과정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고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간다는 것이 핵심적인 키워드로 작용할 것이다.
메타버스의 활성화를 위해선 정부의 정책과 전문가 양성 등이 다방면으로 지원돼야 한다. 다양한 산업이 메타버스로 유입되어 진짜로 현실과 같은 가상현실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선 접근성도 빼놓을 수 없는 숙제다. 산업과의 연계성과 소비자의 세대 격차 해소가 해결된다면 메타버스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자동차와 메타버스
문화와 산업의 융합이 가져 올 신세계

부가가치가 높은 자동차 산업에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문화가 결합되면 자동차 산업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자동차가 신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친숙한 이미지를 구축하며 산업의 미래를 보장받게 되고, 다양한 산업 발전의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메타버스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기술의 진보와 신세대 문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공간이다. 산업이 이런 문화에 융합적으로 가미된다면 우리는 일상생활 곳곳에서 메타버스를 누리며 시공간을 초월한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민간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다양한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전반적인 사업에서의 태동기가 예상된다.
한계도 분명히 존재한다. 메타버스에 대한 제도적인 측면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각종 산업이 메타버스에 진출하는 데 한계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제도적으로 내실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면 앞서 말한 산업과의 연계성, 전문가 양성이라는 숙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메타버스가 각 산업의 활성화에 중요한 매개체가 될 수 있는 만큼 우린 미래 사회를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앞으로 메타버스가 가져올 신세계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